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회복을 위한 두이레 특별새벽기도회)
하나님을 찾아나서는 순례의 길 / 순종(132편)
❍말씀 : 시편 132편 1-18절
❍찬송 : “문들아 머리 들어라”(복음성가 524장)
❍기도 : 이수경 집사
시편 132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전반부(1-9절)은 하나님을 향한 다윗의 사랑이 나오고, 후반부(10-18절)는 다윗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전반부는 하나님의 언약을 기억하며 온전히 예배하고자 했던 다윗의 ‘순종’이라 불러도 무방하고, 후반부는 그런 다윗을 향한 하나님의 은총이라 불러도 될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마음에 합한 자’를 어떻게 끌어올리셨는가를 오늘 시편의 말씀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다윗은 여호와께 맹세하여 서원합니다(2절). 여기서 서원은 자신의 생명과 영혼을 갈아 넣는 비장한 기도요, 인격과 소유를 녹여 바치는 맹세입니다. 다윗은 전능자의 성막(언약궤)을 모시기까지 자신의 장막에 들어가지 않고, 침상에 오르지 않고, 잠들지도 않겠다고 서원합니다(2-5절). 다시 말해서 목숨을 걸고 하나님을 모실 것이며, 예배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불꽃같은 심정으로 하나님을 찾는 기도요, 엘리 제사장 시절에 빼앗기고 잊어버린 언약궤를 모시고자 했던 열망입니다.
원래 언약궤는 그 안에 이스라엘과 하나님과의 언약을 상징하는 십계명 돌판을 모신 궤짝입니다(+만나 항아리와 아론의 싹난 지팡이). 또한 언약궤의 뚜껑은 두 개의 별칭이 있는데, 하나는 ‘속죄소’라 하여 대속죄일에 여기에 희생의 피를 뿌리며 속죄의 제사를 드리게 되며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발등상’이라 하여 주께서 여기에 머무신다고 여긴 것입니다(쉐키나 שכינה, 하나님의 임재). 다윗은 엘리제사장 시대에 빼앗긴 언약궤를 찾아 예루살렘에 모시는 일에 사활을 걸었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완수하게 됩니다. 그가 언약궤를 자신의 성으로 모실 때에 여섯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살진 송아지로 번제를 드렸고(삼하 6:13), 3만 명이 넘는 백성들은 즐거이 환호하며 나팔을 불게 했고, 본인은 힘을 다하여 춤을 춥니다(삼하 6:14-15). 이때의 다윗의 춤은 자신의 예배를 받으시는 유일한 청중이자, 최고의 청중, 최후의 청중이신 하나님을 향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시를 대비해서 낮게 건축된 성의 문 위를 따서, 언약궤가 성문을 통과할 때에 허리를 숙이지 않게 했습니다(문들아 머리를 들라하는 시편 24편의 노래가 여기에서 기인한다). 또한 언약궤가 그 성에 들어온 이후에는 24시간 365일 예배할 수 있도록 제사장과 찬송하는 자들을 세웠습니다(대상 6:31~). 이것이 하나님을 향한 다윗의 사랑이자, 하나님을 예배하라는 명령에 대한 다윗의 순종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다윗을 어린 시절부터 지켜보시고 그에게 특별한 은혜를 내리십니다. ‘콩나물시루에도 누워 크는 자가 있다’는 말처럼 다윗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도 남다릅니다. 장자 중심의 사회에서 막내아들을 왕으로 세우셨고, 그가 죄를 지었을 때에도 징계의 채찍과 더불어서 그것을 덮을만한 사랑을 동시에 주셨습니다. 그에게 내린 복은 그 누구와도 찢어가질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인 것으로 다윗의 집과 나라를 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시고 견고하게 하신다고 맹세하여 말씀하십니다(삼하 7:4-16). 다윗의 맹세에 대하여 하나님도 맹세로 화답하신 것입니다(11절). 하나님은 질투가 날 만큼 다윗 이야기를 반복하시고(예. 암 9:11), 그의 시대는 이전 같지 않고 이전처럼 대우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향한 사랑을 확증하십니다. 이 모든 은혜는 하나님을 향한 다윗의 사랑, 그의 예배, 그의 순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오늘 시인은 모든 순례자들을 향하여 다윗과 같은 예배를 드리자고 촉구하고 있으며, 그런 사람들에게 다윗과 같은 복을 달라고 간구합니다. 저 멀리서 점으로 보이던 사람들이 보좌 앞에 나아올 때에 하나님은 그런 다윗을 향한 사랑을 순례자들에게도 비추신다는 뜻이 내포된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2주 동안 행하는 순례의 길이 하나님을 향한 다윗의 사랑을 배우며, 아울러 다윗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오늘 우리에게도 확증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