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주민제안사업 참여팀 인터뷰
마을기자단 김수연
2021. 4. 15.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어 환경 지킴 운동을 시작한 시니어들의 유쾌한 모임, 마을 공모사업의 에코가디언 양강순님을 만났다.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중랑구 환경 지킴이 원더우먼이 되기까지의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환경은 우리만 쓰는 것이 아니라 빌려서 쓰는 거예요.”
에코가디언은 어떤 모임인가요?
중랑구의 시니어들이 우리 손자들을 위해서 뭉쳤어요. 우리는 너무 좋은 환경에서 자라났거든요. 어려서부터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았는데 요즘 애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더 좋은 환경을 물려줄 수 없을까? 고민했죠. 자연을 좀 더 아끼고 오염시키지 않는 방법이 없을까, 라는 고민을 한 시니어들끼리 모였고 그게 에코가디언이 됐어요.
활동의 계기가 있었을까요?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환경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 있어요. 그때 쌀뜨물에 대해 들었어요.
한강 물을 오염시키는 원인 70% 이상이 뭔지 아세요? 쌀뜨물이에요. 우리 수도요금을 보면요, 상수도 요금보다 하수도 요금이 더 많아요. 하수처리 정화 경비가 더 많이 든다는 거죠. 집에 와서 수도요금 청구서를 보니까 그 말이 맞더라고요. 그때였던 것 같아요. 환경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부터 시작된 활동이에요. 강의를 들으면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여럿 만났어요. 우리끼리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는 고민하고 지역사회에 활동하다 보니 에코 가디언이라는 예쁜 이름까지 붙여진 단체가 된 거죠.
지금까지 해온 활동들을 소개해주세요.
일상에서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천연비누를 만드는 거죠. 천연 수세미도 만들고요. 화장품도 천연으로 만들었어요.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천연 손소독제도 인기가 많았어요.
작년 동안 우리가 만들었던 건 커피 찌꺼기 화분과 천연 비누였어요. 비누를 만들고 비누가 굳을 때까지 커피찌꺼기로 화분을 만들어요. 화분이 마를 때까지 수세미를 짜고요.
앞으로의 고민은 커피 찌꺼기 화분을 어떻게 하면 좀 더 튼튼하게 만들 수 있을 지예요. 습도가 높은 날에는 쉽게 부서지더라고요. 내구성을 어떻게 하면 더 올릴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죠.
“우리 활동의 원동력은 나눔이에요. 엄마들이 자식들 반찬 싸줄 때 행복해하잖아요. 그런 느낌이에요. 나눔 활동은. ”
활동의 원동력은 어떤 건가요?
예전에 우리가 비누 같은 걸 만들면 많이 만들었어요. 솔직히 우리 같은 할머니들이 비누 만드는 거, 너무 힘들어요. 한 여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비누 재료들을 큰 솥에 중탕하죠. 계속 저어줘야 하거든요.
비누를 만들고 나면 캠페인을 시작했어요. 어린이들, 어르신들에게 우리 이야기를 들려줘요. 처음에는 비누를 파는 건줄 알고 사람들이 잘 안 와요. 그러면 우리가 할머니들이 만든 비누예요. 이거 그냥 나눠주는 거예요. 라고 외치면 사람들이 왔죠. 사람들이 좀 모이면 환경에 관해 설명하죠. 환경을 아끼자고, 쌀뜨물을 버리지 말자고. 그러면 순식간에 비누가 동나요. 다들 좋아하면서 가져가거든요. 우리 말을 깊게 들어주고, 할머니들이 좋은 일 하시네요, 환경이 이렇게 심각한지 몰랐어요. 아껴야겠어요. 등 다들 엄청나게 좋아했어요.
우리의 활동 원동력은 여기에서 나와요. 나눔이죠. 우리의 말을 들어주는 주민들에게 예쁘게 만든 비누들을 나눠주고 환경에 대해 알리면 비누를 만드는데 들었던 피로와 노고가 모두 잊혀요. 나눠 주는 게 너무 행복해요. 엄마들이 자식들 먹으라고 음식 잔뜩 만들어서 싸주면서 행복해하잖아요. 그 마음이에요. 그래서 작년에 너무 힘들었죠. 코로나로 나눔을 못 하니까요. 우리 얘기를 들어준 사람들이 모두 다 환경보호를 실천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렇지 않다는 걸 알죠. 우리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 중에 몇 명이라도 환경보호를 실천한다면 그게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이에요. 우리 목표는 캠페인을 더 크게 열어서 더 많은 사람에게 환경보호를 알리고 나눔을 실천하는 거예요.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팁을 한 가지만 주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분리수거요. 분리수거가 가장 중요하고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예요. 특히 올바른 방법으로 분리수거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우유 팩 같은 것도 헹궈서 말려야 해요. 페트병 비닐도 따로 분리수거 해야 하고요. 이게 사소한 일이지만 꽤나 번거롭거든요. 버릴 때 조금만 신경 쓰면 되니까 분리수거를 추천하고 싶네요.
마을 공모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공모사업은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거예요. 우리 에코가디언도 공모사업이 없었다면 그저 주민 모임에 그쳤을지 몰라요. 우리 에코가디언이라는 자동차에 마을공모사업은 기름을 넣어 줬죠. 원동력이 됐어요. 마을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싶은데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못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제도예요. 마을에서 꾸는 꿈을 실현할 수 있게 해주죠.
더 확대됐으면 좋겠어요. 주민들이 마을공모사업을 통해 화합도 되고 단결도 되는 거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