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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사무소 '구슬' | 책방, 구슬꿰는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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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비전글쓰기모임 퇴근 뒤 당사자 전화, 받아야 할까요?
김세진 추천 0 조회 793 21.07.02 09:46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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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1.07.02 23:06

    첫댓글 https://blog.naver.com/9956128/222418141767

    평소 고민하던 바였고, 기록하려고 준비중이기도 했어요.
    얼마 전 세경 선생님 글 읽고 좀 더 고민했고,
    이글 읽고 기록해보자 싶어 날것 그대로 썼어요.

    퇴고하지 않은 글이에요. ^^ 생각 보탭니다. :-)

  • 작성자 21.07.03 03:20

    아침에 올린 글에, 이렇게 빨리, 귀한 이야기 보태주어 고맙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읽고, 다시 한번 찬찬히 읽었습니다.
    넓고 깊은 생각이 고맙습니다. 유진 선생님 글로 공부합니다.

  • 작성자 21.07.03 03:36

    유진 선생님 글을 읽고 이어지는 생각은,


    1.
    사회사업가는 어떠해야 한다고 정해져있다면 부담스럽다 했습니다. 그럴 수 있군요.

    사회사업가는 어떠해야 한다는 기본 정의와 일하며 쌓인 경험을
    앞서 실천한 사람으로 제시하는 게 서로에게 유익하지는 않을지 생각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정리한 자기 답을 제안하기도 하고, 때로는 요구하기도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스스로 깨우쳐 일의 틀을 잡을 때까지 기다리기에
    현장은 바쁘게,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 작성자 21.07.03 03:45

    @김세진 2.
    '그래도 사회사업가인데...'

    소명을 말하기 쉽지 않은 시절입니다.
    이 말을 꺼내기 어렵지요.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욱 해야 하는 말은 아닐지 생각합니다.

    후배에게 이 말을 하려면, 스스로 돌아보는 일이 먼저겠네요.
    누군가는 해야 하는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누군가에게서 들어야 하는 말이겠다 싶기도 합니다.

    스스로 되뇌는 말이라면, 스스로 입을 여는 때는 언제일까 생각합니다.
    알이 부화할 때 안에서 쪼기도 하지만 밖에서 거들기도 하듯,
    혼자만의 때를 기다리기에 현장은 바쁘게,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 작성자 21.07.03 07:54

    3.
    선배 사회사업가가 후배 사회사업가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성장하는 때를 기다린다는 건,
    당사자와 지역사회를 바로 만나야하는, 때로는 혼자 결정해야 하는
    (복지관 사회사업) 현장을 생각하면
    좋은 말이기는 하지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 21.07.03 23:01

    @김세진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답글 읽고 생각이 나아갔어요.

    거칠게 정리한 기록이에요. 거칠게, 솔직하게.
    다듬어지지 않아 불편할 수 있는 글.

    1.
    소명을 말하는 선배.
    소명을 이야기하는 사회사업가.
    그래야겠다 싶어요.

    선생님 말씀대로 그리하는 이가 있어야, 배우는 후배도 있을테니까요.

    다만, 나아간 생각은
    사명의 옷을 입는 일은 머리로는 학창시절, 사회사업을 탐구하는 시절에 할 수 있고 함이 마땅하지만
    사회사업 현장에서 실제 경험하여 비로소 사명을 진정 마음으로 품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당사자, 지역사회와 함께 울고 웃으며, 감동하고 보람도 얻으며, 좌절하고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그렇게 보낸 시간들 가운데 어느 때에 나도 모르게 사명의 옷을 입고 있을 수도 있겠지요. 어느 때다 하기 어렵겠지만요.

    "말하는 대로"
    선생님 말씀대로 말하고 다짐해야 그렇게 나아갈테니 영 부담스럽기만 하다 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 21.07.03 23:01

    @김세진
    그렇지만 복지관 현장이 급박하다고 하여 처음부터 사명감을 가져야만 할까 하면, 또 다른 문제 아닐까요?
    아무리 급박해도 신입 사회복지사에게 맡길 업무와 선임 사회복지사에게 맡길 업무는 분명 다르고, 그에 따라 책임도 다르게 부여하겠죠. (그렇지 못한 현장은, 그 현장이 문제)

    사회사업 현장 생태와 조직의 생리를 잘 이해하는 것도, 문서작업을 잘 해내는 것도 있겠지만
    결국 얼마나 사회사업가다운지, 사회사업 사명을 체화했는지가 연차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요.

