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10월 10일 0시에 개최하고 생방송 없이 녹화방송
- 외부적 의도보다 행사 효과와 의미를 극대화하려는 내부적 행사에 주력
❍ 김정은 위원장 연설은 대외메시지는 자제하고 대내 메시지 전달에 집중
- 김정은의 애민헌신 지도자상 부각
❍ 주요 무기 공개를 통해 군사력 분야 성과 부각 및 자위력 과시
- 김정은 시기 개발한 신형 무기 위주로 다양하게 열병식에 참여
- 새로운 전략무기로 북극성-4ㅅ형과 신형 ICBM 공개
- 핵무력의 지속적인 질량적 강화와 한반도 군사적 상황과 상대의 전력 증강을 고려한 선택적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첨단화 진행 표출
□ 주요 내용 평가 및 분석
❍ 열병식을 10월 10일 0시에 개최한 것이 특징
- 북한은 다양한 의도와 목적으로 행사시간을 결정하였을 것으로 보임. 그러나 대미/대남관계를 고려해 수위 조절이나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로우키(low-key)로 했다거나 한미정보당국의 정보자산의 탐지 회피 또는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은 열병식을 녹화방송으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짐.
-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 10월 10일 0시를 알리는 시계와 종소리 화면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하는 모습을 보여줌. 하루의 첫 시작인 0시에 모든 일을 제치고 열병식을 거행해 당 창건 기념일의 의미를 극대화하는 대내 이벤트적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함. 이러한 자정이벤트는 이미 신년행사도 있고 금수산궁전 참배 역시 당일 0시에 하곤 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것이 아님.
- 불꽃놀이, LED쇼, 전투기 심야 에어쇼 등 새로운 유형의 야간행사를 통해 오히려 현대화된 최신식 행사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행사 효과의 극대화를 노린 것일 수도 있음. 또한 북한의 전력 사정이 나쁘지 않다는 것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야간 대중 군중 행사를 통해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간접적으로 과시하고 있음.
* 북은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위대한 향도'를 20일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대규모 당창건 75주년 행사를 기점으로 코로나19 정국 탈피 선언하고 일상으로의 복귀 시도 가능성
❍ 인민중심의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과 눈물
- 일단 김정은 위원장 연설에 직접적인 대미·대남 메시지는 없었음. 전체적으로 대외적 메시지는 절제되면서도 대내적으로 인민을 중시한 내용으로 구성됨.
- 연설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고맙습니다”임. “하늘과 바다 같은 우리 인민의 너무도 크나큰 믿음을 받아안기만 하면서 제대로 한번 보답도 따르지 못해 면목이 없습니다”라며 “노력과 정성이 부족해서”라고까지 언급하고 울먹이는 장면을 연출함. 이는 김정은식 통치방식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인간적인 애민 리더십(인민대중제일주의)이라고 할 수 있음.
- 그런 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나는 모든 당조직들과 정부, 정권기관, 무력기관들이 우리 인민을 위하여, 인민들에게 더 좋은 래일을 안겨주기 위하여 무진 애를 쓰며, 정성을 다해 일하도록 더더욱 엄격한 요구성을 제기하고 투쟁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발언한 점에서 嚴幹寬民'(간부에겐 엄격하고 백성에겐 관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음. 향후 8차 당대회 이후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당정군 통제에 보다 엄격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됨.
- 전반부에 전세계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보낸 것이나, “남녁 동포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보내며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바란다”는 멘트에 대해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 평가할 수도 있음. 그러나 큰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임. 단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에서의 종전선언 발언의 진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서해에서의 불행한 사건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속한 사과와도 연관해 남북관계의 고리만은 완전히 단절하지 않고 열어두고 가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임.
- 신형 SLBM과 ICBM 공개에 대해 대미압박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직접적인 대미비난이나 북미관계 관련 언급이 없었음. 오히려 대외적 메시지는 원론적이고 포괄적으로 군사력이 선제공격용 아닌 자위적 정당방위수단으로서 전쟁억제력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어떤 세력이든 북을 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든다면 반드시 응징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함.
- 자신들이 처한 국제사회에서의 특수한 위치와 경제적 어려움을 솔직하게 시사하고 있음. 이 점에서 북한이 내년 1월 8차 당대회 이후 북미관계보다 국제사회에 대한 다변화된 대외정책을 추진할 가능성도 열려 있음.
❍ 다양한 신형무기와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
- 신형 대전차용 장갑차, 152mm 신형자행포(자주포), 중국의 수출형 VT계열과 유사한 신형탱크 등을 전반부에 공개 - 공개한 방사포(다연장포)는 5종으로 122mm(개량), 240mm 방사포와 발사관이 4,5,6연장인 3종의 초대형방사포(400mm급 추정)임. 다양한 대구경의 방사포를 중점 개발하는 것은 한반도 차원에서 재래식 억지력을 극대화 하려는 것으로 보임. 3종의 초대형 방사포는 발사차량과 발사관의 수만 다를 뿐 동일한 구경의 동종 방사포탄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함.
