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수) 저녁 8시
부산 해운대센터
그래도 우리는 떠납니다. 2부를 읽고
지난 주 지적이 어떻게 반영이 되었을까? 녀석들의 글을 받아서 보니 천편일률적이었던 글의 내용이 많이 달라졌다. 지난 주까지는 마치 한 사람의 글을 여러 명이 서로 베낀 것 같이 내용이 동일했는데, 이번 주에는 일본과 칠레, 중국 등 다양한 내용의 이야기를 요약했다. 물론 아직까지도 절반 정도가 동일한 내용으로 되어 있지만, 그래도 몇 명이 변화를 시도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더불어 오늘은 녀석들에게 한 가지를 더 요구했다. 책의 한 부분을 요약하려면 서론-본론-결론의 구성이 되도록 만들어 달라고. 무슨 말이냐 하면 녀석들은 책의 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 적는다. 그러니까 대충 한 페이지나 많으면 두 페이지 정도 되도록 책의 내용을 그대로 베낀다. 그러다보니 요약한 내용이 서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끝나버린다. 그래서 녀석들에게 부탁을 했다. 한 쳅터 전체를 다 요약하기 힘들다면, 자신이 읽은 부분의 내용만이라도 요약하는데, 반드시 서론-본론-결론이라는 구조를 가지고 요약하라고 당부를 했다. 다시 말해 시작한 이야기의 결론까지 다루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녀석들은 지난 주에 이어서 이번 주도 그냥 웃기만 한다. 한 녀석은 글이라는 것을 제대로 써 본적이 거의 없다가 센터에 들어와서 책도 읽고 글도 써본다고 말한다. 그럴 것이다. 초등학교 때 숙제로 책을 읽거나 일기를 써 본 것외에는 거의 책을 읽지도 않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더욱 생소한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글을 쓴다는 것, 비록 센터장님이 내준 숙제 차원에서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내용을 그대로 옮겨 쓰든, 다른 사람의 글을 그대로 베껴서 쓰든, 글이라는 것을 자신의 손으로 써 본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순 없다. 조금씩 이라도 성장해야 한다. 녀석들의 웃음이 어떤 의미인지 구체적으론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매번 무리한(?) 요구를 받아주고 조금씩이라도 몸부림을 치고 있는 녀석들이 있어서 감사하고, 거기에 수업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게 된다. 다음 주엔 어떤 글을 작성해 올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