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양로원에 계시는 어머님께서
긴히 필요한게 있으시다며 갔다 달라 하셨다
남편은 양로원을 향해 물품을 갖고 떠났다
물론 코로나 비상 상태로
양로원 안으로 들어 갈 수 없고
양로원 출입구에서 사무실에 전화하면
직원이 나와 물품을 받아 갔다 드리는 것이다
남편이 떠난지 한 시간 반 정도
되었을 때 어머님의 전화가 왔다
당신께서 아들을 먼발치에서라도 볼 수 있도록 1층 출입구 로비에 내려가면 안되겠냐고 물으니 스텝이 1층 출입구 쪽이 보이는 3층 유리창문으로 안내해 주었다 한다
3층 유리창문에서 계속 기다리고 계셨는데
물품만 받으셨다며 펑펑 우시는 것이였다.
그렇게까지 아들 얼굴이 보고파 유리창 밖 아래 출입구를 뚫어져라 쳐다 보셨는데도 그만 아들을 못보신 거였다
남편은 그 날 따라 밝은 색이 아닌 시커먼 자켓에 회색 모자 푹 눌러 쓰고 갔으니 노안이 어찌 그 남자가 아들인지 알아 볼 수 있었으리요?
어머님께서 펑펑 우시는 소리를 듣는 순간 <난 도대체 뭐지? 나도 내 자녀들에겐 분명 엄마인데...내겐 저 뜨거운 눈물이 사라진지 너무 오래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스치는 것이였다
노모님께서 아들 사랑하시는 그 마음을 생각하니 내 모성은 어디로 실종된 것인지 잠시 헤메면서도 어머님의 울음을 진정시켜야하는 말을 찾아내려 애쓰는 며눌됨은 또 무엇인가?
다행히 그 순간 손님이 들어 와 어머님께 전화 끊지 마시고 잠시 기다리라고 말씀 드린 후 손님과 계산을 끝내고 전화를 다시 붙잡으니 어머님의 울음도 진정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제재가 풀릴 때까지 건강 유의하시라는 말로 전화를 끊었다.
<펌>
나의 어머님께(헤르만 헤세)
이야기할 것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나는 멀리 객지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이해해 준 분은
어느 때나 당신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당신에게 드리려는
나의 최초의 선물을
수줍은 어린아이 손에 쥔,지금
당신은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읽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나의 슬픔을 잊은 듯합니다
말할 수 없이 너그러운 당신이, 천가닥의 실로
나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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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눈물속에서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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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3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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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