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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처 서울고등학교 총동창회 http://seoulgo.net 발행인 이상림 편집인 김정일 2020. 12. 17(통권 35호)
│인터뷰│
이상림(26회) 총동창회장
조용히 겸손하게 그러나 오래도록 길게 모교와 함께...
1년 여 전, 총동창회장 취임식에 연미복을 입고 수염을 멋지게 기른 분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그 자리가 자신에게 최고의 자리였으며 당연히 최고로 좋은 옷을 입고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다. 자신이 멋있게 보이기 위함 보다는 회장직을 열심히 수행하겠다는 각오의 표출이라 당시의 마음을 설명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건축인으로 모교 서초동 교정의 교문을 비롯하여 각종 건물, 기념비 등 교내의 수많은 건축물과 구조물을 직접 설계한 분. 제 27대 서울고등학교 총동창회장 이상림(26회 공간그룹 대표) 동문을 만났다.
코로나로 인해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음에도 묵묵히 겸손하게 회장직을 수행한 이상림 회장은 이제 회장직을 이임하면서 늘 스스로를 돌아보며 동기들에게 돌아가 친구들과 함께 오래도록 모교 곁을 지키겠다고 했다.
-애 많이 쓰셨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으셨을 줄 압니다. 역대 회장님들 다 잘 하셨지만 참 무난하게 잘 하신 것 같습니다.
(웃음) 올 일월에 취임한 게 엊그제 같은 데 1년이 다 갔습니다. 한 일도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이제 어느 덧, 커질 대로 커진 동창회를 맡으셨습니다. 총동창회장되시고 느낌이 어떠셨습니까?
일 년 동안 이런 저런 생각 많이 했지만 다른 분들보다는 그 기간이 짧았다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동기회에서 많이 도와줬습니다. 특히 우리 동기 부회장단들, 소위 재정적 도움을 주고 모임을 기획하는 여러 역할을 했지요. 노대래 멘토링 위원장, 구숭완 골프분과 위원장 등 다들 수고 많았습니다. 골프분과는 올해 코로나로 인해 대회를 열지 못해 많이 아쉬웠을 겁니다.
-처음 출발 하실 때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셨나요? 조금 기존 내려오던 총동창회 사업들과 차별화랄까요?
일단 내 성격 자체가 거창하고 화려한 계획 보다는 내실이 중요하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취임할 때 세 가지를 얘기했는데 첫 번째가 ‘우리 총동창회 홈페이지를 만들겠습니다.’ 둘째는 내가 건축가니까 ‘건축사 선배님들을 모셔다 홈커밍데이를 열면서 건축 전시회를 한다.’ 세 번째가 ‘동창회관을 학교 안에 만들겠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였습니다. 사실 두 번째, 세 번째 보다 첫 번째가 중점 사업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전임 김영호 회장님이 역사관 VR 만드신 걸 보면서 저런 것들을 좀 더 많이 사용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홈페이지 업그레이드 작업, 그게 결국 1년을 꼭 채우면서 가게 됐는데 아직까지 완성은 안됐습니다. 그랜드 오픈을 1월 4일에 하려 합니다. 이미 11월에 가오픈을 해 놓은 상태니까, 현재 각 동기회에서 들어 와 시험 운영을 하고 있어요.
-저도 들어 가 봤습니다. 아주 기대됩니다.
그래요. 우리가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도 반갑지만 covid-19 사태로 어수선한 이때에는 비 대면으로 만나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고요. 연로하신 선배님들께서도 쉽게 접속하고 컴퓨터 말고도 모바일로 접속할 수 있는 편안하면서 재밌고 수익성 창출도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거 제 임기에 완성된다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거기 들어가는 콘텐츠입니다. 이 어려운 작업을 누가 하느냐가 문제입니다. 프로들이 제작하기도 버거운 일인데 우리는 전업이 아닌 다 각자 일을 가지고 있는 동문들이 나서서 하고 있으니 조금 걱정도 됐는데 동창회 관련 일이라면 열심인 능력있는 동문들이 앞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다면 훨씬 잘 되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아울러 결과물을 두고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작업에 참여한 동문들의 노고에 따뜻한 격려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겠지만 올 한 해를 회상하시면서 이건 참 보람있었구나 하는 일이 있다면 어떤 걸 꼽으시겠습니까? 자찬하셔도 좋습니다.
