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은근 자식 자랑하는 노인네들 꼴보기 싫어했는데...
저도 나이 먹으니 어쩔 수 없는 꼴보기 싫은 노인네가 되어가나봅니다.ㅎ
누구나 왕년에...하고는 하지만 30대에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거주하는 아파트(25평) 한 채와
강남 잠원동에 17평형 아파트 두 채를 월세로 받고 있었는데 주로 화류계 여성들이 합숙소로 이용하던...
즉 30대 중반에 아파트 3채였고, 나중에 월세 받던 두 채는 도곡동 주공 아파트로 몰아넣고
나머지는 93년도에 하남시 48평형 당첨(1억5천 분양가) 입주 당시에는 3억 호가(따블 수익)
하여간 중간 과정은 생략하고... 48평에서 32평으로 다시 32평 전세로, 다시 20평 전세로...
4~5년 정도 지나니까 전세값이 따불이 되어 부득이 대출 당겨서 버티고 있긴 한데...
암튼 재산으로만 본다면 거꾸로 인생 역전인 셈이죠. ㅠ
30년 동안 새차를 사보길 했나, 해외 여행을 해보길 했나...
다행히 제 신조가 공수래공수거(공교롭게도 삼성 이병철 회장도 사무실에 이 문구가 걸려 있었다고 함)이기
때문에 재물에 대한 회환은 거의 없습니다.
더 다행인 것은 여전히 먹고 살만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적지만 연금도 나옵니다.
그래도 폭등하는 전세값에 스트레스는 어쩔 수가 없죠.
아들만 둘인데 몇년 전에 둘째 넘이 즈그 엄마하고 1등석 비행기 타고 유럽 여행 다녀오고
다음해 큰 넘이 역시 즈그 엄마만 데불고 미국 여행 다녀왔습니다.
저한테는 진정성 없는(?) 말투로 같이 가자고는 했지만 직장 문제도 있고 비용 부담 때문에
단호히(?) 거절했는데, 전 사실 해외 여행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솔직이 없습니다.
차라리 철새들이 많이 찾아오는 섬에 가서 며칠씩 새 사진이나 실컷 찍었으면 좋겠는데
여전히 그것 조차 못하고 있네요.
암튼 딸 가진 부모는 비행기 안에서 죽고 아들 가진 부모는 서로 저리 가시라고 하다가 길에서
죽는다는 말이 있지만 두 녀석 모두 부모(특히 엄마=마눌)한테는 잘 하는 편이에요.
저 자신은 불효자로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누굴 닮았는지...ㅎㅎ
나름 어렸을 때는 엄부 역할을 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일체 관여를 안 합니다.
지켜만 볼 뿐.
조물주(창조주)가 그럽니다. "나는 창조만 하고 관찰만 할 뿐이지 절대 시시콜콜 관여를 하지 않는다고...
너희들은 자식들이 놀이터에서 놀 때 걱정은 조금 되긴 하겠지만 늘상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그저 잘 놀기를 바랄 뿐이지...
나 역시 마찬가지다. 너희들이 내 피조물이니 인간들의 관점에서는 자식과 같은 관계로 볼 수 있지만
일일이 사사건건 관심을 갖고 참견을 할 수는 없다. 나의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렇게 한다면
너희들을 창조한 의도에 맞지 않는다. 너희들은 자유 의지를 갖고 스스로 살아가도록 되어 있다.
너희들과 나는 그렇게 하기로 약속을 한 것이고...
나는 잘하면 상 주고 못하면 벌 주는 인간의 부모들과는 다르지만 너희들은 부모에 빗대어서 나(신)를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주 큰 오해이다."
(출처 신과 나눈 이야기에서)
동물의 세계를 봐도 그게 맞는 자연의 법칙인데...
물론 예외는 있긴 합니다.
부모에게 은혜를 갚는 자식들이 그것인데 극히 드물지만 동물의 세계에서도 종종 발견되기도 합니다.
