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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으로 변한 잎의 포인세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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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모양이 아름다운 구상나무 |
포인세티아의 생김새와 특징
◇ 가문: 대극과(Euphobiaceae)
◇ 세계 공통 이름: Euphorbia pulcherrima Willd. ex Klotzsch
[포인세티아의 이름에 대하여]
Joel Roberts Poinsett(1779 –1851)
멕시코가 고향인 포인세티아는 잎이 붉게 변하는 특징으로 홍성목(紅星木)이라고도 부릅니다. 포인세티아의 종소명인 pulcherrima는 라틴어로 ‘가장 아름다운’이라는 뜻으로 꽃처럼 아름다운 빨간 잎의 특징을 의미합니다. 또 ‘포인세티아’라는 이름은 식물학자이며 의사인 Joel Roberts Poinsett(1779 –1851)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그는 멕시코 대사로 근무하던 중 멕시코 남부 지방에서 포인세티아의 녹색 잎이 붉게 변하는 것을 보고 그 신기함에 매혹되어 1828년에 이 식물을 미국으로 가져왔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크리스마스에 화려한 붉은색의 포인세티아를 보며 크리스마스를 더욱 풍성하게 즐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식물 이름은 식물을 발견하거나 식물에 기여한 공이 큰 사람의 이름을 붙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새로운 생물을 발견하여 이름을 어떻게 붙일지 고민하는 기회가 오면 좋겠습니다.
[포인세티아의 생김새]
포인세티아는 열대 떨기나무이며, 줄기는 곧추서고 높이는 약 1m입니다. 잎은 줄기에 어긋나게 달리며, 잎자루는 깁니다. 잎몸은 넓은 바소꼴 모양이며, 잎의 양끝이 좁으며,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이거나 2∼3개로 얕게 갈라집니다. 가지와 원줄기 끝에 달린 잎은 마디 사이가 짧기 때문에 돌려난 것같이 보이며, 붉은색으로 변하면 꽃같이 아름다워 사람들이 꽃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인세티아의 붉은색 포와 가운데의 꽃차례
잎이 변형된 포(bract)의 중앙에는 10여 개의 꽃이 모여 꽃차례를 이루고 있는데, 꽃은 11월-1월 경 연한 노란빛을 띤 녹색으로 달립니다. 꽃의 지름은 6㎜ 정도이며, 곁에 노란색의 커다란 꿀샘이 있습니다. 꽃차례를 둘러싼 총포는 종 모양이며, 옆면 벽에 큰 선점 1개가 있습니다. 그 속에 수꽃과 암꽃이 1개씩 있으며, 암꽃대는 길게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열매는 10월에 익습니다. 이제 포인세티아의 녹색 잎이 어떻게 붉게 변하는지 알아볼까요.
[포인세티아의 녹색 잎이 붉은색으로 변하는 원리]
크리스마스가 돌아오면 포인세티아는 꽃을 피우며 잎이 뿔게 변하는 특징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장식 식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겨울철 화분으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식물입니다.
포인세티아는 온도가 내려가면 잎이 붉은색으로 변하는데(사진 7), 18도~24도 사이에서 꽃이 피며, 온도가 높으면 꽃 피는 시기가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포인세티아는 해가 비치는 시간이 하루 중 12시간 15분 이하로 될 때 꽃눈을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0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의 시기에 해당하며, 해가 비치는 시간과 함께 온도도 영향을 미칩니다.
포인세티아의 잎이 붉게 변하는 것은 바로 낮과 밤의 길이에 따라 일어나는 반응 즉 광주기성(photoperiodism)에 의한 것입니다. 식물체에는 빛을 흡수하는 화학물질인 피토크롬(phytochrome)이 존재하여 낮에 빛을 받으면 PR(Red Form)이 PFR 형태로 전환되는 반면, 빛이 없는 밤에는 PFR(Far-Red Form) 형태가 PR로 전화되므로 밤시간이 길어지면 잎이 빨갛게 변하는 것입니다.
피토크롬의 두가지 형태
포인세티아의 붉은색 잎을 보기 위해서는 밤 시간의 길이를 잘 조절해주어야 합니다. 만일 밤 시간의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꽃눈이 형성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잎의 색깔도 변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포인세티아의 독성]
포인세티아가 속한 대극과의 식물은 대부분 식물체를 잘랐을 때, 고무진과 같은 유액이 분비되는 특성이 있습니다(사진 8). 대부분의 대극과 식물의 즙은 독성이 있으나 포인세티아의 즙에는 독성이 매우 약하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하이오 대학의 연구 결과, 몸무게 50파운드인 학생이 500-600개 이상의 잎을 먹었을 때, 구토 등의 부작용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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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세티아의 녹색과 빨간색 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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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세티아 줄기를 자를 때 분비되는 흰 유액 |
아름다움에는 독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아름다운 포인세티아에 독성이 약하다니, 이제 실내에서도 포인세티아를 안심하고 기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식물 자원임에도 해외로 유출되어 다양한 품종으로 개발되어 크리스마스 트리로 인기가 높은 구상나무에 대해 알아볼까요.