하~ 한숨부터 나오는데 (웃음), 올해는 모든 게 “회의하겠습니다.” 공지해 놓고 “며칠 안 남았으니 준비하세요.” 마지막 공지하고, 결국 “코로나 때문에 연기합니다.”..... 모든 행사나 회의가 반복적으로 이렇게 됐어요. 아~ 참 아쉬움이 남는 한해구나. 그런 생각이 우선 들고 아까 자화자찬도 괜찮다 하셨는데 그런 건 하나도 없고 아쉬운 거는 2회 선배들의 구순 잔치를 못해 드린 거, 정말 참 여러 행사가 있지만 2회 선배님들 직접 모시고 행사를 못한 거, 물론 선물은 전달해 드렸지만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각 기수 동기회들은 꾸준히 모이려고 애썼고 각자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면서 조심스레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제 총동창회장이어서라기 보다 선배, 동기, 후배로써 동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하~(다시 한숨) 지난 주 월요일(11/16)이 모교 고3 학생들이 수능 보기 전 마지막 등교였어요. 이후 12월 3일 수능일까지는 이제 집에서 격리를 하게 되는데, 그날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 우리가 고3 후배들 집에 가는 길에 박수를 쳐 주고 그랬는데 박수치면 칠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뿌듯해졌어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모든 동문들께 해당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여기 두 분(김정일, 서정욱 지칭)처럼 이제 동창회에 와서 모교 동창회 일에 봉사하고 희생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여러 사정으로 동창회 일에 관심이 적으신 분들도 가급적이면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고마운 마음은 가져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일하는 분들에 대해 가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든지 아무리 합당한 비판이라 해도 잦은 질책으로 의욕을 떨어뜨립니다. 꼭 총동창회 임원이 아니더라도 어느 누구라도, 동기회도 마찬가지고 총동창회도 마찬가지고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힘을 좀 보태줬으면 해요. 이렇게 일들을 하면 뭐가 좋아질지 이런 시각에서 출발해 주는 게 좋지 않을까... 그리고 여기 조직이 무슨 이익 집단은 아니잖아요. 견제하고 파고 들 일도 없고... 그렇게 해서 결국은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 그거지요. 자 그리 되려면 많은 사람이 동창회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일하는 분들도 좀 더 동문들이 관심을 갖도록 노력해주고 나아가 홈페이지가 잘 됐으면 좋겠다. 거기서 놀고 즐기고... 그겁니다.
-건축 일을 오래 하셨지요?
40년입니다.
-그동안 총동창회장님은 참 다양한 직군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건축사가 회장이 되신 건 처음 아닌가요?
아마 처음이지 싶어요. 제가 27대 회장인데 역대 회장님들 중 건축 설계를 하는 건축가는 제가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좀 억지스러운 질문 같기도 한데 하신 일과 총동창회 일의 연관성이 있을까요? 그러니까 어떤 이익의 측면이 아니라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건축, 만들어 가는 그 건축과 동창회 일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요?
사실 건축가라 하면 뭔가를 만드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회장을 하면 여러 동기회가 재건이 된다든지 좀 더 굳건하게 다시 만들어 진다든지, 이런 역할들을 하고 싶었었어요. 그런 게 잘 안된 거 같은데 김정일 동문이 생각하기에 건축은 예술일까? 기술일까?
-저는 둘 다라고 생각합니다.
