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0편
곽 씨 아저씨
임병광
어느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다
세월호 사건 뒤, 아이들과 그 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려고
그들 곁으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복지관에 술 드시고 찾아온 이웃을
임병광 선생님처럼 대할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10년 정도 되었을 겁니다.
서울 어느 신학대학교에서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임병광 선생님 글을 읽고 소감을 쓰는 과제를 냈습니다.
당시 학생들은 목사님이거나, 목사가 되려는 대학원생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학생들의 과제를 보내주셨습니다.
그 가운데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복지관'에 '교회'를, '사회복지사'에 '사역자'를 대입해서 읽어보니
사역자로서의 나에게 하는 말로 듣고 생각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술에 취해 복지관(교회)을 찾아오는 주민 대부분은 오랫동안 술을 드신 분들입니다.
이미 동네에도 술꾼으로 소문이 나서 다들 피하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고,
그러니 약자를 도와준다는 복지관(교회)에 와서라도 하소연을 하시는 건 아닐까요?
혼자 살고, 주변에 진지하게 나눌 사람이 없으니 외롭고, 그래서 사람이 그리워 복지관(교회)에 오시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술’이 문제이니 알코올치료를 권해야 할까요? 술 드시면 한 마디도 나눌 수 없다고,
정신 멀쩡할 때 오시라고 돌려보내야 할까요? 사회복지사(사역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또 사회복지사(사역자)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저는 경청을 생각합니다. 그분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 일.
별일 아닌 것 같지만, 당사자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가슴 속 이야기를 다 풀어내니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내가 사는 곳 가까이에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잘 들어주는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지 모릅니다.
"내가 아는 기독교인들과 사역자들에게 이 이야기를
'일반학의 관점이지만 예수님의 마음과 닮은 관점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하며 두루 읽히고 싶다.
목회와 사역에 복지를 접목하려는 목회자들과, 부서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가 있을 때
그를 골칫거리로 여겨 어떻게 해결할지를 고민하는 교사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보거나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해올 때
너무나 쉽게 '그것 참 문제네요'라고 정의 내리며 기도해보자고 말하는 이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다."
'곽 씨 이저씨'를 읽은 뒤,
댓글로 '읽었습니다' 하고 남겨주세요.
소감이나 질문을 써도 좋습니다.
정대성 선생님, 고맙습니다.
읽고 써야 당사자의 그 너머가 보이더라고요.
진심을 다해 들어드리는것. 마음에 새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