    사회사업 현장이 급박하므로 시작부터 모두에게 비슷한 기회와 책임이 주어진다면 아무리 사람을 만나는 현장이라도 시스템 자체를 다시 생각해야하지 않은가 싶어요. 급여차도 있는데...

  • 21.07.03 23:01

    @김세진
    2.
    그럼 왜 사회사업 현장은 바쁘고 정신없고 급박할까요?
    실제 복지관에서 당사자의 일로써 업무가 바쁘고 급박하고, 정신없는 절체절명의 순간은 많지 않은데... 한달 몇 번이나 있을까요?

    그럼 왜 복지관 현장을 자꾸만 바쁘고 힘든 일이라 하게 되는 걸까요?

    지극히 솔직하게는,
    당사자와 지역사회 사람살이를 향한 일보다 복지관, 사회사업가를 바라보는 일이 많아서가 아닐까 생각해요.
    일을 만들어 하는 조직, 느슨한 꼴을 보지 못하는 세대의 존재. (너무 격하지요 ㅠㅠ)
    평가와는 또 다른 문제예요.

    그러니 할 수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함에 노력하면 좋겠다 싶어요. 사회사업 잘하려는 노력 반의 반 이라도요.

    바쁜 상황을 자처해놓고
    바쁘니 슈퍼비전 할 시간 없고, 바쁘니 신입 사회복지사가 바로 실전에 투입해야하고.
    그러니 정리되지 않은 고민들이 사회사업 현장을 떠도는 게 아닐까요?

  • 21.07.03 23:02

    @김세진
    전화.
    전화로 시작한 일인데.

    전화.
    암만해도 선생님, 퇴근 뒤에 전화 안 받고 싶어요! ㅠㅠ

  • 작성자 21.07.05 12:41

    @유진 전화 이야기가 소명으로 이어집니다.
    자연스러워요.

    근무 복장 문제나 이어폰 끼고 업무 하는 이야기..
    전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인데
    이런 질문이 나오고 답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슈퍼비전 글쓰기 모임에서도
    이 주제로 나누니 끝이 없습니다.
    생각도 다 다르고, 상황도 천차만별.

    원고에서도 밝혔듯,
    소명을 말하기 쉽지 않은 시절이나
    그래도 말해야 하지 않나 조심스레 꺼냅니다.

    소명 있게 일하는 이에게는
    이런 것들은 낮은 수준의 문제죠.

    소명 따위는 나몰라라,
    권리 따지고 책임 물으며
    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려는 이도
    틀리다 할 수 없지요.
    어쩌면 요즘 시대 현명한 사람일지 몰라요.

    하지만 얄밉죠.
    함께 일하고 싶지 않죠.

    본문에서 밝혔듯,
    아무리 바쁘고 급해도 나 역시
    업무 시간 넘어서는 당사자나
    다른 기관 직원에게 전화해서는 안 될 겁니다.

    그러나 사회생활이 어디 그런가요.
    급하면 미안하다고 전화하기도 하고,
    미안하다며 오는 전화 받기도 하죠.

    이걸 물으니 결국 소명(사명)으로
    답할 수밖에요.

  • 작성자 21.07.05 12:56

    @김세진 이를 바라보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정리해 쓰면서 어쩔 수 없이
    (복지관) 선배 입장에서 생각이 나아가요.

    아마 유진 선생님은 후배 입장에서
    생각하며 쓰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런 서로 한계를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다 싶어요.


    퇴근 뒤 전화,
    선배로서
    '받아라' 하면 꼰대 같고
    '받지 마라' 하면 매정한 사람 같죠.

    후배는
    받으면 피곤하고 손해 같고
    받지 않으면 편안하지만 찜찜하죠.

