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처럼
지갑에 현금이 아무리 많아도 쓰지 않으면 텅 빈 지갑을 가진 사람이나 다를 바 없다.
마찬가지로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쓰지 않고 죽을 때 남겨 놓은 재산은 의미가 없다.
90년대 한 소도시에 손꼽히는 재력가가 있었다.
제법 인색하기로 소문난 그 분은 번 돈을 쓰지 않고 잘 지켜서 많은 재산을 남겨두고 저 세상으로 가셨다.
자식들은 그 재산을 5일장 생선가게 아주머니 갈치 도막내듯 가지런히 도막내서 나누어 가졌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재산은 자식들 손에서 떠나고 자식들마저 그 도시를 떠났다.
그분의 재산은 어디에 있을까?
장학재단이라도 하나 만들어 재산을 내놓았다면 어땠을까?
새계적인 가수 사이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어느 인터뷰에서 '남들이 2000억 부자라고 한다.
생각해 보자 삶에서 보람된 일이 뭘까?
재산이 2조원이 있으면 만족할까?
그렇지 않다. 돈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거다.'
그러고 보면 죽으 때 재산을 많이 남겨 놓은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죽을때 까지 하고 싶은 일에 돈을 많이 쓴 사람이 쓴만큼 부자라고 할 수 있다. 쓰는 것도 쓰기 나름이지만 말이다.
개에게는 미안한 마음이지만 선조들의 말씀에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는 말이 있다.
돈 많은 것 자랑삼아 고급 술집 드나들며 흥청망청 탕진한 돈은 쓴 것이라 할 수 없다.
정승처럼 쓰라는데 개처럼 쓴 것이다.
평생 모은 50억원의 재산을 대학장학기금으로 내놓았던 이 복순 김밥 할머니의 기부는 정승처럼 쓴것이다.
편법, 변칙 방법으로 자식에게 물려준 재벌들의 상속 재산은 쓴 것이라 할 수 없다.
정승처럼 쓰라는데 개처럼 쓴것이다.
벌어들인 재산의 절반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빌게이츠는 정승처럼 쓴것이다.
정승처럼 쓴다는 것은 가진 것을 같이 너눠 쓰는 것이다.
영원한 내 것은 없다.
내가 잠시 소유하고 있을 뿐, 조금이라도 가진 것이 있다면 나눠 쓰는 것이 잘 쓰는 것이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
춥고 배고픈 설움이 가장 큰 설움이라고 한다.
등 따습고 배부른 당신, 춥고 배고픈 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정승처럼 써 보면 어떨까?
-박석원의 함께 나눈 행복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