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숭산스님의 제자로 알려진 현각스님이
한국 불교계와의 인연을 끊겠다 하였답니다.
25년여를 한국스님의 삶으로 살아 오면서
아마도 많은 비법적인 모습에 상처를 받았나
합니다.
외국인으로서 한국 불교에 맞춰 살아감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를 오늘에 이르게
했다면
더
이상은 한국 불교의 제도라는 틀 안에서는
자신이 추구하는 깨달음과 거리가 멀다
여겨져서
수행풍토나 금력과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고민하다
스스로의 몸을 빼는 방식이 최선이다 생각한
모양입니다.
안타까운 인재 하나가
한국 불교계를 떠난다 하는 아쉬움과 함께
그의 떠나는 말과 의미에 대해서 한국불교가
큰
경책으로 받아들여 환골탈태하도록 하는데
나름의 반향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국불교는 나 자신을 비롯해서
크게 한번 죽었다 살아나야 합니다.
지금의 한국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스스로의 자정 능력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화해 가고 있고
사람들 또한 지식 수준이나 삶의 질이 점점
나아지는데
구태의연한 가르침과 수행 방법을 여전히
고집하며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그 변화를 포용할 수 있는
자체적인 역량을 기르는데는 등한하면서
마치 무슨 권력집단화된 전형을 보여주고
있음이
가장 큰 실패 요인중에 하나입니다.
그렇다 보니 정말로 순수하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오직 수행과 포교에만 전념하고 싶은
수행자들조차
제도라는 울타리 안에서 갇혀있는 새와
다름없는
그런 옹색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새장을 벗어 나야 푸른 창공을 날 수 있는데
새장 안의 세계만이 자기 것이고
그
외의 것들은 치지도외하는 시각과
안목으로는
미래를 선도할 역량있는 수행자들을 길러 내는데
역부족입니다.
아마도 생각있는 수행자라면 지금의 한국불교가
크게 엇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하면서도
현각스님처럼 당당하게 자기 주장을 밝히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수행과 포교 영역을
확장하기보다는
제도권 안에서의 안주에 그치고 있다
여겨집니다.
삼계대도사요 사생의 자부이며 시아본사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올바른 제자라면
세상을 향하여 충천하는 기상을 가지고
외마디 포효하는 사자가 될망정
토끼와 여우굴에 숨어 숨죽이고 바람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사자아를 길러내야 하는 풍토와 교육이
겁쟁이 토끼를 길러 내는 교육으로 전락한다면
과감히 벗어나서 새로운 길을 찾음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계룡산 무상사 주지스님 장례식에서
나무아미타불을 선창하며 함께 하자
대중을 격려할 때 이미 그의 눈빛 속에서는
무언가 타오르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으니
이번 차제에 그가 가고자 하는 길에
역경과 고난이 있다 하더라도 능히 뚫고
나가서
올바른 수행자로써의 위상을 찾아내기를
바래봅니다.
장부자유충천지 丈夫自有衝天志
불향여래행처행 不向如來行處行
대장부는 스스로 하늘을 찌를 뜻이 있어
여래가 향해 가신 곳을 다시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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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