  • 작성자 21.07.07 23:02

    @김세진 반면,
    '현장이 바삐 돌아간다'는 건
    다른 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건 또 다르게 풀어가야겠어요.

  • 21.07.03 01:18

    https://blog.naver.com/yelimy43/222418281364

    댓글로 의견을 보태고 싶었는데 적다보니 꽤 길어졌어요...! 평소 생각으로만 가지고 있던 고민이어서 주저하기도 했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바라며 보탭니다!

  • 작성자 21.07.05 13:02

    예림 선생님 글은 바로 읽었는데, 이제 답합니다.
    한번쯤 생각했음직한 질문인데, 새내기 사회사업가로 생각과 경험 남겨주어 고맙습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렵지요.
    명백한 기준을 찾으려 쓴 글은 아니예요.
    후배가 질문하면 어떻게 답할지 궁리하며,
    생각이 나아간 데까지 써보았어요.

    이 질문에 현장 선배들이 그런다고 해요.
    "정답은 없지..." "경험해 봐. 경험하면 알게 됩니다."

    그래서요? 정답이 없으면 그때 그때 아무렇게 해도 될까요?
    정답을 원한 게 아니라 (선배의)자기 답을 듣고 싶었을 겁니다.

    선배 생각과 경험을 듣고
    나도 이를 바탕으로 내 생각과 경험을 보태 어떻게 행동하겠다 결정하겠지요.

    그런 작은 바탕이 되고 싶었던 글입니다.


  • 21.07.05 15:10

    김세진 선생님
    글과 관련한 주제로 선생님께 짧은 메모를 드렸던 것이 떠올라 그 메모를 옮겨 봅니다.

    [메모내용]

    어제 선생님과 통화하며 이야기 나누었던 것이
    제게 주신 질문도 아닌데 기억에 남았어요.
    “퇴근 후 당사자에게 연락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스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왜 그렇게 하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업무시간이 9시~18시라면
    사회복지사는 18시 이후 야근하며 당사자에게 연락합니다.
    사회복지사는 자신은 업무라는 이름으로 정해진 업무시간이 지나도 당사자에게 연락합니다.
    당사자에게 18시 이후에 전화해도 괜찮은지 묻지 않습니다.
    그게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전화합니다.

    당사자는 삶을 살고, 사회복지사는 일합니다.
    당사자가 사는 삶 그 어느 때고 사회복지사는 연락하면서
    사회복지사는 본인의 삶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 합니다.

  • 21.07.05 15:10

    여기서 저는 사회복지사와 당사자의 관계가 불평등하다 느꼈습니다.

    저는 개인 핸드폰 번호를 알려드리고, 전화 받을 수 없는 시간과 이유를 설명해 드립니다.
    부재중 남겨주시면 제가 확인하고 통화 할 수 있을 때 연락 드리겠다고 합니다.

    연락을 주고받음에서만이라도
    사회복지사와 당사자의 관계의 불평등한 관계를 의식하고 불편하게 느끼시지 않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질문 감사해요.
    스스로 다시 생각하고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 21.07.05 16:53

    한수현선생님 의견에 동감합니다.
    이삼주 전 김세진선생님이 처음 이야기하실 때부터 생각했습니다.
    글을 보고 '관계'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당사자 전화'라서 받기 부담되는 시간이라도' 받아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바닥에 있습니다.
    이런 관계는 불편합니다. 함께 하기 쉽지 않습니다.
    나를 의무감으로 만나고 이야기하는 사람과 오래 함께 하고 싶지 않습니다.
    도움을 받지 못 하더라도 편하게 말하고 진심으로 처지를 이해하는 사람과 오래 만납니다.

    사회복지사와 당사자이기 전에 '사람'으로 관계를 맺는다면 정중히 부탁합니다.
    그럼 당사자도 이해합니다. 당사자에게 통화가 편한 시간을 묻고 연락합니다.
    그래야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당사자에게 미리 말합니다. 제가 전화를 받지 못하면 용건을 문자로 남겨달라고 부탁합니다.
    정말 긴급한 일이 생겨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그런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럼 제가 통화할 수 있는 시간을 문자로 답합니다.
    몇 번 이런 경험을 한 당사자는 6시 이후에 전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 작성자 21.07.16 09:36

    윤주영 선생님, 고맙습니다.
    윤주영 선생님 말씀도 박유진 선생님 말씀과 흐름이 비슷합니다
    자칫 당사자를 의무적으로 만나고 대응할 수있기에 시간을 정하고 안내하자는 말씀,
    '서로의 삶'을 존중하기 위해 서로 배려해야 한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보내주신 말씀도 원문에 잘 녹여보겠습니다.

