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맞으며 토향고택의 도공은 새로운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것은 바로 천 개의 찻사발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들은 접어가며, 19일째인 오늘 300개가 넘어섰습니다. 천 개가 될 때까지는 당분간 다른 아무 것도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도전하고 있습니다. 손은 이미 갈라지고, 밤마다 바셀린을 발라가면서도 마음은 즐겁기 그지없는 듯합니다.
새벽에 일어나면 찻사발을 만나러 갑니다. 그 집념에 존경과 감탄을 보낼 뿐입니다. 즐거워서 하는 일이니 괜찮겠지 하면서도 손도 몸도 걱정이 됩니다. 운동 좀 하라고 잔소리라도 할라치면, 걱정 말라고 하루 몇 번씩 동네를 몇 바퀴는 돈다고 큰소리를 칩니다. 다음달 말쯤이면 천 개의 목표가 달성될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또 다른 도전에 들어가겠지요.
첫번째와 두번째의 사진은 제 성화에 못 이겨 초벌을 한 사진이며, 셋째 사진은 아직 초벌도 하지 않은 작품들입니다. 다 만들고 가마로 들여보내겠다는 걸 제가 졸랐지요. 여러 가지 빛깔의 유약을 발라 예쁘게 구워 달라고요. 몇 작품들은 이제 곧 재벌로 들어갈 것 같습니다. 무뚝뚝한 듯해도 번번히 이렇게 제 뜻을 존중해 주기도 한답니다.
옆에서 덩달아 배가 불러지는 제 마음을 아시겠습니까? 다양한 빛깔의 멋진 찻사빌들을 기다리며, 목표에 대한 끈기있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옆지기에게 격려의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2013년 1월 19일 토요일
첫댓글 저두 박수요 선생님~~ ^^*
도공주인도 찻사발들도 모두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