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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 스크랩 캄보디아인상기6-깜뽕? 6번국도
물밥강유홍 추천 0 조회 70 15.03.10 18:06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강변을 한바퀴 돌고 나와 보니 호텔 부근에 벽그림이 이쁜 건물이 있다.

 아이들 솜씨로 그린 것이겟다. 색은 밝고 형태는 분명하다.

 '프렌즈엔스텁'이라는 문구로 보아 엔지오활동과 관련한 건물이겠다 싶었다.

아침시간 몇몇의 아이들이 파란 대문안으로 들어가고 그 때 열린 대문틈으로 보니 하얀 셔츠에 진한 청색 바지 교복을 입은 아이 여럿이서

 비질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 '친구들의 집'이란게 학교겠거니 싶다.

정문 으로 가서 혹시 학교 방문을 해도 되냐고 물으니 아이들이 있는 시간이어서 불가능 하단다.

건물 앞에서 아이들 그림 사진 만 몇 장 찍어둔다. 

- 나중에 여행책자에서 보니 이 시설은 나름 유명한 곳이다. 이 지역에서 혼자 살아가거나 몸이 아프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학교에 갈 수없는 아이들을 위해

여행자를 대상으로 수익을 올리는 이 지역의 식당 호텔 커피숍과 여행자들의 기부로 살림이 꾸려지고 있었다.-

  이 그림만 보아도 이 학교는 참 따뜻한 학교중의 하나이리라.

또 다른 한 곳은  네팔 안나푸르나 3600미터 고원에 있는 티벳 망명청소년 학교다. 내가 아는한 그렇다는 거다. 

  이 학교 옆에 딸려있는 식당으로 들어가 아침식사가 되냐고 물었더니 열한 시쯤부터 시작한단다.

마음이라도 함께 하고 싶었는데 이 신세는 열 시 넘어서 깜뽕?가는 길로 발길을 옮겨야한다.

 

 

택시를 대절했는데 온 것은 승용차다.

'아니 이게 택시여?'

'예 이게 택시맞아요.' 본트은은 당연한걸  뭘 물여보냐는 감정을 담아서 대꾸한다.

' 캄보디아 택시는 이런 거예요'  어디를 보아도 택시라고 써 있지도 않았고 무엇보다도 지붕에 택시모자가 없었다.

그냥 편하게 우리식으로 자가용 나라시가 왔겠거니 여기기로 했다.

그나마 이 택시도 어제의 애 셋 키우는 툭툭에게 소개를 받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 차로 이동할 거리는 대략 백사십킬로미터 남짓. 고속도로가 뻥이라면 뭐 시간반 거리겠는데 기사는 네시간 요량은 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캄보디아의 대동맥, 프놈펜에서 씨엠립을 거쳐 태국국경까지 이어지는 6번 '비포장국도'에 오른다)

 

- 사진은 오토바이에 화물트레일러를 달아 운행하는 모또화물차다.

나무는 지천이어서 그 나무를 가공해 내다 파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본트은의 직업도 목수다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시원하게 도로를 달리다가 갑갑증이 일어 잠깐 쉬자고 합의하고 내린 거리 휴게소이다.

먼지에 차창을 열지 못하던 일행은 대기권 진입이라도 끝난 듯 차가 서자마자 마치 비상탈출하는 우주비행사 마냥 튕겨지듯이 차를 버렸다.

그리고 달려간 곳은 원두막 평상. 자동기억장치의 도움으로 담배일발 장전 그리고 .......???.

한국에서 가져온 연초 열곽은 사흘 만에 동나고 오늘부터는 현지브랜드 시연이 시작되었다..

 

이 조졸한 휴게소에는 충청도 보은에서 농사짓고 있는 이모님을 닮은 여인과 그녀의 아들인지 손자인지가 좀 아리까리한 열살 안쪽의 얼굴 귀여운 소년과

처음에는 수줍어서 얼굴도 못내놓던 스무살 너머의 여인이 함게 살고 있었다.

과자 몇 봉지 , 생긴 거만 아이스 박스에 담긴 생수 그리고 사자표 맥주 몇 병.

군것질 거리라도 사볼려고 하는데 뭘 사야 좋을지를 모르겠다.

그냥 깡맥주만 홀짝 거리고 있으려니 주인 아짐이 생선포 같은 것은  내놓는다.

뭐 이거라도 함 드실려면 드셔보시던지.. 뭐 그런 누이앙스. 

소년이 카메라에 관심이 있어해서 몇장 찍어줄까 했더니 여인은 얼굴도 한번 손바닥으로 쓸고

 아이 머리도 좀 갸름하게 갈라주고 하더니 안에 있던 큰 딸까지 부른다. 