  • 21.07.06 09:51

    https://blog.naver.com/hsj3627663/222421547786

    저도 생각을 보탭니다.
    비슷한 생각을 오래 전에 했었습니다.

    당사자와 약속을 통해 해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당사자를 잘 돕기 위함임을 설명했습니다.

  • 작성자 21.07.16 09:30

    한수지 선생님, 생각 나눠주어 고맙습니다.

    '업무 외 전화를 받지 않는 방법'이라는 제목은 조금 다듬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 주제가 '잔재주'는 아닌 듯합니다.
    한수지 선생님 글 내용이 좋은데, 제목에서 가벼운 처세 따위로 오해받을 수 있겠어요.

    지역신문에도 기고하시는군요! 대단합니다.
    꾸준히 읽고 쓰고, 기고하며 다듬어가네요.
    응원합니다.

  • 21.07.06 18:13

    퇴근 뒤 당사자의 전화, 받아야 할까요?

    이 질문에 네 가지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네 가지 이야기 외에 다른 상황, 다른 사람이면 제 행동의 이유는 달라질 것입니다.

    #1 여행 중에 걸려온 전화 한 통: 당사자와의 인격적인 관계
    사례관리로 만나는 당사자가 있었습니다. 평소에 일주일에도 2~3회 전화 통화하거나 방문하며 자주 소통하는 가정이었습니다. 꾸준히 관계를 맺어 당사자 가정의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는 가정이었습니다.
    이분은 딸과 매일 겪는 갈등이 있습니다. 아침마다 딸과 싸우는데 어떤 날에는 싸우다가 해결되기도 하고, 싸우다가 포기하기도 하십니다.
    그런데 어떤 날에는 싸우다가 답답하면 저에게 전화를 겁니다. 전화를 걸자마자 이 아이의 문제가 무엇인지 구구절절 나열합니다. 속상하고 분한 마음을 한꺼번에 쏟아부으십니다.

    주로 저는 월요일 아침부터 이런 전화를 받게 됩니다.

    한번은 제가 화요일 연차를 쓴 날이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일상을 떠나 여행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화요일 아침 당사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를 받으면 어떤 말씀을 하실지 충분히 짐작이 갔습니다. 울리는 전화기 화면을 가만히 보며 잠깐 고민했습니다.

  • 21.07.06 18:13

    부서장님이라면 ‘받지 않아도 된다.’ 고 말해주셨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제 이 가정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 당사자가 얼마나 속상할지 그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고, 요즘은 이분이 죽고 싶을만큼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당장 해결책을 줄 수 있는 일이 아닐지라도, 달려갈 수 없는 상황일지라도 이분이 자기 마음을 쏟아내지 않으면 안 될만한 상황이라고 판단했기에 그렇게 했습니다.

    생각보다 가벼운 분위기면 금방 끊을 심산이었습니다. 40분 정도 이야기 듣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끊을 때 목소리가 가볍고 후련하게 들렸습니다.

    이 전화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당사자의 상황을 이해했고, 어떻게든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저의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사자와의 인격적인 관계’ 때문에 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답답한 맘이 들었지만 여행지에서 통화하면서 바라본 큰 파도가 저에게 힘이 되었습니다.

  • 21.07.06 18:14

    @강민지 #2 "저 너무 아파요": 당사자의 안전이 달린 문제
    당사자를 안지 한 달도 안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밤 9시 반 경에 만나던 당사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이런 적이 없어서 큰일이 있음을 직감하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당사자 목소리가 안 좋았습니다. “저...머리가 깨질 것 같아요.”

