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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 스크랩 캄보디아인상기11-낙수효과라는 말
물밥강유홍 추천 0 조회 35 15.03.10 18:0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기업체 사장이 대통령이 된 다음부터 종종 듣게된 말 중에 '낙수효과'라는 말이 있다.

무슨 거창한 경제학 이론은 아니고 대략 백 사오십 년 전 쯤에 미국에서 복지 우선이냐 개발 우선이냐를 놓고 논쟁을 벌일 때 나온 말이라고 한다.

한 쪽에서는 모든 백성이 골고루 잘 살게 될 때에 전체적으로 나라가 부강해진다는 주장이 있고, 반대 쪽에서는 맨 위에 물컵이 차면 그 아래 물컵은 물이 넘치면서 차례로 차오르니 위에서 부터 경기부양을 하면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설명을 붙여놓고 나니 더 아리까리 해지는건 왜일까)

 

한마디로 말해서 부자가 더 부자가 되면 씀씀이가 커지면서 가난한 사람들도 돈이 생길 일이 더 많아진다는 거다. 그러니 부자 지갑을 우선 생각해 주자는 입장이 낙수효과를 부르짖는 사람들 본색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캄보디아의 거리를 지나다니면서 다시 떠오른 말이 낙수효과다.

물은 아래로 흐르듯이 돈도 그렇게 아래로 흐를 것이라는데 캄보디아에서는 돈 대신에 자동차만 아래로 흘러 넘치고 있다.

 

이 땅에서는 몇 년 전부터 단종되어 사라진 15인 승합차에서부터 

남한산성 아래 어느 갈비집으로 숱하게 고객들 실어 날랐을 봉*도

꼬맹이 원생들 실어 나르다가 시트가 너무 낡아서 학부모에게 불만 요인이 되어 밀려난 노란색 어린이집 *스타나도

** 대학교 태권도부 출신 관장이 직접 단원들 싣고 다니면서 시범경기 께나 뛰고 다녔던 퍼런용 태권도장의 *타렉스도

모두 이곳 캄보디아의 거리에 차고도 넘치는 것이다.

 

 라오스에서는 폐차 직전의 차를 사다가  모든 부품이 해체해서 고물값으로 수입한 뒤에  현지에서 재조립해서 새차급 중고차로 만든다던데

캄보디아에서는 한글 상표도 지우지 않은 채로 바로 직수입 해서 타고 다니는 것 같다.

 

이렇게 어느 극동의 자동차 선진국으로 부터 수입한 차를 한 대라도 소유하고 있으면 그이는 신흥부자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지는 것이다.

이 땅의 어느 재벌은 쌀자전거 부지런히 몰아서 한 때 넘버 원 소리도 들었고

지금은 비행기 회사를 가진 어떤 이는 중고 트럭 몇 대로 군수물자나 수입 땅콩 운반일 하면서 기름돈 벌어댄 이력도 있으니

이이들도 이렇게 남의 나라에서 넘어온 낡은 차 몇 대로 시작해서 옹골진 재벌의 꿈을 꾸어보는 것이다.

 

버스와 택시, 화물차를 섞어놓은 하이브리드로 재탄생한 이 차의 현지 브랜드는 '란토리'다.

캄보디아 말로 자동차 란, 영어로 여행자 투어리스트. 두 단어를 합치고 쭐이고 또 자음접변에 구개음화에 모음동화에- 학술적으로 근거 없을 수 있음-

경제성까지 버무려져서 탄생한 이름이 '란토리'인 것이다.

그러니 여행전용차 정도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는 셈인데 가히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십오인이 정원이었던 이 차는 이곳에서는  기본적으로 이십인 까지는 가능하단다.

한 줄에 다섯 명씩  타면 된다는 거다. 그래서 힘들어서 어떻게 가냐고 했더니

대답이 참 처연하다.

'캄보디아 사람 작아요. 한국사람 몸 크지만 우리 캄보디아 사람들은 작아서 다섯 명 여섯 명 타고도 문제 없어요.'

이게 15인 승이 이십인 승이 된 내력이다.

 

거기다가 뒷 범퍼 위에는 철골용접으로  적재함을 만들어 오토바이 네 다섯 대는 물론 시장짐 몇 개씩도 끄떡없이 실을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화물 요금은 별도다.

 

낙숫물은 더 이상 흘러 내릴 곳이 없을 때는 이렇게 스스로 물길을 만들어 나가기도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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