 졸지에 출장나온 사진사가 되었다.

우리도 사진이 귀하던 시절이 있었다.

리어카에 경복궁 향원정 배경그림을 싣고 다니다가 백일이거나 돌이거나 상 받아온 날이거나 입학한 날이거나

아니면 그냥 사진을 한장 찍어두고 싶거나 한 이들에게 '자 여기요' 하면서 사진 찍어주던 이가 있던 시절이 불과 사십 년 저쪽이다.

 

셔터를 누르면서도 고민이 든다. 아 이 사진을 어떻게 전해준다.

유에스비에 담아주나? 이메일로 보내주나? 아니면 블로그에 올려놓을 테니 방문하라고 할까?

참 뭐 그럴꺼 있나, 다음 번에 올때 뽑아다 주면 되겠네,

그러면 이이들 집 벽 위로 꼬레 사진사가 찍어준 가족 사진이 떡허니 걸려있는 걸 볼 날도 있을 것이다.

 

 

 

    도로는 공사중 표지판 하나없이 공사중이다.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는 내내 공사중이더니 결국 깜뽕? 도착할 때가지 공사중이었다.

    백 몇십 키로를 한거번에 포장하려는 걸 이해 못하겠다 싶었는데 이 공사가 일본의 재정적인 도움으로 진행되는 국제 원조 공사라는

    그래서 지금 몇 년이 걸려도 완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

    앞으로도 얼마가 걸릴지 모른다는 캄보디아 청년 본트은의 설명을 듣고 그런데로 수긍이 갔다.

          - 길가의 휴게소 옆에는 붉은 벽돌로 남든 조형물이 하나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이 도로 공사의 내력을 담은 기념조형물이었다.

                                         

    우리도  일본에게 전쟁 보상금조로 얼마 받고, 광부며 간호사를 독일로 이주노동 보낸 댓가로 차관얻어오고,

    월남전에 또 한 몇 만 병사 보내고 그 댓가로  달러좀 들여 와서  서울부산 빠른 길 놓고,

    제철공장도 큼직하게 만들고 산업단지도 여럿 만들어 가난 탈출전을 벌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극장에서 하는 국제시장이나 강남 1970이 그 시절의 이야기인데,

   이 도로위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변화와 발전이라는 걸 목도하는 셈이다.

 

                                                                         

 

                                                                    

    연밥대궁 세개에 일 달러. 

    이 연한 알을 먹을려면 섬유질이 질긴 연밥의 집을 두 손가락으로 허물어야 한다.

    이 아름다운 자연의 집을 뽀개는 일도 썩 내키지 않는데

    이 연한 연두빛 피부를 갈라 그 속에 담긴 우윳빛깔의 속살을 꺼내어 먹는 일은

    모진 용기가 필요하다.

    맛은?  자꾸 먹고 싶어진다. 그 여리고 상쾌한 식감은 충주 소태밤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러니 이름도 연밤 아니 연밥이다.

 

    사진에 나온 알들은 다행히 먹잇감 신세를 면한 존제들이다.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왔는데 집에와서 보니 까맣고 딱딱하게 변해 있었다.

    그 상태로 또 몇백년을 살다가 진흙을 만나면 눈을 틔운다고 한다.

    집에서 한번 키워 봐야겠다.  

                                           

                                                    점심 먹으러 들른 길에 가판을 기웃거린다.

                                                    과일천국. 신의 축복을 받은 땅이다.

                                                    정작 이 과일을 맘껏 사먹을 수 있는 이들은 에덴의 밖에서 온 이방인들이다.

                                                    한 봉지 가득 일 이 달러면 되는 데도

                                                    이 과일을 사가는 현지인들을 본 적이 없는 듯하다.

                                                    그들은 이 과일 좌판 옆의 곤충튀김 가게를 더 관심있어 하는 것 같다.

                                                    이 들은 왜 풍요한 땅에서 곤충을 먹어야 했을까?

                                                    문득 그것이 알고 싶다.                                              

 

 

                                                                          

                                     

 

                                          가도 가도 황톳길 

                                          작열하는 태양아래 산도 언덕도 없는 평원을 달려 가다보면

                                          모든 풍경은 거기서 거기고

                                          달려도 달려도 한 곳에 붙들려있는 것 같은 환상에 돌입한다.

                                          6번 국도는 그런 길이다.

                                          크메르의 속살을 헤집는 상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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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5.03.10 20:50

    첫댓글 유홍쌤, 사진과 글이 너무 좋아 책으로 출간해도 손색이 없겠어요. 카페에 들어오는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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