네 둘 다 있어요. 둘 다 있지만 사실은 건축은 서비스업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건축가는 끊임없이 자기에게 일을 준 클라이언트를 설득시키고 무언가를 제공하고 만들어 가야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나는 총동창회장으로 동문들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마 잘 하지 못한 것 같아요.
-아주 재미있고 의미있는 말씀을 해 주신 거 같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이 건축일도 어깨에 힘을 빼야 보입니다. 저도 이제 겨우 힘을 뺄라 하니까 어느덧 여기까지 왔네요. 그동안 역대 회장님들께서도 그런 마음으로 일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랑스러운 서울인상을 받으셨잖아요.
(웃음) 부끄러운 일입니다. 자랑스러운 서울인상을 받고 총동창회장이 된 사람은 없는 거 같아요. 대부분 회장 임기 끝나고 받으신 분들은 있지만요. 제 동기들은 “니가 마. 그 상도 받았으니 회장해야지. 누가 해?” 그랬어요. 제가 총동창회 부회장도 오래 했고요. 옛날 얘긴데요. 제가 저희 기수 졸업 30주년 때 동기회장이었어요. 저는 졸업 30주년 때가 우리 연배, 나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때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때 내가 동기회장 하겠다 했어요. 근데 가만 생각해 보니까 역시 아름다운 때는 30주년 때가 아니라 60주년 때가 아닌가. 우리가 이제 졸업 70주년도 해야 하는데 내가 그 당시 30주년 때가 가장 아름답다 생각한건 내가 그만큼 어렸구나 그 나이에 모든 걸 다 할 것처럼 오만 했구나 돌이켜 봅니다. 그래서 또 내가 그때 서울인상을 받을 자격이 과연 있었던가 지금 스스로 돌아봅니다. 총동창회장으로써도 늘 저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이제 회장 임기를 마치십니다. 이후 총동창회에서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하시는 것이 있습니까?
제가 뭐 다른 단체의 장도 했는데 내가 생각할 때 전임 회장으로 가장 좋은 거는 조용히 뒤로 빨리 물러나 주고 현재 회장이 가장 아쉬운 게 있거든요. 그게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 일들을 소리없이 좀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 제가 26대 다음, 28대 회장 전 아닙니까? 가장 좋은 건 무난하게 물려주는 거지요. 잘 받고 잘 주는... 다음 회장, 그 다음 회장을 부담 없이 잘 돕고 싶습니다.
-임기를 마치시면서 총동창회장을 하셨던 분으로써 앞으로 어떻게 지내시겠습니까?
저를 회장으로 보내 준 동기들에게 잘 끝내고 잘 살아서 돌아 왔다고 보고를 하고 총동창회 회장을 했던 사람이지만 그냥 동기로 맞아 줬으면 합니다. 저도 친구들과 같은 자리에서 편하게 잘 지냈으면 합니다.
-선배님의 트레이드마크 수염을 비롯해 사적인 얘기 좀 해 볼까요? 선배님의 일과 일상...근데 선배님 수염은 다른 분과 좀 달리 더 멋있습니다.
(웃음) 저는 게을러서 특별히 수염 관리 하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리고 저는 매일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 혼자 30분씩 하는데 제가 붙인 이름이 ‘굿모닝 스트레칭’입니다. 정말 좋아요. 정신이 맑아지고 온몸이 편안해 집니다. 저는 뭐 다른 운동 하는 거 없고 그게 전부입니다. 아직 현역으로 일하는 게 좋습니다. 회의도 하고 설계도 직접 하고요. 우리나라는 건축가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일찍 조로(早老)합니다. 하지만 이제 많은 부분을 후배들에게 물려 줘야죠. 건축은 정신, 육체 모두에 힘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세계적인 작품들을 보면 건축가 생애 중 후반기에 지은 것들이 많습니다.
-마무리 질문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 애매한가요? 앞으로의 계획 있으시면...
