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구상(구상준 세례자 요한) 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가 [오를에서 부터 영원까지]라는 주제로 있었습니다. 그의 시에는 영원이 담겨 있고, 산보다 상을 더 사랑하셨던 그는 강을 보면서 하느님을 그리워하셨던 것 같습니다.
꽃 자 리
- 구상 -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ㅐ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때로 삶의 자리를 피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저런 일과 샹황 때문에 힘들어하고 좌절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자리가 내가 견뎌야 할 은총의 자리이고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는 구원의 자리입니다.
그러기에 시련과 고통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주님을 바라볼 수 잇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