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과 친환경 농업
올해는 봄 가뭄이 심하다. 5월 초에 비가 조금 오고, 29일인 오늘까지 비다운 비가 안 왔다. 여기에다 낮에는 햇살이 쨍쨍 좋아 거의 30도 가까이 온도가 오르고, 바람이 많이 부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땅이 바싹바싹 마른다. 올해 심은 묘목과 5월 초에 정식한 모종들이 일부 죽어가고 있다. 작년에 옮겨 심은 나무들도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포도와 다래 머루는 지금 한창 새순이 나와 자라야 하는데 물이 부족해 수세가 약하다. 오래된 매실나무까지도 일부가 잎이 시들고 있다.
가뭄에는 아마추어 농부들이 더 힘들다. 프로 농부들은 대부분 지하수를 이용한 관수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전기만 조금 쓰면 물 걱정은 덜 한다. 전기료도 농업용이라 훨씬 싸다. 요즘은 물주는 일이 농사일의 대부분이다. 집에 빗물을 받는 큰 통 2개와 2평쯤 되는 조그만 연못이 있어 이 물을 물조리개나 큰 주전자에 담아 작물에 물을 주고 있다. 일주일 전쯤부터는 이 물도 거의 떨어져 수돗물을 주고 있다. 수돗물은 야채 씻은 물 등을 통에 모아주고 있다. 물을 모으고 다시 밭에 주고 일손이 많이 간다. 다행히 이웃의 프로 농부님이 우리 밭쪽으로 지하수 관을 연결해 고래통이라 불리는 큰 물통에 지하수를 가득 채워 주셨다. 요긴하게 쓰고 있다. 고래통은 땅에 묻어 저장고로 쓰려고 사놓은 것인데, 장마철에 솟아올라 쓰지 못하고 밭 한구석에 버려둔 것이었다. 농촌에서는 무엇이든 언젠간 필요할 때가 있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비가 와야 나도 편하고 작물들도 잘 자랄 텐데, 뜻대로 안 되는 일이다. 일기예보를 보니 다행히 내일 새벽부터 비소식이 있다. 많지는 않지만 밭작물의 급한 해갈은 될 정도이다. 내일 일기예보는 어느 정도 맞으니 맘 편하게 기다려 보는 중이다. 경제학에서 오래 된 개그가 있다. 경제학자가 내일의 주가나 환율을 55%의 확률로 계속 맞추면 노벨경제학상을 타는데, 기상예보관은 내일의 날씨를 55%의 확률로 계속 맞추면 해고된다고 한다. 요즘은 기상변화가 심해 어떨지는 모르겠다.
이번 가뭄이나 재작년의 폭우 등을 두고 기상 이변의 전조 증상이라는 말이 있다. 잘 모르겠다. 가뭄은 늘 있어 왔으니, 그런 가뭄 중의 하나인지. 기후변화의 전조인지 지나봐야 아는 일이겠지만, 지구의 환경은 지켜야 한다. 사람이 살면서 개발이나 문화라는 이름으로 지구를 너무 파괴해 가고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지구의 환경을 지키는 일인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탈원전을 꼭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탈탄소가 우선이라는 사람도 있다. 비전문가로로서는 헷갈리지만, 빙하가 사라지고 날씨가 계속 더워지고 있는 것을 보니 온난화는 진행되는 듯하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작은 것이지만 친환경농업의 정의와 지원제도 등을 정비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친환경농업으로 분류되는 것은 유기농 무농약 저농약 저탄소 GAP(good agricultual practices)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조금씩 다르고 복잡해 많은 농민이나 소비자가 알기 어렵다. 이것을 통합 단순화하여 알기 쉽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준을 농약이나 화학비료의 사용여부 보다는 생산과정에서 환경 파괴를 얼마나 적게 했느냐로 개선하는 것이 좋다. 몇 년 전부터 달걀에 닭의 사육환경에 따라 달걀에 등급번호(1번 방사,.....4번 열악한 닭장)를 적게 하면서, 닭 사육환경이 개선되고 소비자의 선택도 쉬워졌다. 유럽 등에서는 오래 전부터 하던 일이었다.
그리고 공익형 소농직불금도 개선된 친환경농업 기준에 맞추어 차등 지급해야 한다. 현재의 소농직불금제도에도 환경 조항이 있어 어기면 10% 감액되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소농직불금은 농지면적(1000제곱미터 이상, 5000제곱미터 이하)과 경작기간, 농촌거주 기간과 소득기준 만 맞으면 거의 자동적으로 연 120만원씩 지급된다. 작은 돈이 아니다. 공익형직불금제도가 이름대로 온난화 방지와 토양 보호 등의 공익성을 기대하려면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탈원전이나 탈탄소와 갗은 거창한 것보다 이런 작은 것들을 잘해야 지구 환경이 지켜지는 것 같다.
첫댓글 2019.8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달걀 표면 생산정보 표시제<그냥 제가 임의로 붙여본 명칭 ㅎ)는
산란일자(4자리), 생산자 고유번호(5자리), 사육환경번호(1자리) 순서로 찍혀 있습니다.
사육환경번호 1: 방사
2: 평사(넓은공간) 3: 작은 케이지
4: 공장식(좁은케이지)이며,
일반적으로 번호가 작은것이 비쌉니다.
* 사진은 우리집 냉장실에 있는 달걀입니다. (예전에 마지막번호 4번이 찍혀있는 달걀 보고 그걸 낳은 어미닭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 다음부터는 번호 확인 안하고 있답니다~ ㅋ)
관심과 격려 항상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