구상나무의 생김새와 특징
◇ 가문: 소나무과(Pinaceae)
◇ 세계 공통 이름: Abies koreanaE.H.Wilson
한라산의 구상나무 잎과
구상나무의 영문 이름이 ‘Korean Fir’이며,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한라산, 지리산 등자에만 살고 있는 한국 고유식물입니다. 특히, 한라산의 고도 약 1300-1600m인 지대에 큰 무리를 이루어 살고 있습니다.
구상나무는 늘푸른 바늘잎나무로 키는 10~15m입니다. 바늘잎은 짧고, 끝이 살짝 갈라져 오목하게 패고 뒷면에 뚜렷한 숨구멍줄 2개가 있습니다. 6월이면 암구과와 수구과가 한그루에 함께 생기는데, 수구과는 황갈색으로 길이 1cm이며, 5~10개가 달리립니다. 암구과는 수구과보다 길이가 조금 더 길며, 짙은 자주색입니다. 수정 후 9월이 되면 녹갈색 또는 자갈색 구과는 원통 모양으로 하늘을 향해 곧게 섭니다.
잎 뒤에 나란히 나 있는 기공선이 희기에 멀리서 보면 나무 전체가 은녹색으로 보이며, 모양이 아름다워 정원수로 많이 심어 기릅니다. 생김새가 분비나무와 비슷하지만 구과의 크기가 분비나무 보다 적으며, 잎 뒷면이 더욱 뚜렷한 흰색이며, 구과에 달린 포편의 끝이 뒤로 젖혀지는 특징으로 분비나무와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한라산을 방문한 영국의 식물학자 어니스트 헨리 윌슨 / 사진출처 : http://www.arboretum.harvard.edu
한라산에 살고 있는 구상나무를 새로운 종으로 발표한 사람은 아쉽게도 우리나라가 아닌 영국의 식물학자 어니스트 헨리 윌슨(1876~1930)입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일제시대이므로 학문적 기반이 매우 빈약하였습니다. 당시에 프랑스 신부이며 왕벚나무 표본의 첫 채집자이기도 한 타케(1873~1952)와 포리(1847~1915)는 1901년부터 수십년 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만여 점의 식물종을 채집해 서구에 제공하던 중 포리는 1907년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동안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채집하여 당시 미국 하바드대 아놀드식물원의 식물분류학자인 윌슨에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포리는 이 표본이 분비나무라고 생각했지만 윌슨은 이 표본을 보면서 분비나무와 다른 종이라는 생각으로 1917년에 직접 제주를 찾아 왔습니다.
그는 타케와 일본인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과 함께 한라산에 올라 구상나무를 채집을 하였고, 1920년 구상나무라는 새로운 종을 발표했습니다.
윌슨은 이 나무를 제주도 사람들이 ‘쿠살낭’이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구상나무라 이름 지었습니다. 제주도 방언에 의하면 ‘쿠살’은 성게, ‘낭’은 나무를 뜻하는 것으로 구상나무의 잎이 성게 가시처럼 생겼다고 해서 쿠살낭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한편, 윌슨과 함께 제주도 채집 여행을 했으며, 한반도의 식물 대부분을 조사하며 우리나라 식물학에 큰 역할을 했던 일본의 식물학자 나카이는 구상나무를 분비나무와 구별하지 못하여 자신이 신종으로 발표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억울해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구상나무가 새로운 종으로 태어난 것을 보며, 식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 결과를 정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호랑가시나무의 생김새와 특징
◇ 가문: 감탕나무과(Aquifoliaceae)
◇ 세계 공통 이름: Ilex cornutaLindl.
호랑가시나무의 전체 생김새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식물 중 하나가 바로 호랑가시나무입니다. 이 식물의 영문이름은 Chinese Holly이며, holly는 ‘진실’을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호랑가시나무라는 이름은 호랑이가 이 나무의 잎에 붙은 가시로 등을 긁는다 하여 호랑이등긁기나무라고 부르다가 호랑가시나무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중국에서는 이 나무의 가시가 고양이 발톱을 닮았다 하여 묘아자나무라고 부르며, 줄기가 개의 뼈를 닮았다 하여 구골나무라고도 부릅니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음력 2월 1일, 농사를 시작하는 첫날인 영등날에 호랑가시나무를 꺽어서 정어리 머리에 꿰여 처마 끝에 매달면 나쁜 잡귀가 물러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호랑가시나무의 잎은 두껍고 육각형의 모서리에 뾰족한 가시가 있다.
중국과 한국에 제한적으로 살고 호랑가시나무는 남부지방의 해변가 낮은 산의 양지에서 자라며 높이 2∼3 m이며, 가지가 무성하며 털이 없습니다. 잎은 줄기에 어긋나게 달리며, 두꺼우며 윤기가 있고 타원상 육각형이며 각점이 예리한 가시로 되어 9-10월에 영그는 빨간 열매와 함께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애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호랑가시나무는 심장을 튼튼하게 하며, 정신을 맑게 하는 성분이 있어 한방에서는 자양강장제 또는 해열제로 사용합니다. 이렇듯 호랑가시나무는 크리스마스 장식 뿐 아니라 약재로 이용되는 우리의 소중한 자원 식물입니다.
