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를 통한 전체 진여대용 이것이 공(空)이면서 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공이란 일체 명상(名相)이 다 떨어진 쌍차(雙遮)를 말하고, 공하지 않다는 것은 단공(斷空)이 아니라 거기에 묘유가 있다는 것으로 쌍조(雙照)를 말합니다.
그래서 여섯가지 진여대용이 공했으면서 공하지 않고 공하지 않으면서 공했으며, 진공이면서 묘유고 묘유이면서 진공 "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쌍차이면서 쌍조이며 쌍조이면서 쌍차하여 차조동시(遮照同時)가 되는 것이니 중도의 참 정의를 우리가 여기서 체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론으로써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마니주를 완전히 얻고보면 '육반신용' 가운데서 중도의 대용(大用)을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여섯가지 신통묘용'이라고 하여 여섯가지가 각각 다른 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은 하나입니다.
비유하면 속에 불덩이는 하나인데 구멍이 여러 개 있어서 하나의 불이 여러 개의 구멍으로
비치는 것과 같으니 그 구멍마다 딴 불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 덩이 둥근 빛'이란 자성을 말함이니 자성의 진여본성은 똑같아 둘이 아닙니다.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의 육문(六門)을 통해서 비치는 신통묘용이
바로 자성이라는 한 덩어리 광명이 발하는 여러가지 작용이라는 것입니다.
'여섯 가지 신통묘용'이 '한 덩어리 둥근 빛'이요, '한 덩어이 둥근 빛'이 '여섯 가지 신통묘용'인
것입니다.
'한 덩이 둥근 빛이 색이면서 색이 아니다'란 말은 긍정을 먼저하고 나중에 부정을 한 것이라면
앞에 말한 '공하면서 공하지 않다'는 것은 부정부터 먼저하고 나중에 긍정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앞에서는 막고서 비추고(遮而照), 뒤에서는 비춰서 막은(照而遮) 것입니다.
이것은 곧 막고서 비추며 비춰서 막으니 막음과 비춤이 한 때[遮照同時]인 중도정의를 여기서
바로 알 수 있읍니다.
누구든지 자성을 바로 깨쳐서 여래장 속에서 마니주를 얻게 되면 중도 정각을
완전히 성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