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마무리하며,
어느덧 2022년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보면 숫자로 표시된 연월일이 큰 의미가 없겠지만, 사람들 만나고 어울려 살려면 날짜와 시간을 맞추어야 되니 일주일 한 달 한해를 정리해 가야한다. 먼저 2022년은 내가 살았거나 살 날 중 2자가 가장 많이 들어간 해가 될 듯하다. 아무래도 2222년까지는 살 수 없을 것 같으니....2022년을 마무리하며 특별할 것도 없는 한해지만 정리해 보자.
먼저 경제연구소는 외부 용역사업 등을 수행하여 재정적으로 최소한의 수지타산을 맞춘 한해였다. 내년은 어찌될지 모르지만... 수고한 동료들에게 조금씩 보상은 해줄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주목을 받을 만한 책이나 연구업적을 내지는 못한 점이 아쉽다. 내가 더 열심히 했어야 했지만 의욕이 계속 떨어져 어쩔 수 없었다. 연말 연초에 늘 되뇌는 말인 “내년에는 또 올해는, 좀 더 잘해 봐야지.”하며.. 기대와 희망을 가져보고 있다. 바람이지만 사라진 한국경제의 담론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 지펴 보고 싶다.
둘째, 이곳 도고의 생활은 점점 익숙해지면서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 반대로 특별한 것이 줄면서 흥미도 줄어든다. 인생이 아마 비슷할지도 모른다. 올봄에 새로이 심은 묘목(석류, 개량개암, 대왕앵두, 무화과) 중에서, 심한 봄 가뭄으로 석류는 죽었고 개량개암과 대왕앵두는 내년에 상태를 봐야 할 정도로 좋지 않다. 2-3년 전에 심은 감나무와 밤나무는 대부분 잘 자라고 있는 편이다. 호박은 봄 가뭄 시에 모종에 열심히 물을 준 덕으로 농사가 잘 됐다. 특히 생으로 먹을 수 있는 호박은 올해 처음 씨를 얻어 심었는데 생으로 먹을 때의 맛이 고구마 맛과 비슷해 괜찮았다. 고라니와 멧돼지 때문에 고구마를 심지 않는 나에게는 좋은 대체 작물이 될 듯하다. 토종오이와 함께 내년에도 많이 심을 계획이다. 입 채소와 가지 토마토 풋고추 등의 농사는 잘 된 편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내가 먹을 정도는 됐다.
셋째, 한국경제는 밑천이 들어나기 시작한 해일 것 같다. 집값과 집세, 식량과 에너지 등 국민생존을 위한 기본재의 수급, 수출경쟁력과 성장능력 등이 모두 어려워지고 있다. 저금리와 문정부의 황당한 정책으로 미친 듯 올랐던 집값과 집세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얼마큼일지 모르겠지만 장기간 하락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정상화 과정일 수 있다. 식품과 에너지가격은 엄청 올라 국민의 고통이 컸다. 앞으로 식품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구하기 어려운 시기가 곧 올지도 모른다. 농업에 대한 무관심과 잘못된 정책의 결과일 것이다. 한국보다 지리적 여건이 나쁘지만 식량자급률(곡물자급률 스위스 50%, 한국 25% 정도)이 높은 스위스, 개방경제의 선진국이면서도 농업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네덜란드 사례를 볼 때 한국 농업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에너지정책도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보다 에너지절약정책이 우선되어야할 듯하다. 아직 어떤 에너지가 인류의 생존을 위해 더 중요한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수출경쟁력과 성장동력도 크게 약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도 부진하다. 주가는 코로나 초기에 급락하였으나, 동학개미운동과 저금리 덕에 크게 올랐다가 많이 떨어지고 있다. 한국 주가는 저평가 이야기가 항상 나오지만, 부동산투자에 비해 불리한 투자환경, 일부 대주주의 횡포와 정부의 무관심, 한국경제의 불투명한 장기전망 등을 감안할 때 미국 주식보다 수익 기회가 적을 것 같다. 수출은 세계 반도체 경기가 나빠지면서 부진해지고 있다. 다른 분야가 얼마나 보완해줄지 모르겠다. 다행히 원유 등 에너지가격이 안정되면서 경상수지는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식량과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는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가 생존의 전제조건 중의 하나이다. 앞으로 가장 관심을 갖고 보아야할 경제지표가 수출과 경상수지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농촌의 대표적 난방 연료인 등유의 가격이 3년 전 보일라 교체할 때보다 2배 올랐다. 디젤차 연료인 경유 가격이 오른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도 언론에서 거의 다루어주지 않는다. 농촌의 생필품인데 말이다. 농촌 사람은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을 하는 대표적 예일 것이다. 정부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등유 가격도 도시가스 가격정도만 올랐을 것이다. 이러니 농촌이 소멸될 수밖에 없다. 아무튼 한국은 더불어 사는 나라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 요즘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는 어떻게 하면 에너지(등유)를 적게 쓰고 추운 겨울을 나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은 따뜻한 겨울을 나기 바란다.
첫댓글 솔재지킴이님, 올 한해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새해에도 송현경제연구소가 나라 경제 발전과 국민 삶의 질 개선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정책 제안과 함께 소소한 실생활 분야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실 것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렇게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