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cularia(통발 삼춘)
각시가 수련을 심었다. 15년은 지난 것 같다. 가끔 물도 주고 그랬다.
그랬는데 올해 꽃이 보인다. 수련이 진 수면에 작은 꽃대가 가만히 올라왔다.
이게 시작인가 끝물인가, 매년 피었는데 몰랐을까? 매일 꽃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제법 오래 걸린다. 한 잎 한 잎 언제 피려나. 그러다가 궁금해서 후배에게 물었다.
‘utricularia’라고 한다. 통발 계열 말이냐?
utricularia, 내 아이디다. 통발의 학명, 학명은 내게 필요하다.
그래서 아이디로 썼는데 이게 우리 집에 불쑥 온 것이다.
통발은 제주 서쪽에서 보았다. 물이 없는 고장이라 수생식물 구경하는 게 힘들다.
먹이가 오면 통발은 어떻게 알까, 먼지가 달려들면 가성비가 꽝인데, 그 부분이 신기했다.
보금물에도 살았을까.
포충망이 검은 게 먹이를 많이 먹었다. 물 아래서 장구벌레 따위를 사냥하는 꽃, 그래도 우리 집에는 모기가 많다.
이 분은 일본 출신이라고 한다. 도감에는 아직 없고 성함도 없다. 나를 찾아온 희한한 인연이다.
후배랑 대화하는 걸 본 친구가 구경하고 싶다고 한다. 곤란한 일이다.
자생지를 알려주면, 퍼지고 퍼져 훼손되는 게 허다하다. 나 때문에 식물이 어려우면 큰일이다.
이번은 그렇다 쳐도 다음에는 난감하다. 어떡한다지?
보금물-동네에 있었던 연못
첫댓글 U. gibba인데.. 노지에서 계속 버티나요?
10년은 넘게 살았을 겁니다.
희귀 식물의 자생지를 묻는 친한 지인.............
참 난감하게 만들더더군요.
몇번 거절하니 지인들은 점점 멀어지고..........
그게 싫어서 어울리지 않다보니 사람들을 만나기가 싫어지더라구요.
부산 어느 중학교 수생식물 화분에서 만난 Utricularia gibba.. 올해는 가 보진 않았습니다. 해마다 그 큰 화분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제가 본 건 6년차.
자생지때문에 그런 일을 겪지요.... 참으로 힘든 일이지요.
파이팅입니다.
정말 ID가 utricularia이네요...통발속에 대해 뜨거운 열정을 짐작하게 됩니다.ㅎㅎ
자생종은 아니이요. 오래전 제가 인디카에서 종소명 gibba에 따라 혹통발로 부르자고 제안한 적이 있답니다.
[gibbus : 볼록형(凸形)의, 혹이 있는 ]
http://www.indica.or.kr/xe/index.php?mid=qa_board&document_srl=2614918
https://www.botanic.jp/plants-aa/ootanu.htm
@추산(錐山) 외래종(일시출현 내지 귀화)로 볼 수 있을 정도일까요?
@이한(Blue) KPNI(국가표분식물목록)에는 재배식물 "우트리쿨라리아 기바"라는 추천명으로 올려져 있습니다.
그간 원예종들이 꽃밭에서 1m만 튀어나오기만 하면 귀화식물로 보고되던 흑역사가 있었죠.
원칙도 없고 기준도 없고 이현령비현령식으로요. 이것도 어느 정도의 동의와 합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관심 가져주신 분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