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 방문하신 손님이 열이틀 만에 또 오셨다. "우리 또 왔어요." 내가 제일 듣기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가 "우리 또 왔어요."이다. 얼마나 반가운 말이며, 다정한 말인가? 유명한 여행지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은 봉화이지만, 안동을 갔다가, 혹은 영주를 방문했다가 숙박하러 이곳까지 오시는 분들이 많았다.
"이거요~~." 들고온 봉지를 쑥 내미신다. 그냥 오시기만 해도 감사한데, 맛난 빵까지 사 오신 것이다. "우리 잘 쉬다 갈게요~~." 하시더니 밤 열한 시쯤 되었을까? 전화가 왔다. 남편이 무얼 잘못 먹었는지 배탈이 심하게 났다는 것이었다. 독채 용호정에서 맛난 것 해 먹을 거라시더니 큰일이네. 나는 얼마 전 아들 친구인 한의사가 주고 간 환약을 가져다 주었다.
다음날 아침, 아무래도 못 먹을 것 같으니 아침 간식은 주시지 말라는 전화가 왔다. 남편이 급히 가 약국에서 약을 사다 드렸는데 퇴실 시간쯤 밝은 얼굴로 나오시며 이제 괜찮아졌다고 인사하신다. "사장님이 어찌나 멋지신지 깜짝 놀랐어요."하며 웃는데 나는 피식 웃었다. 남편이 멋지다 하면 나도 몰래 피식 웃음이 나온다. "봄에 또 올게요~~. 그때 맛난 빵 듬뿍 사올게요." 앞 모습도 멋진 부부이지만, 뒷모습은 또 어찌나 멋지시던지~~.
오신 손님들은 가실 때 "또 올게요" 라는 인사를 많이 남기신다. 정말 재방문하시는 분들이 무척 많음에 감사를 드리며, 보답을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 비록 처음 만난 사이지만 우리 집에 머무신 인연은 결코 작은 인연이 아니다. 워낙 그릇이 작은 사람이라 제대로 보답을 하진 못하지만, 그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며, 감사히 감사히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해 본다.
사람과 사람 사이
김희선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강이 있다.
잔잔하고 평화로운,
마주하면 잠기고픈
살포시
마음 얹으면
흰여울로 안겨오는
오감차 중 첫 번째로 안든 둥글래차
손님이 가져오신 맛난 빵
아름다운 토향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