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
이 말 참느라 얼마나 많이 어른인 척했는지 몰라.
/ 박종현, 밤 걷는 길
영원을 걸고 참 많은 것을 맹세했던 시절,
우리는 헤어지고 싶지 않았고
우정은 언제나 빛날 줄 알았다.
우주전쟁도, 조직원의 배신도, 천재지변도 없었는데
우리는 왜 헤어진 걸까?
/고정순, 안녕하다
세상만사에 지쳐서 나는 그저 사라질 작정이었다지.
다만 내가 죽으면, 내 사랑을 홀로 남겨두게 되어서.
/ William Shakespeare, sonnet 66
누가 나어릴 적에 너 세상에 있다는 것만 알려줬다면
그렇게 많이 울지는 않았을 텐데.
/ 이옥토, 사랑하는 겉들
사랑한다고 말할 걸
오랜 시간이 흘러가 버렸어도
그리움은 가슴 깊이 맺혀
금강석이 되었다고 말할 걸
이토록 외롭고 덧없이
홀로 선 벼랑 위에서 흔들릴 줄 알았더라면
세상의 덤불 가시에 살갗을 찔리면서도
내 잊지 못한다는 한 마디 들려줄 걸
혹여 되돌아오는 등 뒤로
차고 스산한 바람이 떠밀려
가슴을 후비었을지라도
아직은 사라지지 않는 사람이
들꽃같이 남아 있다고 고백할 걸
고운 사람에게
그리운 사람에게
/ 나해철, 그리운이에게
나는 너를 적었는데
사람들이 시라고 부르더라.
너더러 시래
나는 시인이래.
나는 그게, 그렇게 아프다.
/ 나선미, 시인의 시
사랑해, 농담이야.
그러니까 우리가 한 적 없는 약속은 다 잊어.
괜찮지? 아무도 진짜처럼 다정하지 않았으니까.
/ 조유리, 농담이라는 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