* 북한이 시험발사를 실시하면서 대구경조종방사포와 초대형방사포 두 가지 명칭을 사용하고 차량이나 발사관수에도 차이가 있었음. 북한이 공개시 일부 사진을 흐리게 처리하여 400mm와 600m 서로 다른 두 종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열병식 영상에는 동일한 구경(400mm급)으로 보임. 이번 열병식에 300mm방사포는 식별되지 않음
- 신형 대함 대공 미사일 다수를 공개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음. 대공 레이더가 포함된 신형 저고도 대공체계에 이어 러시아의 S-300/400과 유사한 3종의 대공미사일을 공개함. 이는 6.25 전쟁 이후 공습에 대한 공포감과 미국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우리의 F-35 도입 등 킬체인 구축에 위협을 느끼고 대공 방어에 우선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증거임.
- 공개한 북극성 4형 외측에 북극성-4ㅅ라고 적혀있고 방송멘트로 수중전략탄도탄이라고 소개함. 아직 발사한 적이 없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사진상 지난해 2019년 10월 2일 발사한 북극성 3형(직경 1.5~1.6m)과 외형적으로 비슷해 보이지만 영상 속 앞쪽에 앉아 있는 군인과 비교해 직경이 다소 더 증가한 1.8~2m 정도로 보임. 직경이 커진 만큼 기존의 잠수함보다는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신형잠수함에 탑재할 것으로 보임. 또한 북극성계열이 고체연료 엔진이라는 점에서 직경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고체연료를 굳히는 기술이 향상되었고 사거리도 늘어나 최대사거리 3,000~4,000km 이상으로 평가됨.
- 추가적으로 고체연료의 직경이 커졌다면 공개한 SLBM(북극성-4형)뿐만 아니라 고체연료엔진을 사용하는 지상발사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북극성 2형(사거리 2,000~3,000km, 괌)을 추가 발전시키고 있을 것으로 예상됨. 액체연료엔진을 사용하는 화성계열의 동사거리대의 탄도미사일인 화성-12(사거리 5,000km 이상, 알라스카/하와이)를 대체하는 지상발사형 고체연료엔진탄도미사일도 개발하고 있을 것으로 봄. 궁극적으로는 ICBM까지도 고체연료엔진으로 교체하기 위한 개발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음.
- 후반부에는 최근 선보인 일명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에이태킴스라고 부르는 단거리 지대지 전술유도무기를 선보임.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경우 발사차량이 차륜형과 궤도형을 두 가지를 공개했고 북한판 에이테킴스는 궤도차량을 이용함.
- 대미를 장식한 새로운 ICBM은 발사차량(TEL)이 11축 차량이라는 점에서 길이는 약 23~24m, 직경(2.2~2.3m)도 증가한 것으로 보임. 이를 화성16형이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외형상 주엔진은 액체를 사용하는 기존의 백두산엔진 계열일 가능성이 높아 화성계열로 분류될 것으로 보임. 그러나 단순히 동일 엔진 한 개를 더 클러스터링해 1단을 3개로 했다기보다는 지난 12월 북한이 동창리 엔진시험장에서 실시한 엔진 시험과 연관된 개량된 신형엔진을 이용해 개발 중인 것으로 보여 향후 실제 시험발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 일부에서 새롭게 선보인 ICBM(화성 16형?)의 길이와 직경이 커진 것에 대해 사거리 연장을 한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단순히 사거리보다는 탄두의 중량 증대나 안정성, 신뢰성, 속도 증가에 따른 비행시간 감소와 요격 회피 등이 핵심일 가능성이 높음. 단순히 미사일의 길이와 직경이 커진다고 사거리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사일 자체 무게 증가로 사거리가 줄어들 수도 있음. 기존 화성 15형의 예상되는 사거리가 13,000km로 이미 미 본토 전역을 타격 가능하다면 굳이 사거리를 더 늘일 이유는 없음. 탄두 중량 증가 역시 반드시 다탄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
- 미사일을 크게만 만든다고 다탄두가 가능한 것은 아님. 다탄두를 위해 이동 수단인 미사일의 크기를 증가시키는 것은 기동성과 은밀성 등을 고려해 한계가 있음.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새로운 ICBM이 현존하는 ICBM중 세계 최대급이라는 점에서 이미 기동성과 은밀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 오히려 핵탄두의 소형화와 경량화 기술 향상이 있어야 다탄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기술수준을 고려해 보았을 때 시기상조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