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아름다운 홈피를 사랑해주신 분께 서너달 동안 글을 올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때와 년한의 주께서 신축년 새해를 주심에 감사드리며 아름다운 홈피에 방문하셨던 모든
분들께 새해 인사드립니다
특히 사랑하는 이혜준 집사님께 안부전합니다
오늘은 매년 새해 첫 날이면 우리들의 가슴을 흥분시켰던 신춘문예 당선작들을 추억해보며
2007년도 캐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시를 올려드립니다
*시대의 저주와 축복*
1
한 뇌성마비 환자가 두상을 열고
특정한 생각의 뇌파를 인식할 수 있는
칩을 넣었다한다.
어느새 우리 몸을 침노한 유비쿼터스 !
아직은 휠체어에 앉은 채
한 부분만 유비쿼터스화 된 그를
취재한 의학 동영상을 보며,
나는 천지개명을 꿈꾼다.
가슴 속에 거짓말 탐지기 칩을
부착한 상태로 활보하는 거리를!
가슴과 가슴으로 연대하는 나라를!
진실한 자녀를 낳지 못한 부모나
이슬처럼 투명한 가슴을 전수시키지 못한
스승은 저주 받을 것이다.
2
취재는 T.V쪽으로 휠체어 방향을 돌리는
환자 곁에서 아내인 듯한 한 여인이
리모콘을 켜주자 쪽빛 하늘을 바라보듯
여배우를 시청하는 장면으로 끝났는데,
나는 T.V와 살갑게 사는 환자와 달리
언 호수 위 목각오리 같은 여인의 시선에
꽁꽁 묶인채 오래도록 헤멨다.
북극바람만 불어 와 우드득 우드득
부서지고 깨진 그녀의 금빛 머리카락들이
면도날처럼 예리하게 스쳐간
이마와 뺨과 콧대 아래로 푹 푹 빠지며,
선악과의 저주가 시체로 썩어 비릿한 목울대
끝에서 발아된 진리의 가슴을 들고 나온다.
젖과 꿀이 흐르는 봄같은 가슴을 들고 나온다.
시대의 저주와 축복의 칩을 들고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