제가 공부하고 장교로 군복무한 기간을 빼고 40년 간 오롯이 이 공간에 있었습니다. 이제 일을 할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거라 여깁니다. 저는 묘하게도 잘하는 일이 별로 없어요. 수영도 대충하고 제가 좋아해서 국궁도 쏘는데 그것도 그래요. 제가 자전거를 타는데 강변에서 혼자 타요. 그게 좋으니까. 제 욕심이라면 하나 정도를 좀 잘해서 길게 하고 싶다는 거구요. 거기에 건축도 당연히 많은 것 보다는 하나를 잘하고 싶은데 요즘 자꾸 작은 일들이 들어 와요. 작은 거라는 게 조금 이상한 표현이긴 한데 우리는 그동안 큰 공공 프로젝트를 해 왔는데 박승일 선수 아시지요? 루게릭병. 관련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일들과 의미가 다르지요. 그런 일을 하면서 건축만이 아닌 그 이면 속 의미를 찾고 승화시키고 싶습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우리 학교, 동창회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그러나 묵묵히 오래 곁을 지키는 사람으로 함께 하고 싶습니다.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대담·정리_ 김정일(34회) 편집인, 사진_ 서정욱(37회) 편집위원
│기고│
나의 사랑 서울고, 경희동산
유종해(2회,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금년에 나는 구순(九旬)을 맞이했고, 동시에 서울고 졸업 7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서울고 동창회에서 청려장(靑藜杖)이란 귀한 지팡이를 보내주어 가보(家寶)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내가 참으로 좋은 학교를 나왔구나”하는 확신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때때로 ‘일생을 살아 오면서 잘한 일이 몇 개나 될까?’하고 생각하는데, 그중 제일 잘한 일은 내가 1946년 11월, 내 고향 38선 이북 원산에서 월남한 일이고, 그 다음은 내가 서울고등학교(당시는 6년제 서울공립중학교 3학년)에 편입하여 ‘서울고 맨’이 된 일입니다. 지금도 서울고등학교와 인연이 맺어진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70년 전의 일이지만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더듬어 서울고에 얽힌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1. 훌륭한 선생님들과 가르침
재학시절 가장 기억나는 선생님 중 단연 으뜸은 김원규 교장 선생님이십니다. 이 분은 나의 일생 길잡이가 되어 주셨고, 또 많은 사랑도 주셨습니다. 동시에 그 당시에는 조국 광복과 전란으로 사회가 어수선했던 시기라 학생들이 야간에, 교장선생님 사택을 비롯한 교직원 사택을 교대로 지키던 역할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안병욱 선생님은 ‘인생은 One way Ticket으로 가는 길’이란 명언도 가르쳐 주시고, 세상을 살아 가는데 있어 늘 바르게 살아갈 것을 열성적으로 가르쳐 주셨습니다.
신상초 선생님은 동생이 저와 같은 반에 있어 특별히 우리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일본군에 강제징집되어 갔다가 중국 중경(重慶)까지 탈출한 고행기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당시 선생님은 불가능이 없는 선생님으로 보였습니다.
유창돈 선생님은 나와 같은 유씨 성을 가지셨고 나의 담임 선생님이기도 하셨습니다. 고전문학(古典文學)을 담당하셨는데, 선생님에게서 배운 학문은 일생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영어 선생님이셨던 안현필 선생님, 이 분에게서 영어를 잘 배워 대학에서 수학(修學)을 함에 있어 그리고 미국 유학을 하는데에도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실 영어를 잘해 몇 십대 일의 경쟁을 뚫고 미국원조기관인 USOM에 들어가 그 곳에서 8년간 교육 분야의 한국인 고문으로 영어훈련을 잘 받았습니다. 영어를 어디에서 배웠느냐고 묻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서울고에서 배웠습니다 하고 답을 했습니다.