(표범이나 치타 같은 맹수들은 수컷 새끼들은 좀 더 데리고 살지만 특히 암컷은 성체로 자라자마자 매몰차고
호되게 응징하면서 내모는데, 어미한테 경쟁자가 되어 위협이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어미가 늙어서 사냥을
못하게 되자 수시로 먹잇감을 사냥해서 어미 근처에 갖다 놓은 딸 치타가 실제로 있었죠. 결국 어미가 늙어서 죽은 사체
옆에서도 마지막으로 갖다 놓은 먹잇감이 함께 발견되었는데 정말 보기 드문 일입니다)
큰넘은 대충 공부하는 척만 하다가 인서울 4년제 법대(이건 제가 좀 참견)나오고 제대하고 한동안
이것저것 한답시고 열정 페이 같은 일만 하더니...하남시에 스타필드란 복합 쇼핑몰이 생기면서 갑자기
비정규직으로 들어가서 6개월 정도 다니다가 정규직 심사를 통과하여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다시 승진(대리)히고 명색이 신세계 그룹에서 일하고 있습니다.(그래봐야 거의 노가다이고 임금 수준도 그닥)
안정적인 공무원 하길 바랬지만 임시직으로 다녀봤던 하남시청에서 공무원 안하겠다고 결심했다네요.
나중에는 제가 다니는 서울시설공단에 은근 권유를 해서 시험도 잘 봤다고 했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불합격되었고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잘 된 일입니다.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일에 청춘을 받칠 뻔...
글고 보면 제가 아주 가끔씩 참견 아닌 참견을 하긴 했네요. 도움을 준답시고...결론 별 도움이 안됨. ㅋ
인정하긴 싫지만 걍 놔두는 게 도와주는 것이 맞음. ㅠ
정규직 되면서 우리(부모)한테 말하더군요.
종자돈 좀 마련해야 하니까 섭섭하게 생각하시지 말라고...
그래도 명절이나 생일 정도는 챙깁니다. 엄마하고는 해외 여행도 다녀오고...
친조부모는 어려서 돌아가셨지만 외할머니까지 챙기는 기특함도 있습니다.
한 2년 정도 지독하게 안쓰고 모으더니 덜컥 하남시에 새로 지은 오피스텔(6평형인가)을 샀다고 하더라구요.
원래 분양가 1억 4천인 것을 분양 받은 사람이 욕심 부려서 두 채를 분양 받았다가 잔금날이 다가오자 안되겠다
싶었는지 한 채를 처분하려는 것을 1억 2천에 샀다고 하더라구요.
임대사업자 등록해서 정부 지원금 6백만원도 받고 한 1년 이상 월세를 40만원인가 받았으니 대충 3천만원 이득인가...
올초인가 작년 말인가는 세입자 내보내고 자기 오피스텔 가서 살겠다고 독립 선언(?)
그러더니 몇 달 전에 느닷없이 오피스텔 팔았다고(분양가 그대로 1억 4천에- 오피스텔은 거의 프리미엄이 발생하지 않음)
가계약금 2백만원 받았다고 돈 다발 들고 와서는 저하고 마눌한테 백만원씩 들이밀면서 사정이 그렇게 됐으니 당분간(?)
자기가 쓰던 방에 들어와서 살겠다고...
마눌은 약간 난색을 표하는데(자식들도 장성하면 독립해서 사는 것이 부모들도 편하긴 합니다.)...
제가 선뜻(목전의 백만원에 혹해서는 결코 아님 ㅎ) 그래라 뭐 다른 것 도와달라는 것도 아니고...
마눌의 뜻밖의 반격이 이어지더군요.
그냥은 안되고 월세를 내야 한다고...ㅎㅎ
큰넘이 당연히 그래야죠, 하면서 은근 월 30 정도 얘기를 꺼내니까 마눌이 단호하게 40은 내야 한다고 못을 박더라구요.
