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며칠 전에 「There is no getting ‘back to normal’」이라는 제목의 CNN 기사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제목처럼 우리는 이제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 코로나 사태가 일어났을 때만 해도 잠시 동안만 어려우리라 생각했습니다.
조금만 견디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하며 버텼습니다.
몇 주가 몇 달이 되고 이제 2020년을 넘어 내년까지 이 상황이 이어질 것 같기에 앞날을 준비해야 합니다.
3월에 학교가 문을 닫아 봄방학이 길어졌다며 마냥 좋아했던 아이들이 학교를 그리워하게 되었고
그 봄방학은 여름방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혼돈 가운데 9월이 되어 개학은 했지만, 이제 학교는 예전의 모습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까요?
우리는 시대를 읽고 준비해야만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우리 사회에는 또 다른 의미의 ‘격차’가 생겼습니다.
어떤 강의에서 말하길 대기업은 연구원들에게 투자하여 2021년도가 아닌 2025년을 이미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온라인 교육, 언택트 문화 등도 이미 개발되어 있었으나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 때문에 표면화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인데,
코로나로 인해 실현되었고 이제 세상은 그 변화의 방향에 따르지 않으면 뒤처지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적어도 5년 후에 일어날 일들을 한꺼번에 앞당겨 버린 것입니다.
회사는 이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준비된 사람들을 찾고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인은 여전히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 사태가 진정되어도 2019년도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과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우리는 당장 2021년, 아니 2022년도를 살아갈 준비를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가져다주는 ‘격차’는 앞서가는 대기업들과 서민들 사이의 차이만이 아닙니다.
사회적 빈부 격차는 더욱 심각하게 드러나고 몸으로 직접 뛰어야 하는 서비스업, 단순 노동, 세일즈 등은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반면에 온라인화, 비대면화 된 서비스는 엄청난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단순 노동 일자리는 더욱더 힘들어지는 반면에 전문직은 더 편하고 더 안전한 재택근무로,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식 노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금융 회사나 은행을 비롯하여 큰 회사들은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오히려 더 큰 이윤을 남기고 있습니다.
사무실을 유지하지 않아도 되기에 운영 비용 절감은 물론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 교통비, 전기 및 에너지,
주차장 운영비 등을 줄여 다른 곳에 투자할 기회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권 성도 중에는 일자리가 영구적으로 재택화 되는 경우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그들에게 직장 생활만큼은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급격한 변화에도 여전히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이를테면 의학을 들 수 있습니다.
의학계(의사, 간호사, 의료 연구, 제약 등)는 앞으로도 더욱 필수적인 분야로서 많은 사람들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 치료를 다루는 등,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교회가 이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교회는 영원한 생명을 전하는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본질과 사명을 잊지 말고 세상에서 가장 필수적인 역할을 감당하여야만 합니다.
과연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시대에 복음의 선한 영향력을 가지고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우리는 이렇게 질문하고 점검해야 합니다.
교회는 지금 무엇을 준비하여야 하는가?
변화를 인정하고 과감하게 내려놓을 것들은 과연 무엇인지를 진단하고 준비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단지 피난처로 삼아 변화를 거부하고 우리끼리의 안정만을 추구할 것인가?
더 이상 이전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 가운데 2021년도뿐만 아니라
앞선 미래를 위해 함께 믿음으로 나아가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