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6편
김 씨 할머니와 단비 엄마
김정연, 면목종합사회복지관
요양원은 사회적 삶을 마무리하는 곳이 아닐 겁니다.
김정연 선생님 글 읽다보니,
요양원으로 이사하는 순간,
사회적 관계는 끝나고주는 대로 받고 시키는대로 하는
수동적 연명이 시작되는 것 같은 걱정이 앞섭니다.
아닐 겁니다. 그래도 사회사업가가 일하는 곳이라면
끝까지 어르신의 삶을 거들 겁니다.
어르신의 사회적 관계를 생각하여
김 씨 어르신과 가깝게 지냈던 분과 생신 잔치를 진행하려 한
그 마음이참으로 고맙습니다.
김정연 선생님, 고맙습니다.
<사회복지사의 독서노트> 한 대목이 떠오릅니다.
스웨덴 작가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의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주인공 메르타 할머니는
다이아몬드 요양원에서 지냅니다. 요양소 취침 시간은 8시, 간식은 금지, 산책은 어쩌다 한 번.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요양소보다 감옥이 더 안락하기 때문입니다.
노인을 잉여인간 취급하는 사회에 분노하며
합창단에서 함께 활동하는 친구 어르신들과 ‘혁명’을 계획합니다. “차라리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가자!”
언젠가부터 요양원이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메르타 할머니는 노인이 되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더라도 끝까지 자기 삶을 살고 싶다고 합니다.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알란 할아버지도
삶에 별다른 감흥 없이 죽는 날만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기 싫었습니다. 틈을 보아 요양원에서 도망칩니다.
알란 할아버지는 이렇게 생기가 없는 곳에서 생을 마감하느니 차라리 세상을 실컷 돌아다니다 죽는 게 훨씬 낫다고 합니다.
무엇 때문에 요양원을 끝까지 피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었을지 궁금했습니다.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스페인 내전을 겪은 저자 안토니오 알타리바의 아버지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썼습니다.
스페인 내전과 프랑코 독재를 관통하는 주인공의 삶.
그 시절에 살았던 뜨거운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나키스트가 아닐 수 없었을 겁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삶을 불태웠던 주인공 안토니오 할아버지도
안락해 보이는 스페인 어느 요양원에서 스스로 창문 밖으로 몸을 던져 죽음을 택합니다. 존재의 상실 때문입니다.
육체의 굶주림 따위는 문제가 아닙니다.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에서도 악역은
주인공 오베 할아버지의 이웃을 요양원으로 데려가는 시설 직원입니다.
요양원 직원들은 좋은 서비스로 대접하는 시설에서 할아버지를 연명하게 하려 합니다.
할아버지 아내는 이에 저항하지만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습니다.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를 더는 집에서 돌볼 수 없다며 무례하게 들이닥치는 요양원 직원들을
동네 사람이 힘을 모아 쫓아내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사람살이 참맛을 이웃과 인정에서 찾습니다.
삶의 마무리를 가족과 가까운 이웃과 함께하고 싶어 합니다.
메르타 할머니, 알란 할아버지, 오베 할아버지.
세 이야기 모두 복지국가의 좋은 모습이라며 많은 사회복지사가 견학까지 다녀오는 스웨덴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스페인의 안토니오 할아버지까지.
어르신들의 천국일 것만 같은 유럽의 요양원에서 탈출하는 노인들.
이 책들 속에서만큼은 천국이 다르게 보입니다.
그곳에 세련된 서비스는 있을지는 몰라도 사는 맛이 없습니다.
할머니를 뵙고 돌아온 뒤 마음 한편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사례관리 종결보고서’뿐이었습니다.
복지관 회의를 통해 할머니께서 요양원 가신 뒤 적응하실 때까지 종결을 미뤘습니다.
종결을 준비하다 마침 할머니 생신이 한 달 뒤임을 알았습니다.
할머니께 드리는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하고 ‘생신 잔치’를 궁리했습니다.
제가 혼자 축하하는 건 의미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평소 할머니께서 가까이 지내던 둘레 이웃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잠깐씩 스쳐 만난 분들이었기에, 연락할 길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중국집 사장님 부부께 여쭙고 부탁했습니다. 그간 있었던 일과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연락처를 남기고 혹시 할머니와 가깝게 지내던 분이 중국집에 오시거나 길에서 만나면
제게 연락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번에도 흔쾌히 도와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김 씨 할머니와 단비 엄마'를 읽은 뒤,
댓글로 '읽었습니다' 하고 남겨주세요.
소감이나 질문을 써도 좋습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76편_읽었습니다.
단비 엄마,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후반부를 읽다가 문득 거울을 보니 제 얼굴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있네요ㅎㅎ
어르신의 사회적 관계를 생각하며, 주변 둘레사람들과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신 하나하나가 인상 깊습니다.
중국집 이웃분께 잊지 않고 알려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계획도 전하며 도와주실 수 있을지 요청하신 하신 부분, 단비 엄마와의 관계가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하신 부분, 그리고 중국집 이웃분과 단비 엄마의 김씨 할머니에 대한 마음도 배워갑니다.
제도나 사회서비스가 잘 갖춰진 곳이면 당연히 살기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그 안에 진짜 당사자 삶이 있는지..생각해봐야겠습니다.