나중에 제가 그냥 30만 받지 뭘...하니까 마눌이 모르는 소리 하지마 은근 돈 많이 든다고...ㅎㅎ
알았어, 알아서 하라고...
암튼 그래서 이사온지 두어 달 정도 되었는데 한 달 전쯤에 또 갑자기 아파트를 샀다고 하더라구요.
엄청 바쁜 직장일하면서...검색의 달인이 되었는지...ㅎ
일산 탄현역에서 도보로 5분(명색이 역세권) 거리 삼익아파트 24평형 (94년식) 2억5천(전세 1억 7천 끼고)
현재 하남시 부영 아파트는 20평형(93년식)인데 매매가 6억. 현재 전세가 3억~3억5천인데 2억만 제 돈이고
나머지는 대출임
우쨋든 전세기간 만료되면 2억 빼서 큰넘 아파트에 우리 부부가 2억에 전세로 들어가기로 함.
1억7천으로 세입자 내보내고 3천 정도 인테리어 싹 해서...
큰넘이 우리들이 전세값 오르는 것에 스트레스 받는 걸 보고 일단 거주할 집 한 칸은 있어야겠다 싶어서
구입했다고 하는데...
일산 탄현 아파트가 일종의 저평가 되어있던 것 같고...큰넘이 거의 마지막 던지는 매물을 잡은 것 같음.
최근에는 전세가 2억 5천 이상이고 매매가도 3억 이상으로 나오더군요.
결론적으로 지금은 큰넘이 방 한칸 얻어서 그것도 월세까지 내가면서 살고 있지만 2년만 지나면
입장이 바뀌어서 우리 부부가 세입자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큰넘이 쓰는 방에다 제가 과감하게 에어컨을 설치하니까 마눌 왈 집주인한테 미리 잘 보이려는 것 같다고 해서
모두가 웃었습니다.
오랜 기간 먼저 살다간 사람들이 인간사 새옹지마라고 명언을 남겼듯이 사람 사는 게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식물들처럼 인간도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죠.
매일 매일 범사에 감사하고 행복하면 여기가 천국이,고 그렇지 않으면 하루 하루가 지옥처럼 느껴질 뿐.
하늘 끝에 천국이 있고 땅속에 지옥이 있는 것이 아닌 것이죠.
하늘엔 끝없이 펼쳐지는 우주가 있고 땅속엔 지각과 마그마가 존재할 뿐.
모든 분들 코로나 조심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면서 긴 글 마칩니다.
첫댓글 글 솜씨가 너무 좋아서
몰입하며 읽었습니다
가족 모두가 행복 하셔서
보기 좋습니다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과찬의 말씀을...
상록수님도 대명처람 늘 푸르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전에 로*국장님댁에 보니까 그곳도 나름 좋더군요.
일산 탄현으로 가시면 거리가 꽤 멀어지겠습니다.
일근에 처형이 살고 있어서 가끔씩 가기는 하지만...
앞으로 2년 후에는 고양시 주민이 되시겠네요. ^^
아드님이 듬직~~하시겠습니다.
저도 아주 마음에 들더라구요.
사실 고양시에 선산이 있어서 자주 오라고 부르신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ㅎㅎ
선산 이외에 고양시에 논도 제 명의로 3천평 있었네요.
악착같이 지키지 못하는 재산은 부지불식간에 흩어져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크게 미련은 없네요.ㅎ
아 그러면 내년에 일산으로 오시는건가요?
효자 아들 두셔서 부럽습니다.
2년 가까이 남았습니다 ㅎ
감사합니다
슈퍼티지님 께서도 대단하시지만 아드님 역시 참으로 대단하시네요.
정말 자랑스러우시네요.
이러한 젊은이들이 건강한 생각으로 지금의 힘든 나라경제가 잘 잡혀지길 기대해 봅니다.
슈퍼티지님과 아드님 두분께 힘찬 박수를 드립니다...짝짝짝~~~
과찬이십니다.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