2. 6.25와 대학입학
나는 서울고를 1950년 5월 3일 경희궁 터에서 졸업하고, 그 해 6월 12일 서울 법대를 입학했습니다.(당시는 가을학기제였다. 편집자 주)
우리 2회 동기들 중 25명이 법대를 지망했고, 24명이 합격했는데, 이 기록은 참으로 전무후무한 자랑스러운 기록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을 입학한 지 불과 15일 만에 6.25전쟁이 발발하여, 법률가가 되겠다는 나의 큰 꿈은 산산이 깨졌고, 전쟁을 피해 피난을 가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힘든 피난살이를 하는 중에도 인민군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같은 해 9월 28일 서울 수복 후, 철도경찰대에 들어가 6.25 참전을 했습니다. 이후 무엇을 할까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 당시(1960년) 서울대학교에 행정대학원이 생겼습니다. 행정학은 경영학과 같이 미국에서 체계화가 되어 도입된 학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노력 끝에 미국 유학의 길을 선택했는데, 이런 큰 일들이 비교적 순조롭게 전개된 것에 대해서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3. 대학졸업 이후
전란 중이라 제대로 공부를 했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운이 좋아 경쟁률이 매우 높은 풀브라이트(Fulbright)재단의 시험을 통과하여 미국유학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풀브라이트 재단의 여비지원으로 미국 미시간 대학(1964-71)에서 석사(1965)와 박사학위(1968년)를 예상보다 단기간에 취득할 수 있었던 것도, 모교인 서울고에서 훌륭하신 은사님들로부터 훌륭하신 가르침을 받은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귀국 후 연세대 교수로 임용되어, 행정학과 교수(1971-96)와 행정대학원장을 지냈습니다.
4. 연세대 교수 생활
나는 25년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로, 그리고 또 행정대학원장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김원규 교장선생님의 가르침인 ‘그 자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되라’을 늘 가슴에 새기며 교단에 섰습니다. 그래서인지 무난히 교수로서의 소임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서울고는 나에게 ‘깨끗하자, 부지런하자, 책임지키자’는 교훈과 같이 세상을 바르게 또 정직하게 사는 것을 가르처 주었습니다.
내가 교수로 재임하던 시기에 연세대학교에는 의대를 포함하여 서울고 출신교수의 숫자가 100명이 넘어, 동문들과의 끈끈한 인연으로 연세대 출신이 아님에도, 교수와 행적대학원장의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5. 은퇴 후의 삶
1996년에 정년퇴직을 하고, 곧 퇴임 교수모임에서 조직의 임원으로 지금까지 행복한 은퇴 이후의 삶을 즐깁니다. 학교 교목실 목사님의 소개로 다니기 시작한 교회(남산감리교회)에서도 서울고 동문을 만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6. 맺는말
생각하면 38선 이북에서 월남했고, 서울고에 입학하여 가르침을 받은 나는, 모교인 서울고등학교를 위해서도 매번 감사의 기도를 합니다. 나의 아들도, 친손자도, 외손자도 모두 ‘서울고 출신’ 동문가족입니다. 대과없이 교수로 소임을 마칠 수 있었던 것도 내가 ‘서울고 출신’이었기에 가능했고, 90평생 건강하게 살아온 것도 서울고 시절 강필승 선생님에게서 건강관리의 교육을 잘 받은 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강필승 선생님은 후일 연세대 체육과 교수로 자리를 옮기셨는데, 같은 학교에 근무하며 체육특기생 관리 분야에서 내가 도울 일이 있었다.) 학교, 교회 심지어는 헬스클럽을 가더라도 서울고 동문들이 있고, 그들은 또 내가 2회 졸업생이란 것을 알고는 대선배로 깍듯이 대해 주는 아름다운 마음을 보여주어 마음속으로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서울고총동창회에서 “청려장”이란 선물을 받아 너무 기뻐 동기회장과 총무를 포함 여러분에게 전화로 자랑을 했습니다. 그런데 동창회에서 보내주신 청려장은 아직 제가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우리 집 현관 벽에 자랑스런 지팡이를 걸어 두어,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모교와 총동창회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두 동산을 잊지 못합니다. 하나는 인왕산 끝자락의 경희동산이고 또 하나는 내가 일평생 봉직한 연세동산입니다. 이 같이 두 개의 훌륭한 동산을 저에게 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글을 맺고자 합니다.
