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난방비 폭탄
2023년 1월 하순, 대한이 지났지만 여전히 춥다. 세상의 모든 일이 끝이 있듯이 추위도 머지않아 끝날 것이다. 이 추운 겨울에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 중의 하나는 난방비 폭탄이다. 그나마 민생과 관련된 주제인지라 다행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정치권 간의 공방이 핵심이다. 전 정권이 무리하게 도시가스 요금을 동결해서 그렇다. 이번 정권이 난방비 지원을 깎아서 그렇다. 하며 서로 싸우고 있다. 보여주기 식 싸움박질인 듯하다. 양쪽 모두 말만 무성하지, 무언가 국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것 같지는 않다.
난방비 폭탄이란 말은 원래 농촌주택의 난방비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에 도시 사람이 농촌으로 가지 말라는 이유 중의 하나로 많이 거론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난방비 폭탄이 도시가스 요금 때문에 도시사람들의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면 농촌의 난방비폭탄은 없어졌나? 그렇지 않다. 농촌의 대표적 난방연료는 등유이다. 등유가격은 정부(신구 정권 모두)의 관심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간 거침없이 올랐다. 도시가스 요금인상에 따른 충격이 일반 폭탄 급이라면, 등유가격 인상에 따른 충격은 핵폭탄 급일 것이다. 그러나 농촌사람은 국민 중 얼마 안 되기 때문에 그냥 무시당하고 지나가는 것이다. 농촌사람도 값싸고 편한 도시가스를 쓰고 싶어 하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많은 농촌 사람이 화목 난로나 화목 보일러를 더 열심히 때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난방은 생존을 위한 필수 수단이다. 냉방은 좀 더 쾌적하게 지내기 위한 수단인 경우가 많지만, 난방은 안 되면 죽을 수도 있다. 난방은 식량과 같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분야이다. 정부는 국민들의 난방시스템을 효율적 합리적으로 구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다. 10여 전에 농촌에서 잠시 유행했던 것이 심야전기 보일러였다. 보일러 가격이 엄청 비싸고 한전이 심야전기 요금을 대폭 인상하여 이제는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지열난방은 괜찬하 보이지만 비싼데다가 환경문제가 제기되기도 하고, 고장이 잘난다 하여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엄청 보급한 태양광을 농촌주택의 난방과 연결시키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효율적이었을 듯하다. 도시사람의 기본 난방수단인 도시가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깨끗해 보이지만, 미세먼지만 적을 뿐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석탄과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이것도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대안이 필요하다.
요즘 내가 관심 있는 일 중의 하나는 저렴하고 편하면서 환경파괴를 덜 하는 난방수단을 찾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을 열심히 해보고 전문가라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 특히 공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참으로 어려운 과제이다. 대안이 찾아져도 판단할 능력이 거의 없다. 한국은 각자 도생해야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래도 계속하고 있다. 올해는 그저 추위가 빨리 끝나기만 기다리면서 에너지 절약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 사용하는 방법은 집안 전체의 난방과 부분 난방을 적절히 조화시켜 체감 난방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집안 전체의 난방은 기름보일러를 쓰고, 부분 난방은 전기 온풍기와 전기 매트를 사용한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추었는데 기름을 적게 쓰고 더 따뜻하게 지내고 있는 듯하다. 노력하면 효과는 조금 있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