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을 함께한 순둥이가 떠나갔습니다.
작년에 내려와 일 년여 사랑을 듬뿍 주던 아들은 오랫동안 떠나려하는 순둥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마지막 기력까지 다하여 몸을 일으킨 순둥이는 떠나기 두 시간 전 지켜보는 아들의 앞으로 비틀비틀 걸어와 머리를 들이밀었습니다. 그것이 저를 사랑해 준 아들에 대한 마지막 인사였나 봅니다.
9일 전 목에 줄을 매단 채 암컷을 따라 나선 순둥이는 그날 내내 세찬 빗속을 헤매었나 봅니다.
찾으려 애를 써도 보이지 않고 돌아오지도 않는 순둥이에게 배신감마저 느꼈었는데, 교통사고를 당해 큰 부상을 입고 있었던 것입니다. 간신히 수소문해 치료를 했지만, 가망이 없어 곧 떠날 것이라는 수의사 말과는 달리 9일 동안을 우리 곁에 머물러 주었습니다.
순하기 그지없어 순둥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던 진돗개 순둥이는 먼 하늘 나라에서 사랑스런 별이 되었을 것입니다.
순둥아 잘 가.
산책을 함께하며 사랑으로 보살피던 젊은 주인은 순둥이가 머물던 자리에 고이 묻어 한 송이 민들레를 피워 주었습니다.
2018년 4월 15일
첫댓글 헐.
원빈이 닮았다고 하여 견빈이라 불리던 녀석이 그리 되었나요?
아직 한창 나이인 것 같던데.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어요.
저도 짠한 생각이 드는데.
네. 어린 손님이 지어준 이름 견빈. 아들은 순둥이라 불렀답니다.
아직 청년이라 하기에도 아까운 나이. 저리 떠나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