    이 당사자를 도울 가족이나 이웃이 없었고,
    당사자는 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아픔을 호소했습니다.
    119 구급차를 부르는 방법을 몰라 혼자 집에서 고통스럽게 있었습니다.
    당사자에게 지병이 있고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지체하면 큰일이 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팀장님께 상황을 바로 보고하고 당사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팀장님은 당사자 집으로 구급차를 보내주셨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당사자의 가족과 의논했습니다.
    “제가 이번에는 혹시 큰 일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아 급하게 달려왔어요. 제가 못 오는 상황이었으면 이 일이 어떻게 해결되었을까요? 해결 방안이 무엇이 있을까요?”
    “다음에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저보다 119에 직접 전화하면 좋을 것 같아요.”

  • 21.07.06 18:15

    @강민지 다음에는 이번처럼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것과
    어떤 대안이 있을지 차근차근 이야기 나눴습니다.

    당사자와 가족이 이해해주셨습니다.
    다음에 전화를 못 받거나 못 올 수도 있다는 것에 전혀 서운해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번에 이렇게라도 도와주신 것에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이 전화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당사자의 안전’이 우선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생명에 지장이 갈 수도 있는 지병을 가지고 있는 당사자가 전화를 걸었는데 모르는 척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이 가정을 도울 가까운 이웃을 더 많이 주선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21.07.06 18:15

    @강민지 #이렇게라도 털어놓을 수 있어서 후련해요: 소명 의식
    퇴근 후는 아니지만, 업무시간 중에 자주 전화하여 일상을 나누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분은 처음 전화 걸었을 때 후원품 지원이나 단순 안부 연락이라고 하시며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결국 당신의 일상 이야기, 특히 불만을 한참 늘어놓으셨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제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거나, 이미 수없이 안내했던 일들이었습니다.
    더 이야기 나누어도 그렇다 할 해결책이 없는 불만들이었습니다.

    해결중심 성향인 저에게 이분과의 통화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부장님께 슈퍼비전을 요청했습니다.

    부장님은 말씀하시는 내용이 시급한 일들이 아니라면
    뭔가 해결하거나 지원하려는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분은 그저 대화 상대가 절실하신 분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차차 이웃을 잘 주선해보는 것도 방법이라 일러주셨습니다. 그에 앞서 제 마음이 괜찮은 선에서 그렇게 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 21.07.06 18:16

    @강민지 그 후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단순히 불만을 이야기하는 전화마저도 그럭저럭 받을만 했습니다.
    실제로 전화 통화에 걸리는 시간도 길면 40분 짧으면 5분 안에 마쳤습니다.
    제가 일이 있을 때는 상황을 말씀드려 양해를 구했고, 그러면 끊으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속마음 이야기할 동네 엄마들도 많이 없어요.
    만나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제 사정을 잘 아시니까 막 이야기하게 돼요.
    이렇게라도 털어놓으면 후련해져요.”

    “...그래서 처음 강민지 선생님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 기뻤어요.”

    또 며칠 후, 다른 복지관에서 편지 쓰는 활동을 했는데
    고마운 사람 중에 제가 떠올랐다고 손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선생님한테 처음으로 손편지 쓰네요.’
    ‘늘 고맙습니다.’

    편지를 읽는데 가슴이 쿵.

    슈퍼비전 받고 비뚤어진 제 마음을 돌려놓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분을 원망했던 제 마음이 정말 부끄럽고 후회스러울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 21.07.06 18:16

    @강민지 잘했다고 생각한 배경에는 사회사업가로서 소명 의식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저는 약자의 곁에 있는 사회사업가로 살아가야겠다는 소명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소명을 잊고 그냥 직장인처럼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돈 많이 벌고 싶은 마음으로 삽니다. 그러다가 당사자가 저렇게 편지나 말로 표현해주시면 제 소명이 다시 떠오르곤 합니다.

  • 21.07.06 18:16

    @강민지 #연락 방식 합의: 사회복지사로서 당사자에게 연락 창구를 안내할 의무
    복지관에서 만난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럴만한 관계가 아닌데 매일 톡으로 연락하는 한 청소년이 있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톡으로 연락하고, 전화 받기를 3년..
    일방적인 소통에 제가 지쳤습니다.

