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43. 갈대 꽃
엊그제 TV에서는 우리 나라의 정선 민등산 억새밭을 보여 주었다.
이 곳에도 해마다 9월이면 여기 저기 하얗게 갈대 꽃이 핀다. 특히 목초지가 많은 이 나라는 이 곳 저 곳 버려져 있는 것 같은 들판에 어른 키만큼 마냥 자란 들풀들이 해마나 이 맘때면 한 차례씩 하얀 갈대꽃을 피워 장관을 이룬다.
멀리로 지나가는 태풀 때문에 바람이 심한 날들이 잦아지는 때이다.
갈대는 솨아 솨아 소리를 내며 흰 파도처럼 눕기도 하고 서걱대며 일어서기도 한다.
골프장 주변에도 온통 갈대꽃이 물결을 이루는 곳이 많다. 같이 치던 동료에게 장난스레 물어본다.
"저 건너편을 보세요. 온통 하얀 저게 이름이 뭔지 아세요?"
그녀는 물끄러미 바라본다. "갈대 아냐?"
"아뇨." "그럼 억새인가?"
"아까 본 건 갈대이구요. 지금 보는 건 올대예요." "...........? 하하하하"
한 템포 늦게 그녀가 유쾌하게 웃는다.
"가면서 보는 건 갈대구 돌아오면서 보는 건 올대라구?"
우리는 그 너머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러나 11월 들어서면 저런 풍경들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린다.
겨울이 없어 온갖 푸르름이 계속 되는 듯하지만 눈 여겨보면 이 곳의 나무들도 나름의 단풍이 들기도 한다.
우리 나라의 은행잎이나 단풍나무처럼 특별하거나 화려하지 않아서 그렇지 어느 때인가는 누런 잎들이 층층이 덮이기도 하고 간간이 빨갛거나 에쁜 색으로 변한 잎새들이 푸른 잎들 속에 많이 섞이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계절의 변화는 열매이다.
어느 때인가는 망고가 지천이고 어느 때인가는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잭프릇이 매달려 있고 또 지금은 람보탄이 익어간다.
계절의 과일은 노점상에 진열된 상품으로부터 온다. 산톨 타머린 구와바, 파인애플,파파야.....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바나나와 코코넛만큼은 연중 달리고 여전히 잘 크나보다.
첫댓글 사계가 뚜렸한 한국의 풍경이
참 아름다운것 같아요.
거기나 여기나
사람사는 곳은 비슷하지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