감탕나무속(Ilex)에 속하는 호랑가시나무의 친척인 유럽호랑가시나무(Ilex aquifoliumL.)는 서양 문화에서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장식 즉 화환이나 조명과 크리스마스 카드에 자주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상징물입니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사람들이 호랑가시나무류를 귀한 나무로 여기며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외에도 축복을 받는 나무 또는 축복을 주는 신성한 나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반기생 생활을 하는 크리스마스 식물에 대해 알아볼까요.
겨우살이의 생김새와 특징
◇ 가문: 단향과(Santalaceae)
◇ 세계 공통 이름: Viscum albumL. var. coloratum(Kom.) Ohwi
[겨우살이의 생김새와 특성]
겨우살이는 참나무류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숙주나무에 반기생 식물로 둥지같이 둥글게 자라 지름이 1m에 달하는 것도 있습니다. 잎은 줄기에 마주나게 달리며, 다육질이며 잎자루가 없습니다. 가지는 둥글고 황록색으로 털이 없으며 마디 사이의 길이는 3∼6cm입니다.
꽃은 3월에 황색으로 가지 끝에 피고 꽃대는 없으며, 작은 포(苞, bract)는 접시 모양이고 암수딴그루입니다. 꽃잎과 꽃받침의 구별이 없는 화피는 종 모양으로 끝이 4갈래로 갈라져 있습니다. 열매는 둥글고 10월에 연노란색으로 영급니다. 과육이 잘 발달되어 산새들이 좋아하는 먹이가 되며 이 새들에 의해 나무로 옮겨져 번식합니다.
한편 1917년 독일의 의학자 Rudolf Steiner에 의해 창안된 겨우살이류의 추출액을 암 치료에 사용하는 미술토 요법은 현재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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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살이의 잎과 열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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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 |
[미슬토(Mistletoe)의 특징]
미슬토는 단향목(Santalales)에 속하는 식물을 일컫는 말입니다. 미슬토는 원래 단향과에 속하는 유럽겨우살이(Viscum albumL.)를 의미하는 것이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슷한 자생지에 사는 다른 속, 다른 과에 속하는 기생식물의 여러 종을 포함하는 의미로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유럽겨우살이(Viscum albumL.)는 각 마디마다 잎이 어긋나게 달리는 상록 떨기나무로 이른 봄, 가지 끝에 작은 노란 꽃이 잎 사이 홈에서 핍니다. 열매는 즙이 많은 장과입니다.
미슬토 열매는 사람에게는 독성이 있지만 새들에게는 먹이가 됩니다. 씨는 끈적한 액에 싸여 있으며, 끈적한 액체는 나중에 딱딱해져서 씨가 발아할 때 숙주인 나무의 가지 안을 파고들 수 있는 특별한 흡착근을 형성하여, 숙주나무에서 잎에 필요한 양분과 수분을 빨아들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겨우살이류인 미슬토는 신성한 식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미슬토는 나무 위에서 자라며, 뿌리가 없고 단지 휘묻이 가지만으로 숙주 나무에 자리를 잡고 광합성 작용을 통해 필요한 유기 영양소를 스스로 합성하면서도 봄 계절에 숙주나무에서 유기 물질의 대부분과 수분을 공급 받습니다. 미슬토는 다른 나무에 기생하면서도 숙주나무를 죽이지 않고 겨울에 꽃과 열매를 맺는 신기한 식물입니다.
[미슬토 아래 입맞춤(kissing under the mistletoe)의 유래]
크리스마스 휴일에 미슬토를 문 위에 걸어놓는 것은 미국인의 오래된 전통이자 풍습입니다. 서로에게 호감을 가진 남녀가 미슬토가 걸린 문 앞에서 만나 키스를 하게 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옛날 켈트족 시대에서 시작되었는데, 그들은 미슬토가 기적적인 특성을 지닌 신성한 식물로 여겨 미슬토 주변에서 두 적군이 마주치면 그 날은 싸움을 하지 않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즉 미슬토는 우정과 친선을 의미하는 상장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크리스마스 식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보았습니다. 여러 나라의 문화 속에 담긴 식물 이야기를 보니, 식물은 오랜 옛날부터 우리와 함께 생활해 온 친구임이 분명합니다.
이번 연말에는 부모님과 함께 거리의 크리스마스 트리과 장식을 감상하며, 재야의 종소리들으며 희망찬 새해를 계획해보는 것은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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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만들어진 크리스마스 트리 또는 장식에 사용된 식물의 종류와 특징을 알아봅시다.
※ 이글은 권희정센터장님이 LG사이언스랜드>척척박사연구소> 따끈따끈 과학에 연재한 글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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