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3일(금) 오후 3시
대전 민족사관
갈매기의 꿈을 읽고
대전도 요즘 상황이 어려운 것 같다. 보통은 새로운 학생들이 들어오는데 벌써 몇 2~3주째 성진이 외에는 다른 학생이 없다. 무슨 어려움이 있는지, 아니면 학생들이 말썽을 부렸는지 잘 모르겠다. 오늘까지 상황을 좀 지켜보고 학교 상황이 어떠한지를 조심스럽게 물어봐야할 것 같다.
성진이의 글은 늘 비슷한 패턴을 그린다. 간단한 요약과 함께 느낀 점을 적긴 하지만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 감정들을 절대 노출하지 않는다. 마치 초등학생이 일기장을 쓰든이 윤리적이고 아주 객관적인 적용뿐이다. 예를 들면 오늘 글처럼 “꿈은 클수록 좋다”라는 식이다. 자신의 꿈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 꿈을 위해서 어떤 도전을 하는지,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어떤 결단들을 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진이에게 다시 꿈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꿈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성진이의 대답은 항상 비슷하다. 일단 다가오는 감정고시를 패스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학생들을 지도하고 도와주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대답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서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고 말해주면 별 관심이 없다. 의도적으로 이런 대화들을 피하는 것인지, 진자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지켜본 성진이의 반응을 가지고 유추해 보면 전자 후자가 반반씩 섞여 있는듯 하다. 진짜 별 생각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인다.
갈매기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빠른 속도로 날아보기를 원했던 주인공처럼. 성진이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들이 결정된 운명이 아님을 다시 한번 이야기해 주었다. 주어진 환경과 본능을 넘어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삶에 대해서 성진이가 동의하든지 동의하지 않든지 상관 없이 계속 이야기해 주었다. 녀석의 마음 속에 꿈이란 단어 하나만이라도 박혀서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길 원한다. “네 꿈이 무엇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