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복지관 선생님과 만남_주민 모임 시작, 몇 가지 질문과 제안
1.
선생님 질문:
주민모임을 시작할 때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강사를 섭외하거나 모임 운영비를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주민이 꽤 있는데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주민자체모임으로 지속하려고 하면 참여를 중단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예산을 들여 시작하는 주민모임을
자연스럽게 주민자체모임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강사나 예산 지원 없이도 주민들이 계속해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제안:
비용을 지원하여 시작했던 모임.
처음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사회사업은 당사자의 것으로,
당사자의 곳에서 하는 일이기에,
이를 불편하다거나 아쉽다 느끼기 시작했다면 반가운 일입니다.
'의식'이 자라며 그렇게 성장하고 있다는 모습이니까요.
주민에게 사회사업가의 생각을 예를 갖춰 말씀드립니다.
모일 때마다 각자 조금씩 준비하고,
어딘가를 가거나 누군가를 초대할 때도 각자 역할을 나누자고 합니다.
비용이 필요하면 함께 상의하여 마련해보자 합니다.
해볼 만한 일에서 조금씩 시작합니다.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당사자와 지역사회를 생각하는 사회사업가의 방식이라 말합니다.
단, 지나치게 몰아가지는 않습니다.
상황을 바꾸려면 연착륙합니다.
말씀은 드리지만 당장 어찌할 수 없다면
얼마간 기존 해왔던 대로 이뤄갑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도 때마다 말씀드리며 의논합니다.
작은 일부터 당사자와 지역사회 것으로,
당사자와 지역사회 곳에서 이룹니다.
반면, 새로 시작하는 모임은 처음부터 이렇게 계획하여 제안합니다.
그러겠다 하는 이들과 함께하니 편안합니다.
이 모습이 기존 다른 모임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겁니다.
그 모습 보면 해볼 만하다 느끼고, 할 수 있겠다 할지 모릅니다.
<호숫가 마을 이야기> '저자와의 대화'편 읽으면 이것이 분명합니다.
동화 작가와 대화 기획, 초대, 섭외, 마중, 진행, 배웅.
이 모두를 아이들이 맡아하고 아이들의 것으로 이룹니다.
부족한 만큼만 지역사회 어른들이 거듭니다.
정겹고 재미있습니다.
그 가운데 아이들과 마을의 강점이 드러나고 그다음 일을 이룰 힘이 생깁니다.
주민들 상황도 살피지만,
사회사업가의 관점과 확신이 언젠가 이 일을 이루게 할 겁니다.
2.
선생님 질문:
주민과의 관계가 깊지 않고,
기존 진행하던 주민모임이 없는 상태에서(조직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
주민을 찾아다니며 모임을 만드는 방식과
사회복지사가 모임을 만들고 주민을 모집하는 방식 중
어떤 것이 효율적일까요?
제안 :
이웃 동아리 활동 시작하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왜 이 일을 제안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확신이 있는지 먼저 묻고 싶습니다.
(...)
모임은 주민에게 물어 주민이 원하는 모임을 하기도 합니다.
사회사업가가 필요하다 싶은 모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모임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처음 시작한다면
사회사업가의 처지와 역량을 살펴,
하고 싶고, 잘할 수 있겠다 싶은 모임을 진행해도 좋아요.
그렇게 하는 게 편안합니다.
그렇게 이뤄가는 경험과 재미가
다음 모임을 도전할 용기와 지혜를 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주민에게 묻고, 주민과 함께 이뤄가도 좋습니다.
따로 원칙이랄 게 있을까요?
여러 방법으로, 다양한 모임에 도전합니다.
참, 여기서 모임(조직)은 3~4명이 3~4회 정도 만나는 일입니다.
모임이 꾸준히 이어져도 좋지만, 자연스럽게 사라져도 괜찮아요.
다음 주민이 어딘가에 있으니까요.
함께했던 분들도 '인정'이란 씨앗을 마음에 담아가겠지요.
다른 어딘가에서 적당한 비와 바람을 맞아
그 씨앗이 발아하기를 기도하며 쿨하게 돌아섭니다.
멋지잖아요, 사회사업가.
따라서,
처음부터 서너 개, 아니 다섯 개 이상 동아리를 동시에 제안하고 이뤄가도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한두 동아리를 꾸려갈 때보다 마음이 편안할 거예요.
잘 이뤄지지 않는 모임도 생기는데, 그래도 다른 모임이 있으니 크게 부담스럽지 않지요.
또, 여러 방식과 다양한 주제를 궁리하고 도전해 볼 수 도 있습니다.
모임이 안 된다고 실패가 아니지요. 그렇게 지역을 이해하고 주민을 알아가는 겁니다.
이웃 동아리, 처음 시작은 재미 있고 쉬우면 좋습니다.
일을 이뤄가면서도 쉽고 재미나면 편안합니다.
따라서, 사회사업가가 어렵지 않게 해볼 만한 모임으로 주민에게 제안합니다.
온라인 홍보, 잔단도 좋습니다.
부설기관 어린이집 안내문, 구나 시의 관보에 홍보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 이웃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다면, 책모임을 권합니다.
책은 재미나요.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자연스럽게 말하게 하고, 듣게 합니다. 폼이 납니다. 근사해요.
책모임 이룬다면
책 읽는 사람이 올 만한 곳에 홍보하는 게 좋습니다.
서점, 도서관, 북카페...
낯선 주민을 찾고 만나는 가운데 거절과 민망함도 있을 수 있으나,
그 가운데 만난 보석 같은 한 사람이 이를 잊게 할 겁니다.
또 그렇게 지역사회를 두루 다니며 이웃 모임을 알리고 제안하니 지역사회에도 생기가 돌겠죠.
그런 제안 자체로 생활복지운동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