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회복을 위한 두이레 특별새벽기도회)
하나님을 찾아나서는 순례의 길 / 행복(128편)
❍말씀 : 시편 128편 1-6절
❍찬송 : “왕이신 나의 하나님”(복음성가 402장)
❍기도 : 김순덕 권사
우리는 지금 매일 새벽 시간에 말씀을 묵상하며 순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힘든 분들도 계실 것이고, 하루하루가 채워지면서 더 힘이 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을 향한 순례 길을 걸을 때, 하나님 없이 홀로 걷는 것은 고행이요 하나님과 함께 걷는 길은 평안할 것입니다.’ 이게 성경이 말하는 복의 핵심 요체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복은 크게 세 가지인데, 첫째는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말미암아 그 영혼이 충만해지는 것(바라크 ברך)이요, 둘째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주장하시어 평안하게 하시는 것(아쉬레이 ירשׁא)이며, 셋째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의 형편을 풍성하게 만드시는 것(토브 טוב)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는 이 세 가지 단어가 다 쓰였는데, 말씀을 찾아가며 묵상해보겠습니다.
먼저 1절을 보면,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시 128:1)라고 말씀하십니다. 시인은 하나님을 경외하며 순례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은 복된 길을 간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사용된 복이라는 단어는 아쉬레이(ירשׁא), 즉 평안에 가깝습니다. 2절에는 수고한대로 먹은 복과 형통을 이야기 합니다. 여기서 복이란 단어는 아쉬레이(ירשׁא)이고, 형통이란 단어는 토브(טוב)입니다. 토브 역시 형통으로 번역될 수 있는 복입니다. 그런데 4절에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이같이 복을 얻으리로다”(시 128:4)라고 말할 때에 복이란 단어는 바라크(ברך), 즉 영혼의 충만한 은총입니다. 1절과 4절은 거의 동일한 구절 같지만 사실 그 맥락이 다릅니다. 다소 복잡한 내용이지만 풀어서 설명하자면, 처음에 사람들이 순례의 길에 오를 때에는 삶의 형편이 나아지는 것을 소망하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순례의 길이 무르익으면 그 길에서 주시는 평안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면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말미암아 그 영혼이 충만해지고, 온전해지는 복에 들어갑니다. 5절에서는 그 복, 바라크(ברך)가 시온(하나님의 현존)에서 나온다고 말합니다. 오늘 시인은 복이란 단어의 배치를 달리하면서 그런 ‘순례의 비밀’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우리의 마음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순례는 토브에서 시작하여 아쉬레이를 거쳐 바라크까지 이르렀는가?’ 시인의 질문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굳이 평범한 일상이라 할 수 있는 장면들, ‘수고한 대로 먹는 것’ 그리고 ‘가족이 함께 식탁을 대하는 것을 복’이라 말합니다. 이것이 대수롭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이런 일상에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거기에서 지극한 평안은 물론 하나님의 은총까지 경험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은 엄청나게 비범한 사건만이 하나님의 역사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인은 지극히 일상적인 것에 찾아오는 복을 말하고 있으며, 지난한 순례길 자체가 이런 복을 깨달아 아는 과정이라 가르치는 것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기적은 일상을 회복하는 것 아닐까요? 병든 자가 나음을 입고, 넘어진 자가 일어나는 것이 모두 그러합니다. 오늘 시인이 말하고 싶은 것은 분명합니다. 복은 영혼의 외부가 아니라 영혼의 중심부를 겨냥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의 일상을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 평안함으로 누리는 것조차 얼마나 놀라운 복이며 능력인지를 보여줍니다. 바라기는 우리의 순례가 지극히 평범한 일상부터 대단히 비범한 삶까지 모두 하나님의 복으로 점철되어 있음을 깨닫고 누리는 과정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