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2일(금) 오후 1시
행운 바이러스를 읽고
지난 주는 어린이날이라 수업이 없었다. 2주만에 다시 성진이를 만나게 되었다. 성전이에게 계속해서 부탁하고 당부하는 것은 책이든 영화든 무엇이든 끝까지 읽고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고(혹은 감독이 영화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개인의 느낀 점이나 적용, 의견 등을 두 문장 이상으로 정리해 달라는 것이었다. 성진이의 가장 큰 문제는 책이든 영화이든 끝까지 읽지를 않는다는 것이고, 읽는다해도 그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냥 단편적으로 읽고,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몇 가지 내용들을 가지고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가지 위의 내용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반복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행운 바이러스'라는 책을 읽고 글을 작성했다. 일단 책의 내용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번 책도 성진이는 내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책을 읽기는 읽은 것 같은데, 저자가 그 이야기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발견해 내지 못했다. 오히려 주제와는 별 상관이 없는 내용들을 가지고 책 요약을 했고, 그것을 가지고 느낀 점을 작성했다.
마음이 많이 답답했다. 하지만 녀석 앞에서 실망감을 너무 드러내면, 녀석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 같아서 수업 시간에는 많이 참고 참았다. 성진이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냥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글을 읽고 그 내용을 요약하는 훈련을 제대로 받아 본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런 녀석에게 이것 밖에 되지 않냐고 말하면 오히려 상처만 받을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순 없을 것 같다. 무엇인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어떻게 성진이를 도와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작은 동기부여라도 그 마음에 심어줄 수 있을까? 수업을 하는 내내 그 질문에 답을 찾아 보려고 끙끙거리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녀석을 도와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