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사회사업 동료들과 제주 한라산을 올랐습니다.
날이 좋았습니다. 산 찾는 이가 많았습니다.
출발 시간도 다양했습니다.
산행 시간도 제각각.
앞서거나 뒷서거니,
각자 속도로 올랐습니다.
백록담이 내려다보이는 정상에서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미 오른 뒤 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앉아서 쉬는 동안 계속 사람들이 올라왔습니다.
대체로,
일행 가운데 앞서서 제 속도로 걷습니다.
늦게 오는 이를 기다리기도 하지만
대체로,
동료들이 자기 속도로 걷게 기다리는 편입니다.
그날 한라산을 다녀온 이는 둘레 사람에게 자랑할 겁니다.
하지만 몇 등으로 올랐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산을 다녀온 데 의미를 두지,
몇 번째로 오른 것에 마음 쓰지 않습니다.
자기 속도로 완등한 일에 기쁨을 느낍니다.
읽고 쓰는 일도 사람마다 속도가 다릅니다.
가을 혹은 초겨울까지 마쳐야하는 부담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 기간에 마치지 못했다고 끝은 아닙니다.
꾸준히 써나가면 어느 순간에 마무리할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몇 등으로 책을 냈다거나,
몇 장을 썼다고 자랑하지는 않습니다.
자기 속도가 있다는 걸 잊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꾸준히 걷기'를 멈추지 않는 일입니다.
기록해나가며 자기 속도를 알고,
그 속도로 쓰면 좋겠습니다.
단, '꾸준히'*
속도가 늦어도 좋다는 것이지
멈추어 쉬라는 말은 아닙니다.
*<사회사업 글쓰기> 읽고 나눌 때
'메모와 발품' 읽고 나눈 내용 기억하시지요?
꾸준한 메모 뒤 좋은 글이 따라옵니다.
첫댓글 맞아요, 제 기억속에도 한라산 오른 기억만 남아 있어요.
더욱이 동료들과 힘든 여정을 즐겁게 응원하며 올랐다는 추억이 가득 차 있어요.
쉽지만 어려운 꾸준히
어렵지만 쉬운 꾸준히.
글쓰기의 좋은점은 백가지도 나열하지만.
글쓰기의 나쁜점은 한가지도 찾지 못하겠어요.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