사회사업가로서 어르신 만나는 동안 관계를 잊지 않았습니다. 둘레사람과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함께 상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이웃을 만났습니다. 참 다행입니다.
어쩌면 이런 이웃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100편 읽기 일흔 여섯 번째 글,
김정연 선생님의 실천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이야기를 읽으며..
복지제도의 헛점,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주민의 실질적인 어려움이 눈에 보였습니다.
서류상으로는 볼 수 없는 어려움을 김씨 어르신과 만나며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그려졌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연 선생님이 김씨 어르신을 어떤 마음으로 만났을지가 명확하게 그려졌습니다.
더하여..
요양원에 입소한 어르신을 만나면서 현재 상황을 이해하며,
이웃과 함께하는 '생신잔지'를 기획, 준비한 것이 인상 깊습니다.
그 풍경이 생생하게 그려졌습니다. 따뜻하고 정겨운 모습이었습니다.
이웃과 인정, 애정을 생동시키는 사회사업가로서 실천이 여기에 있었습니다!
(생일축하 받은 김씨 할머니도 참으로 기뻐하고 좋아하셨을 것 같습니다.)
(저도 늙어서 요양원에 간다면, 김정연 선생님과 같은 사회사업가를 만나면 좋겠습니다.)
이어지는 '일화'를 보면서는..
'당사자 한 분을 잘 도우면 이렇게 인연이 이어지는구나' 생각했고, 소름까지 돋았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어떻게 풀어졌을지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
사례관리 의뢰 당사자의 삶을 직접 마주하고 거들면서
그 분의 삶과 관계가 빛날 수 있도록 실천한 과정을
기록하여 공유해 준 김정연 선생님에게 감사하며,
이야기에 등장했던 김씨 할머니가
때때로 요양원 밖으로 나오시기도 하면서
오늘도 자기 삶을 기쁘게 살아가시길 소망합니다.
더하여,
이어지는 일화에 소개되는 할아버지도
김씨 할머니처럼 이웃과 인정을 누리는 경험을 하셨기를 소망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단비 엄마의 존재가 참으로 귀하네요!
어르신을 요양원으로 보내드리기 전에, 통합돌봄 사업으로 도울 수는 없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 2주 전 일이 생각나네요. 병원에서 연락을 받고, 어떤 아저씨 건강이 너무 안좋으니 더 큰 병원으로 동행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그 분이 집에서 쓰러진 상태로 지인에게 발견되어 응급입원 하셨더라구요. 이것저것 검사결과 설암 4기라며, 기대수명 1개월… 호스피스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
우리가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해봤어요. 주변에 누가 있나 봤더니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미혼이시고… 그래서 그 지인이 누굴까 수소문했더니 동네 술친구가 살았나 죽었나 들렸다가 발견했다며..
당사자에게 여쭈봤죠. 어떻게 하고 싶으신지.. 돌아가는 형국을 직감하신듯 병원에 계시겠다고, 또 뭐가 필요하시냐, 지갑 등 귀중품 갖다 달라고, 또 뭐가 필요하시냐 누구 보고 싶다. 혹시 그 분이 그 지인이시냐 맞다. 그 분에게 병문안을 제안해 드렸는데, 이 일이 당사자에게 드릴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읽었습니다^^
종결을 앞두고 알게 된 할머니의 생신, 지나쳤을 수도 있었는데
둘레 주민을 찾아 생신을 준비한 선생님의 정성과 마음이 사랑임을 생각합니다. 단비 엄마와의 인연!! 좋은 이웃이 어르신에게도 사회복지사에게도 든든함을 느낍니다.
읽었습니다.
올려주신 <사회복지사의 독서노트> 이야기도 읽고,
선생님들 댓글도 읽습니다.
그냥 읽기만 했더라면 몰랐을 부분들을 보게 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요양원입소라는 자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었다보니... 읽는 내내 저도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고민 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저 역시도 선생님처럼 어르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돕고자 했을 것 같고... 요양원에 대한 저희 인식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어르신의 입소를 막는다면 더 나은 삶으로 도울 수 있을지, 그 모습이 어르신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 맞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더라고요..
'복지관 사례관리 공부노트'에 새옹지마 예시가 떠올랐어요.
이야기의 끝으로 갈수록 요양원 안에서도 둘레 관계를 연결하고 돕는 과정이 인상적입니다.
장소가 어디냐가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요양원에 있던, 지역 안에 있던.. 그 어디서든 찾아주는 사람이 있고, 추억 해 주는 이웃이 있다면 그 또한 따뜻한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귀한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몇명 건너면 다 아는 사이라고 하던데, 이렇게 저렇게 모두가 이웃인 둘레 사람들 이야기네요.
안탑갑지만, 요양원도 사람사는 곳이니까요. 할머니가 그곳에서 마음에 맞는 둘레사람을 만나길 소망해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김 씨 할머님께서 요양원에 들어가시기 전까지 선생님이 얼마나 고민이 많으셨을지 여기까지 느껴집니다. 당사자가 잘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지만 어느 경우 사회복지사의 결정이 더 크게 영향 미칠 때가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럴 때 신중하게 무엇이 당사자를 위한 것인지 고민하지만 역시나 결정은 어렵습니다. 그런 고민 속에서 당사자와 둘레 사람들, 동료들 여러 사람들에게 두루 묻고 의논하며 당사자를 도와드리는 모습 글로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