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계셨다. 그때 마룽키야풋다 존자는 홀로 고요한 곳에 앉아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는 말씀해 주시지 않는다.
우주는 영원한가? 영원하지 않는가?
영혼은 육체와 같은가? 육체와 다른가?
여래는 사후에도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기도 하며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가?
나는 이러한 문제에 관해서 답변해 주시지 않는 세존의 태도가 불만스럽기만 하다.
부처님 계신 곳에 가서 이와 같은 질문을 여쭙기로 하자. 만약 세존께서 나를 위해 이 의문에 대해 답변해 주신다면 머물러 수행을 계속하겠지만 만약 답변해 주시지 않는다면 세존께 인사를 여쭙고 떠나야겠다.'
마룽키야풋타는 해가 질 무렵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갔다.
그리고 세존께 예배드리고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홀로 선정에 들어있을 때 우주는 영원한가? 영원하지 않는가?
영혼은 육체와 같은가? 육체와 다른가?
여래는 사후에도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기도 하며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가?
라는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이런 의문에 한 번도 답변해 주시지 않았습니다. 저는 세존께 이러한 것을 묻고 싶습니다.
만약 세존께서 저의 이러한 의문에 답변해 주신다면 저는 세존의 가르침 안에서 머물며 거룩한 삶을 따를 것입니다.
여래께서 우주가 영원한 것인가 영원하지 않는 것인지, 영혼과 육체는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는 것인지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알고 계신다면 그것을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세존께서 알지 못하신다면
'나는 알지 못한다'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세존께서 마룽키야풋타에게 말씀하셨다.
"마룽키야풋타여,
내가 일찍이 그대에게
'마룽키야풋타여, 어서 오너라.
나와 함께 청정한 행을 닦음이 좋으리라. 그러면 나는 그대에게 우주는 영원한지 영원하지 않은지,
영혼과 육체는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는 것인지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존재하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지에 대하여 분명히 말해 주리라'
라고 말했던 적이 있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와 같은 일은 없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마룽키야풋타여, 또 그대는 일찍이 내게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의 가르침을 따라서 청정한 행을 닦고자 합니다.. 그러하오니 저에게 우주는 영원한지 영원하지 않은지, 영혼과 육체는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여래는 사후에도 존재하는 것인지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존재하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지 분명히 말씀해 주소서'
라고 말한 적이 있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와 같이 말씀하신 적은 없습니다."
"마룽키야풋타여, 그대는 어리석도다.
나는 그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
그대에게 말한 적이 없고,
그대 또한 나에게 말한 적이 없는데
그대는 부질없는 번뇌로 스스로를 괴롭히고 여래를 비방하려 하는구나."
마룽키야풋타는 세존의 말씀을 듣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으나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
세존께서는 마룽키야풋타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마룽키야풋타여,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만약 부처님께서 나를 위해 우주는 영원한가 영원하지 않는가,
영혼과 육체는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여래는 사후에도 존재하는 것인지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존재하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지에 대해서 분명히 말씀해 주시지 않는다면
나는 세존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지 않겠다'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그 의문을 풀지도 못한 채
도중에서 목숨을 마치고 말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독 묻은 화살을 맞아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겪을 때 친족들이 빨리 의사를 부르려고 하였다.
그러나 화살을 맞은 사람이
'아직 이 화살을 뽑아서는 안 됩니다.
나는 먼저 화살을 쏜 사람이 크샤트리아인지, 바라문인지, 바이샤인지, 수드라인지,
또 그 이름과 성은 무엇인지,
그이 키가 큰지, 작은지 중간 정도인지,
그의 얼굴색이 하얀지 검은지,
어떤 마을에서 왔는지 먼저 알아야겠습니다.
또한 내가 맞은 화살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 알아야 화살을 뽑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어떤 새의 깃으로 장식된 화살인지,
화살 끝에 묻힌 독은 어떤 종류의 독인지 알아야 화살을 뽑을 것입니다'
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이러한 사실을 알기도 전에
죽고 말 것이다.
마룽키야풋타여,
우주가 영원하다는 확실한 견해가 있어야만 청정한 수행을 닦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르지 않다.
또 우주가 무상하다는 견해가 있어야만
청정한 수행을 닦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바르지 않다.
우주가 영원하거나 무상하더라도, 사람에게는 생로병사와 근심과 번뇌가 있다.
그러므로 여래는 '이것은 괴로움이다(苦), 괴로움은 모여서 생기는 것이다(集),
괴로움은 반드시 없어진다(滅),
그것이 길이다(道)'를 설하여
중생을 해탈에 이르게 한다.
마룽키야풋타여, 영혼과 육체는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분명히 알아야만 청정한 수행을 닦겠다는 생각은 바르지 않다.
영혼과 육체가 다르거나 같더라도, 사람에게는 생로병사와 근심과 번뇌가 있다.
그러므로 여래는 '이것은 괴로움이다(苦), 괴로움은 모여서 생기는 것이다(集),
괴로움은 반드시 없어진다(滅),
그것이 길이다(道)'를 설하여
중생을 해탈에 이르게 한다.
마룽키야풋타여,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존재하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가를 분명히 알아야만 청정한 수행을 닦겠다는 생각은 바르지 않다.
그러므로 여래는 '이것은 괴로움이다(苦), 괴로움은 모여서 생기는 것이다(集),
괴로움은 반드시 없어진다(滅),
그것이 길이다(道)'를 설하여
중생을 해탈에 이르게 한다.
또한 마룽키야풋타여,
여래는 우주가 영원하다거나 무상하다거나, 영혼과 육체가 동일하다거나 다르다거나, 여래는 사후에 존재한다거나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존재하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의문은 도리와 법에 맞지 않으며 청정한 수행도 아니며,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길도 아니며
열반의 길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래가 한결같이 설하는 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여래는 '이것은 괴로움이다(苦), 괴로움은 모여서 생기는 것이다(集),
괴로움은 반드시 없어진다(滅),
그것이 길이다(道)라는 가르침이다.
그것은 도리와 법에 맞으며,
청정한 수행의 길이며
깨달음과 성스러운 열반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대는 이와 같이 깨닫고 배워야만 한다."
세존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 마룽키야풋타와 여러 제자들은 기뻐하며 그 가르침을 받들어 실천했다.
_((()))_
첫댓글 그렇다면 여래가 한결같이 설하는 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여래는 "이것은 괴로움이다 , 괴로움은 모여서 생기는 것이다 괴로움은 반드시 없어진다. 그것은 길이다 라는 가르침이다.
-아함경-
새록새록 부처님법에
놀람 따름 입니다.
감사합니다
밝게깨어있기
나무아미타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