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고난주간특별새벽기도회/내게 들을지어다.)
십자가 때문에 나음을 받는다.
❍이사야 53장 4-6절 / 찬송가 151장(만왕의 왕 내 주께서)
고난 주간 특별새벽기도회 다섯째 날이자 성(聖)금요일입니다. 오늘은 주님의 십자가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의 말씀을 듣고자 합니다.
이사야서를 보면, 시작부터 하나님의 심판과 징계의 말씀이 쏟아져 나옵니다. 예를 들어 이사야 1장 5-6절에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어찌하여 매를 더 맞으려고 패역을 거듭하느냐 온 머리는 병들었고 온 마음은 피곤하였으며 발바닥에서 머리까지 성한 곳이 없이 상한 것과 터진 것과 새로 맞은 흔적뿐이거늘 그것을 짜며 싸매며 기름으로 부드럽게 함을 받지 못하였도다”(사 1:5-6)
하나님은 자기 백성들이 머리부터 발바닥까지 성한 곳이 없을 만큼 두드려 맞아도 정신 차리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심지어 땅이 황폐하고, 성읍이 불에 타고, 모든 것을 빼앗겨도 깨닫지 못합니다(사 1:7-8). 사실 이사야 39장까지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왜 이런 징계를 내리시고, 패역한 사람들은 왜 두드려 맞아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사야 40장부터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더 이상 징계하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회복을 명하시고, 위로의 말씀을 전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해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갑자기 왜 이렇게 바뀌신 것일까?’
이유는 하나입니다. 사람은 아무리 징계해도 스스로 돌이킬 능력이 없기에, 하나님은 그 모든 징계를 당신의 아들이 대신 받게 하십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다 진멸하실 수 없기에 고육지책으로 아들에게 징계를 대신 받게 하시고, 우리에게는 회복과 위로의 말씀을 주시기로 작정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본문의 말씀이고, 오늘 우리를 위하여 예수님께서 지신 십자가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어야 할 말씀은 ‘우리를 위하여’ 아들에게 그 고난의 짐을 대신 지우시겠다는 하나님의 슬픈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고,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고,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는 나음을 받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신 것입니다.
저는 이 말씀을 묵상하던 중에 특별히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받았다’는 구절에서 제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우리가 간절히 소망하는 회복은 주님이 대신 맞으신 채찍 때문이랍니다. 우리는 나음을 입고, 회복을 받았다고 기뻐할 때에 주님은 그 채찍의 고통에서 신음하시면서도 우리와 함께 기뻐하시는 것입니다. 정말로 감당할 수 없는 은혜고 사랑입니다. 여러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회복되고, 이전보다 강하여질 때에 주님은 그런 우리를 위하여 기꺼이 채찍에 맞으신 것입니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지만 그래도 징계가 아닌 회복을 입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하나 주님이 대신 지신 십자가 때문입니다(cf 사 53:6).
마태복음 8장 17절을 보면,
“이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에 우리의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병을 짊어지셨도다 함을 이루려 하심이더라”(마 8:17)는 말씀이 나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병이 낫고, 귀신이 쫓겨나고, 그들의 인생이 바뀐 것은 그들이 무엇인가를 해서가 아니라 주님이 우리의 연약함을 친히 담당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회복되고, 이적이 일어난 것은 주님이 담당하시는 몫이 그만큼 커진 것이기도 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들이 잘 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주님이 그 연약함을 대신 담당하시기로 작정하셨기에 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무 공로 없지만, 오늘 우리 또한 그 십자가 때문에 회복될 수 있는 것입니다. 십자가가 아니면 우리는 아무 공로 없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데, 십자가, 십자가 때문에 우리는 회복될 수 있는 것이죠. 오늘 그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시고, 그 십자가 앞에 엎드리시기 바랍니다.
사도 요한은 이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말합니다(요일 4:9-10).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화목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신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잘 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예수께서 십자가를 대신 지신 것입니다. 우리가 그럴만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회복을 명하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우리 모두가 그 십자가 앞에서 울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고난이 슬퍼서도 그렇지만, 감당할 수 없는 사랑에 감격하여 우시기 바랍니다. 그 눈물이 여러분의 가슴에 흐를 때에 여러분의 마음은 정결해지고, 삶은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고, 그 기업은 온전히 회복될 것입니다. 오늘은 바로 그 사랑의 십자가를 다시 경험하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십자가! 지금 이 자리에 있게하신 그 사랑을 잊지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