│전문가 컬럼│(세무 컬럼)
최준석(42회, 영화세무회계 대표 세무사)
taxwow@nate.com
오피스텔, 주택인가요? 상가인가요?
그것 참 궁금할 세(稅)!
오피스텔이 아파트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임대가 좀 수월해서 취득하는 납세자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취득한 것이 주택인지 상가인지 혼란스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피스텔을 세법에서 어떻게 취급하는지 취득에서 매도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취득시점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세를 부담을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주택 취득세는 1세대 1주택인 경우 1~3%, 2주택자는 8% 그리고 3주택자 이상은 12% 세율이 적용이 됩니다.(부가되는 세금 제외)
오피스텔의 경우 취득시점 용도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건축물 대장상 용도인 취득세율 4%를 적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즉 오피스텔을 주거용 목적으로 취득하는 경우에도 주택분 취득세가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당연히 중과도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시 취득세 감면이 됩니다.
1) 오피스텔은 주택이 아니므로 상업용 건물로 취득세를 납부하게 됩니다.
2) 다만 주거용으로 사용할 목적이면 아래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 취득세 감면이 가능합니다.
① 전용면적 60㎡ 이하
② 오피스텔을 최초로 분양받을 경우
③ 취득가액이 6억(수도권 밖 3억원) 이하일 것
④ 장기임대주택 10년 이상 등록
⑤ 임대료 증액제한을 지킬 것
⑥ 취득일로부터 60일 이내 지방자치단체에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것
Q : 현재 주택을 취득하고 있고 추가로 주거용 목적으로 오피스텔을 취득하는 경우 중과가 될수 있나요?
A : 오피스텔은 중과세율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2. 오피스텔 보유 중 다른 주택 취득 시 주택 수 판정 기준
현재 취득세에서 주택 수에 따라 취득세율이 최고 12%까지 과세가 되므로 주택 수 산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오피스텔도 주택 수에 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2020년 8월 11일 이전 취득한 오피스텔은 주택수 판정과 무관합니다. 다만 그 이후 취득한 주택 중 재산세 과세 대상인 오피스텔만 포함합니다. (장기 임대등록한 주택) 당연히 상업용 오피스텔을 제외됩니다.
1) 재산세가 업무용으로 과세하는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서 제외
2) 2020년 8월 11일 이전에 취득한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서 제외
3) 2020년 8월 12일 이후에 취득한 오피스텔 중 주택분 재산세 과세대상은 주택 수에 포함
4) 시가표준액 1억원 이하인 재산세 과세대상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제외
Q : 현재 오피스텔이 있는 경우 새로운 주택을 조정지역에 취득하는 경우 중과인가요?
A : 2020년 8월 12일 이후 취득한 오피스텔 중 주택분 재산세 과세대상이면 새로운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중과입니다. (2020년 8월 11일 이전에 취득한 경우 제외)
3. 오피스텔 보유 중 다른 주택 양도 시 주택 수 판정 기준
납세자 중에 아직도 오피스텔을 무조건 주택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국세인 양도소득세에서는 실질 판단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오피스텔을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고 다른 주택을 매도하는 경우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포함이 됩니다. 그러므로 조정지역에 내 주거용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는 경우 매도 시 주택 수 산정에 포함되므로 꼼꼼히 따져야 합니다. 또한 상업용으로 재산세를 납부하여도 실질이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주택으로 판정합니다.
1) 주택이란 허가 여부나 공부상의 용도 구분과 관계없이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건물 즉 실질에 따라 주택인지 판단을 함
Q :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임대하고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 주택 수에 제외되나요?
