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 살아남게 하여라”
(창세 6, 19)
신학원원장 이동화 신부
올 한해는 누구에게나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새해가 지나고 얼마 되지 않아 시작되었던 코로나 대유행으로 무엇 하나 계획대로 된 일이 없었습니다.
신학원의 1학기 개강은 거의 두 달이나 늦춰 시작되었습니다. 방학은 짧고 2학기도 마음같이 지나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신학원 학생회를 비롯해서 신학원 공동체 모두가 한마음으로 방역과 공부를 함께 해나가기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코로나와 싸우고 있지만, 그럼에도 코로나가 우리에게 일깨워준 것들을 성찰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가 공동의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코로나 앞에서 남녀노소, 빈부의 차이, 나라와 인종의 차이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쟁은 피할 수 없고 또한 그것이 어느 정도의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경쟁보다는 공감과 이해, 협력과 상생이 더욱 우선적이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나 혼자만, 우리 가족만, 우리나라만 잘 한다고 해서 나와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깊이 일깨워줍니다. 무엇이나 함께 잘해야 합니다. 공부도 그러하고, 먹고사는 문제도 그러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사실에서, 한 배를 타고 있는 “우리”는 사람만 포함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실상 코로나 바이러스의 근본적인 원인은 생태계 위기와 기후변화에 있습니다. 인간의 무절제한 탐욕의 정신이 온 세상을 압도하는 바람에 야생 생물들의 서식지를 포함한 생태계는 대대적으로 파괴되었고, 거기에 자본, 물자, 사람의 대량 이동을 끊임없이 부추기는 자유 무역의 논리까지 합세하여 이러한 파국이 전개된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뒤덮었던 대홍수를 이겨낸 노아의 방주에는 사람만이 아니라 온갖 짐승들도 함께 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생태계 전체와 우리 인간이 한 배에 타고 있음을 깨닫고, 좀 더 검소하고 겸손하게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고서는 앞으로도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편하게만 살려고 애썼던 것 같습니다. 좀 불편하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코로나는 불행이지만, 그래도 코로나가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것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코로나의 여파 속에서도 신학원 38기 공동체가 소식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소식지에는 기쁨과 희망만 담긴 것이 아니라, 아프고 힘들었던 경험들도 함께 담겨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들을 통해서도 배웁니다. “세상은 지나가고 세상의 욕망도 지나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 (1요한 2,17) 자, 힘을 냅시다!
첫댓글 신부님 감사합니다
원장신부님^^
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
하느님의 평화를 빕니다.
19기(주간)
김영남다미아노드림
원장신부님^^
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
하느님의 평화를 빕니다.
19기(주간)
김영남다미아노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