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노고단에서>
‘책책책’ 연수를 가겠다고 마음을 먹고도, 지원 신청서를 내고도, 합격발표를 기다리면서도, OT를 하기 전까지도 수만 가지 마음이 들었습니다. 애들이 아프면 어떻게 하지? 애들이 나 보고 싶다고 할머니 할아버지 힘들게 하면 어쩌지? 남편이 너무 힘들 텐데... 나만 생각하고 이 길을 떠나는 게 과연 맞을까? 너무 이기적인 건 아닌가? 했습니다.
OT 시간에 1-4기 ‘책책책’ 연수 사진을 보는 데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얼른 가고 싶다는 마음과 기대 설렘으로 다시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연수 오는 아침에 배낭을 메고 버스를 타고 내려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도 마시고 시도 몇 편 읽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기차 타고 남원역에 왔습니다. 보고 싶었던 동료 선생님들, 김세진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3박 4일의 산책길이 지난 6년 동안 운동 없이 제 몸을 돌볼 시간조차 없었던 저에게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다리가 제 마음과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을 때, 더는 내려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때 혹여나 동료들에게 피해가 되면 안 되는데 하는 마음으로 한 발을 내딛기도 했고 제 삶에 무뎌진 야성을 키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습니다.
저녁에 나눈 독서노트 공부 시간은 저에게 '낯섦'이었습니다. 이미 몇 번 읽어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책 내용이 선생님의 덧붙여주시는 말들과 설명, 여러 현장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의 생각으로 인해서 새롭게 다가왔던 대목이 많았습니다. ‘생활동반자법’, 효도 휴직, 후원, 여느 사람의 생활 리듬으로 바라보고 관계하게 돕는 것. 제가 일하는 현장에서도 당장 적용하고 실천할 일에 무궁무진했습니다. 다시금 근본을 세우고 바르게 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산책 종이책 사람책 한 가지를 뽑자면 ‘책책책’은 '사람'인가 봅니다. 산책할 체력과 강인한 다리가 없어도... 산책해본 경험 지혜 지식이 없었어도 지금 이 자리에서 수료사를 읽을 수 있는 이 감격스러움은 바로 동료 선생님, 사람책입니다. 제 이야기 잘 들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위로해주신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동갑인데도 어딘가 모르게 깊이가 있고 다른 선생님들을 잘 섬겨주고 세심하게 챙겨준 김별 선생님 또다시 배우고 갑니다. 어려운 현장 가운데서 길을 잃지 않고 길을 찾으러 떠나 꿈과 열정을 나눠준 박선영 선생님 선생님이 가는 그 길을 마음 다해 응원합니다. 연수 동안 많은 이야기를 듣지 못해 가장 많이 아쉬운 이연신 선생님, 가까이 계시니 다시 만나 선생님 이야기 듣는 날을 기대합니다. 산에서 생명수를 나눠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솔직하고 담백하고 유쾌 발랄 그 어떤 단어를 써도 다 잘 어울리는 남유진 선생님, 큰언니라는 단어가 이 연수에서 선생님 허리를 무겁게 하지 않았나 싶어 마음이 쓰이는데 선생님의 든든함으로 저는 잘 안식하고 돌아갑니다. 위로와 공감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임세현 권대익 선생님, 저는 임세현 선생님을 이번 연수에서 처음 뵈었는데도 굉장히 평소에 알고 지내던 언니처럼 편했습니다. 작은 거부터 큰 것까지 세심히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권대익 선생님, 알고 지낸 지 오래되었지만 함께 활동하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알게 되어 기쁩니다. 선생님의 아름다운 그 섬김을 통해 저는 예수님의 섬김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김세진 선생님, 저에게 앞으로 가야 하는 길에 먼저 가 서 계셔 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거기 계시면 제가 열심히 걸어가 보겠습니다. 부디 제가 가는 길에 있어 주세요.
2021년은 저에게 조금 특별한 해였습니다.
셋째 아이가 태어나 40일 만에 하늘나라로 먼저 갔습니다. 아이를 보내고 화장터에서 돌아오는 길에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이 일에 한없이 슬픔으로 있을 때 저에게 그런 마음을 주셨습니다. 아이 때문에 흘린 눈물과 이 땅에 40일을 살다간 결이의 생명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면 이 땅에 사는 동안 정직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고 말입니다. 아직 이일에 저에게 왜 일어났는지 다 헤아려지지는 않지만, 그 정도로 이해하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먹은 마음도 시간이 조금씩 지나니 해해지더군요. 연수를 통해 마음먹은 것들도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면 까먹고 잊히지 않을까 두렵네요. 기록하여 마음에 새겨보겠습니다.
서진 서민 엄마 전유나의 6년 만에 외박은
모든 순간순간이 다 좋았습니다.
품은 마음으로 잘 살겠습니다.
묵묵히 그 길을 잘 걸어가겠습니다.
첫댓글 전유나 선생님^^ 수료사 읽으면서 고개 끄덕이게 되고 울컥하게 됩니다.
옆에 계셨다면 안아드리고 싶었습니다. "잘 했어."
아이를 키우다보니 아이 이야기만 나와도 울컥하는건 어쩔수 없나봅니다.
엄마의 외박은 엄마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앞으로의 엄마의 삶을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왔던거 같아요.
전유나 선생님 응원합니다!
김경연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답글로도 큰 위로와 평안을 얻었습니다. 답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현장에서 뵐 날이 있기를 소망하며.. 선생님 하시는 사회사업 이야기도 나중에 꼭 듣고 싶습니다.
전유나 선생, 잘했어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