A : 실질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전입신고와 무관하게 판단하여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도 주거용으로 사용시 주택으로 판정합니다.
4. 오피스텔을 매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
오피스텔을 매도하는 경우 실질 주거용으로 사용한 경우에는 주택과 같이 취급하여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게 됩니다. 주택을 여러채 소유 중 주거용 오피스텔을 매도하는 경우 중과대상 주택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사업용으로 사용한 경우에는 일반 건물과 같이 취급하여 양도소득세율이 적용됩니다.
Q :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일세대 일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가 있는가요?
A : 오피스텔도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요건 충족 시 9억 이하 부분에 대해서 비과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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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의 밤 행사, 3월 5일 개교기념일에 맞취 실시키로
총동창회장 이·취임식은 내년 1월 4일(월) 모교 오영수 홀에서 거행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연말연시 모임 및 행사자제 방침에 의거, 해마다 1월 두 번째 월요일에 실시하던 ‘서울인의 밤’ 행사를 ‘총동창회장 이·취임식’과 ‘서울인의 밤’ 행사로 이원화하여 개최하기로 했다. 이 모든 행사는 유투브, 페이스북, 네이버TV 등으로 실시간 생중계할 예정이다.
1. 총동창회장 이·취임식
총동창회장의 이·취임식은 2021년 1월 4일(월) 오후 5시부터 모교 오영수 홀에서, 이임하는 27대 이상림 회장과 신임 윤용암 28대 총동창회장, 최소한의 행사 관계자 20명 내외만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다. 이 날 이·취임식은 국민의례, 이취임행사 및 차기회장 및 차차기회장 소개 순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도 영상 메시지로 대체할 예정이다.
해마다 총동창회 정기총회를 겸하는 ‘서울인의 밤’ 행사에 앞서 회장 및 차기 차차기회장의 선출을 의결하는 상임이사회(회칙 13조)는 12월 중 서면결의로 대체(회칙 17조)하기로 했다.
이 날 이·취임식에는 별도의 식사나 다과를 준비하지 않고 간략히 진행하며, 이·취임식 행사의 실시간 생중계 안내는 총동창회 홈페이지 및 밴드, 카카오톡, 단체문자 등으로 사전공지할 예정이다.
2. 2021 서울인의 밤 및 개교 75주년 기념식
개교 75주년 기념식을 포함한 ‘2021 서울인의 밤’은 모교 개교기념일인 2021년 3월 5일(금) 오후 6시부터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개최한다. 하지만 행사 시점의 코로나19 단계 및 상황에 따라 개최장소나 참석인원의 규모는 유동적일 수 있다.
이 날 ‘2021 서울인의 밤 및 개교 75주년 기념식’에서는 개교 75주년 기념식, 자랑스러운 서울인상, 공로상 시상과 감사패 증정, 공연 및 경품추첨 등이 진행된다.
2021 서울인의 밤 및 개교 75주년 기념식 행사 역시 유투브, 페이스북, 네이버TV 등으로 실시간 생중계 할 예정이다.
│총동창회 뉴스 / 동정│
- 새의자/수상
공성욱(33회) 동문,
총동창회 부회장, 산업포장 수상
공성욱(33회, ㈜인우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총동창회 부회장이 지난 12월 8일 제57회 무역의 날을 맞이하여 무역진흥을 통해 국가산업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입유공자에게 주어지는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한편 공성욱 동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인우코퍼레이션은 한국강소기업협회가 주최한 제3회 대한민국 강소기업대상 시상식에서 ‘신재생 에너지 분야’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공 동문이 운영하는 인우코퍼레이션은 현재까지 세계 16개국 30여개 사에 화학 원료와 선진 설비 등 최고 수준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특히 외국 기술 의존도가 높았던 오존기기 분야에서 핵심부품의 내구성을 연장하는 등 부품 국산화에 기여하고 있다.
