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 -3>
응답받는 기도, 응답하는 기도 - 우리의 기도에 서원을 담자.
✍ 함께 읽을 말씀 : 사무엘상 1장 11절
“성경에 등장하는 가장 강력한 기도가 무엇입니까?”
목회자가 기도에 관하여 받는 질문 중에 하나이다. 이 또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구지 하나를 꼽는다면 서원(誓願)기도를 꼽고 싶다. 왜냐하면 서원기도는 기도 이후의 삶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많은 신앙인들이 서원기도를 말할 때에 하나님께 무엇을 드리기로 약속하는 것이라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서원(誓願)이라는 말 자체가 맹세의 약속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서원기도는 하나님과 주고받는 밀당의 비즈니스가 아니다. 서원의 핵심은 기도 이후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맹세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겠다는 소망이 녹아지는 것이다.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는 비즈니스와는 성격이 다르다. 하나님이 그 서원기도를 받으실 때에는 그가 구한 것은 물론 그가 약속한 것까지 반드시 이루신다. 그게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방식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최초의 서원은 야곱의 서원이다. 야곱은 벧엘에서 서원기도를 드렸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 하였더라”(창 28:20-22) 후일 야곱은 서원을 그대로 이행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서원을 이행하게끔 하나님이 만드셨다. 야곱이 서원을 할 때에 그의 마음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 위기를 넘기겠다는 생각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서원 위에 그의 믿음까지 세우신 것이다. 결국 야곱의 서원은 야곱의 인생 자체를 바꾼 것이고, 하나님이 그렇게 응답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부족한 자의 서원이라도 온전한 삶으로 변화시켜가며 응답하셨다.
오늘 본문에는 한나의 서원기도가 등장한다. 그녀 역시 자식이 없는 고통과 수치 속에서 하나님께 서원한다. 그 아들을 드리겠다고. 사실 한나의 서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들을 구하면서, 그 아들을 드리겠다고 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서원을 기뻐 받으신다. 그리고 그녀가 구한대로 ‘사무엘’이라는 아들은 물론 이후에 세 아들과 두 딸을 더하여 주신다(삼상 2:21).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한나의 무철포(無鐵砲)에 가까운 서원을 온전하게 완성하신 것이다. 사실 한나의 기도에서 우리가 더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할 것은 기도 이후에 드러난 그녀의 태도이다. 그녀는 기도 이후 얼굴에 다시는 근심을 갖지 않았고(삼상 1:18), 아들을 얻은 후에는 하나님께 서원제를 드리고 예배한다(삼상 1:21, 28). 그리고 아들을 드린 후에 하나님을 찬미하는데(삼상 2:1-10), 여기서 그녀는 모든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분명히 선언한다. 이처럼 한나는 서원기도 이후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실만한 응답하는 삶을 살았다. 바로 이점이 서원기도의 강력한 힘이자, 원리이다.
하지만 성경은 이렇게 강력한 서원기도를 드릴 때에 신중할 것을 명하신다. 하나님께 서원한 것을 갚기를 더디 하면 그것이 죄가 되고(신 23:21), 그의 마음에 서원한 것은 자신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갚아야 하며(시 15:4), 갚지 못할 바에는 서원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도 한다(전 5:5). 그만큼 서원기도는 하나님의 강력한 힘을 빌어쓰는 것이기에, 거기에 상응하는 삶의 변화와 응답의 열매가 수반된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응답받기 위하여 가장 강력한 기도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그런데 그런 강력한 하나님의 응답에는 가장 강력한 사람의 응답이 수반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응답받는 기도는 응답하는 기도와 짝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