    전화를 피하기 시작했고,
    마음의 짐이 생겼습니다.

    궁리하다가 연락 방식을 바꿔보기로 생각했습니다.

    제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연락주는 게 고맙고 반갑지만
    너무 자주 연락을 하니 답을 놓칠 때도 있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해서 힘들더라.
    혹시 가끔 메일을 주고 받으면 어떨까?
    펜팔 친구처럼 서로 실시간 연락 없이 메일 보내고.. 기다리고..
    선생님이 시간 있을 때 길게 답장할게.”

    그 청소년이 저에게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메일 쓰는 방식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첫 메일을 받았습니다.
    평소에 전화나 톡으로 하던 이야기 보다
    훨씬 풍성하고 정리된 소식이 왔습니다.

    답장을 보내고 나서 저는 다음 메일이 오기를 기다리기까지 했습니다.

    다음 답장할 때는 어떤 좋은 시구를 보내줄까,
    다음 메일은 어떤 소식이 올까, 어떤 사진이 올까 궁금해졌습니다.

  • 21.07.06 18:17

    @강민지 지금까지 5년 동안 이런 방식으로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5년이든 10년이든 메일로 소식하면 계속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또래나, 동료나, 교회 친구들 말고도
    나이가 다르고 사는 곳, 직업, 신앙이 달라도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게 가끔 행복합니다.

  • 21.07.06 18:17

    @강민지 -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는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사회복지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의 선택권을 보장하여야 한다. <사회복지사업법 제 1조의 2(기본이념)>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가 받는 서비스의 범위와 내용에 대해,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알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해야한다.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사회복지사의 클라이언트에 대한 윤리기준-클라이언트와의 관계 중>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가 받는 서비스의 범위와 내용을 충분히 제공해야합니다.
    사회복지사와 의논할 수 있는 시간, 연락 방법, 의논할 수 있는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당사자 상황에 따라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당사자가 이에 반하게 일방적인 방식을 취해서 사회사업가가 힘들다면, 그 방식을 바꾸자고 제안하는 것이 무례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직업인으로서 당사자와 사회복지사의 관계는 이렇게 맺는 게 법과 윤리에 맞습니다.
    당사자도 병원 가고, 시장가고, 학교 가고, 때때로 법원도 가며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인데 이 정도의 관계 맺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해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당사자가 있다면 저는 설명하고 또 설명할 것 같습니다.

  • 작성자 21.07.16 09:32

    @강민지 민지 선생님, 고맙습니다.
    넉넉한 댓글이 좋은 공부입니다.
    민지 선생님 글 덕에 조금 더 생각이 이어집니다.
    나눠준 이야기까지 추가하여, 원문을 다듬어 다시 나눌게요.

  • 21.09.08 15:10

    이번 여름 단기사회사업(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아동 자전거 여행팀이 즐겁게 방학을 잘 누렸습니다.

    활동이 끝나고 실습생이 떠났습니다.
    얼마 뒤 아이들이 단체카톡방을 만들었습니다.

    실습생에게 단체카톡방에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게 불편하지 않은지 물었습니다.
    실습생은 활동 후에도 소식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즐겁다고 했습니다.

    단체카톡방이 일주일 정도 시끌벅적했습니다.
    개학하니 조용합니다. 각자의 일상으로 자연스레 돌아갔습니다.

    종종 아이들끼리 사진 찍어 단체카톡방에 공유합니다.
    덕분에 실습생과 제가 많이 웃습니다.

    아이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반갑습니다.
    더 재미난 일을 준비해서 잘 돕고 싶어집니다.

    당사자의 적극적인 표현보다 받아들이는 사회사업가의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때에 따라 다르겠으나 왜 부담스러운지, 왜 부담스럽지 않은지 앞으로도 잘 살피고 싶습니다.

    "퇴근 뒤 당사자 전화, 받아야 할까요?"

    제 댓글은 제목과 다른 주제 같습니다.
    다만, 어느 지점에서 닮은 것 같아 짧게 남겼습니다. ​

    좋은 주제를 공유해 주시니 생각을 정리할 수 좋습니다.
    김세진 선생님, 댓글 남겨준 여러 동료들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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