진교영(33회) 동문,
삼성종합기술원장 선임
12월 2일 단행된 2021년 삼성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진교영(33회) 동문이 삼성종합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진교영 동문은 지난 2017년 3월부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아 왔으며, 그해 11월에 사장으로 승진해 메모리 분야의 글로벌 초격차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진 사장이 메모리사업을 이끌며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종합기술원장으로서 미래 신기술 확보와 핵심기술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자형(36회) 동문,
외교부 국제법률국장 임명
이자형(36회) 동문이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에 임명됐다. 이 국장은 제30회 외무고시 출신으로 1996년 외교부에 입부하여, 주이스라엘 대사관, 주애틀란타 총영사관, 주이라크 대사관, 주네덜란드 대사관, 외교부 정책총괄담당관, 국제법규과장, 주유엔대표부에서 근무했으며, 얼마 전까지 주아프가니스탄 대사로 근무했다. 이 국장은 아프가니스탄 대사 임기를 마치고 귀임 전, 공적인 분야에 기여도가 큰 인사에게 주어지는 훈장 중 외국인에게 수여되는 훈장 중 두 번째 권위의 훈장인 '가지 미르 마스지디 칸 국가훈장'(State medal of Ghazi Mir Masjidi Khan)을 아프가니스탄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수여받았다.
박진국(40회) 동문,
2020 후반기 장성급 장교인사에서
준장 진급
박진국(40회) 동문이 2020 후반기 장성급 장교인사에서 준장으로 진급했다. 박진국 준장은 육사 48기로, 지상작전사령부 군수계획운영과장, 육군본부 보급근무과장, 군수운영/재난관리과장, 20사단 61기보여단장을 역임했으며, 내년부터 제5군수지원여단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 뉴질랜드 지부소식
뉴질랜드에서도 ‘우리 서울고등학교’는 최고(最高)의 학교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연말모임,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가운데,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모임소식이 전해져 왔다. 국내 이야기가 아니다. 해외, 그것도 남반구 뉴질랜드에서 전해져 온 소식이다.(편집실 주)
서울고 동창회 재 뉴질랜드 지부(회장 김종배·25회)는 지난 지난 12월 5일(토) 오클랜드 시내에 위치한 한식당 ‘자미’에서 2020 뉴질랜드 지부 송년모임을 가졌다. “몸 불편한 사람없이 얼굴을 볼 수 있어 좋다”는 13회 김동수 선배님의 덕담과 건배제의로 송년모임이 시작되었다. 이 날 송년모임에서는 지난 2년간 뉴질랜드 지부를 이끌어 준 김종배(25회) 지부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차기 지부회장으로 나영근(27회) 동문을 선출했다. 신구회장 이취임식은 내년 1월 20일(수)에 실시하기로 했다. 뉴질랜드 지부의 김민식(44회) 총무는 밑으로 후배가 없어, ‘8년째 연임’이라고 소식을 전해 왔다. 해외지부의 모임은 부부동반이나 가족동반으로 모이는 경우가 많다. 머나먼 타국에서, 의지할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모임을 함께 하며 가족애(家族愛)를 느낀다. ‘서울고 동문’이라는 고리로 연결된 동문들과 그 가족들은 그렇게 또 한 해를 보내며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한다. 참고로 뉴질랜드 지부의 송년모임은 12월 첫 번째 토요일에 갖는다. 머나먼 타국에서도 서울고 동문들과 그 가족들은 ‘언제 어디서나 그 자리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 ‘어느 곳에서나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가르침을 늘 가슴에 새기고 최선을 다해 생활하고 있다. 새해에도 서울고 동문 선후배님 모두 항상 건승하시고, 늘 건안하시길 빈다는 뉴질랜드 지부 동문들의 인사를 전해 왔다.
서울고총동창회 Seoul High School Alumni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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