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강원도 PET
‘참사랑평화학교 학생들이 온다면...’ 세계본부에 전화를 했더니 코로나 상황에 어렵지만 간단하게라도 입장을 허락해주신다니 감사했다. 천일문이 마치 천국문이듯 맞아주었다. 천승전은 참어머님의 활동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잘 손질된 그런데 씩씩해 보이는 꽃들이 참어머님 조각상을 두고 아름다웠다. 천일문은 정주 방향을 두고 개문되었다는 설명을 들으며 참부모님의 남북통일 염원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했다. 모성애의 꽃말을 가진 루피너스는 천승전에서 천정궁까지 피어있었다. 빛깔이 참어머님과 닮아있었다.
“처음 와보는 천정궁은 마치 천국에 온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사진 찍으려고 하늘을 보는데 학모양 구름이 있어서 엄청 놀랐어요.”
“참부모님 머무시는 천정궁에 가 볼 수 있었던 것만도 충분히 기뻐요.”
학생들은 얼마만큼 이해를 했을지 모르지만,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사진도 찍고 기도드리며 천정궁을 신기해했다. 참부모님께서 머무시는 공간에 와 있는 것만도 기뻐했다. 대부분 천정궁에 처음 와 본 학생들이었다.
천정궁엔 아버님께서 공사를 다시 하더라도 절대 옮기면 안 된다며 자리를 지킨 소나무가 있었다. 깨끗하고 청빈한 선비 같은 나무였다.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 소나무는 솔방울이 달리지 않는다고 한다. 솔방울이 많이 달리는 이유는 뿌리에 공기가 공급되지 않거나 나무가 힘들 때라고 한다. 만약 많이 열리면 다음 해 소나무의 수세가 약해지게 되고 병충해 노출도 심해진다는데, 천정궁의 소나무도 하늘부모님과 참부모님 품에서 행복한가 보다.
강원도 발왕산까지 가는 중간에 낙산사를 방문했다. 단순히 관광지를 들른다기보다 불교문화를 접하면서, 수용과 포용 그리고 하나됨이 경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안개가 가득하여 멀리 푸른 바다를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낙산사는 의상이 창건한 후, 몇 차례 전쟁과 재해로 소실을 반복하였다니 한국의 역사만큼이나 파란만장했던 것 같다. 의상대는 특별히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함인지,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면 가슴 끝까지 시원해지니 절로 얼굴이 환해진다. 둘러 홍련암, 해수관음상까지 여유롭게 돌아보았다. 빠르게 움직이는 일상을 벗어나 편안했다.
양양에서 용평리조트까지 가는 길에 경포대에 들렀다. 대부분 육지를 터를 하고 사는 학생들이라
바다를 그리워했고 동경했지만 오랜 시간 있지는 못했다.
드디어 용평에 도착하여, 밤이 더욱 아름다웠던 것은 멋진 성을 전기일루미네이션으로 지어놓았기 때문이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영상을 찍는 내내 즐거운 이야기가 계속 되었다. 숙소로 돌아와 방마다
교사들은 학생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하며 내일 아침을 약속했다.
둘째날 여유롭고 낭만적인 아침식사는 모두 행복했던 것 같다. 여학생들은 분위기에 남학생들은 맛있는 음식에 좋았노라고 저마다 이야기한다.
학교 밖 pet가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평소보다 예쁘게 자신을 치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갈래로 길게 땋아 내리거나 끝에 웨이브를 넣어준 머리카락은 첫 시간을 화려하게 했다.
웅성웅성 설레이는 마음은 발왕산을 향해 출발이다. 임학운 대표님의 배려로 해설사를 모시고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국내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라고 한다. 발왕산까지 20여 분 되는 케이블카는 블루투스까지 연결되어 음악을 들을 수 있어 학생들은 좋아하는 가수를 찾아 서로의 음악을 공유하며 즐거워했다.
발왕산은 왕이 태어날 기운이 있는 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발왕산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용평리조트가 우리 것이라니 뿌듯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의 주 장소였다니 더욱 자랑스러웠다. 발왕산에는 특히나 주목(朱木)군락지로 주목이 많았다. 붉은 나무결을 가진 주목의 붉은 색은 왕의 곤룡포 빨간색을 상징하며 왕의 나무라고 한다. 햇볕을 받는 한쪽은 향나무 침엽수가 올라온 것인가 했는데 주목의 일부라고 한다. 해 뜨는 동쪽으로는 푸른 잎이 아직 남아있고 해 지는 서쪽으로는 하얗게 말라 있는 것도 참 기이하다. 그냥 지나치며 죽어가려는 거려니 했는데 해설사가 왜 그럴까 물어왔다. 새삼 그렇게 서 있는 나무가 신기했다. 살기도 1000년, 죽어가는 과정도 1000년, 우리는 죽어가는 1000년의 한순간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었다. 정말 왕다운 모습이다. 세상사 묵묵히 바라보신 저 나무는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저마다의 깊이만큼 해설사의 이야기를 듣고 담아내는 학생들은 곳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발왕산을 담고 있었다. 벼락 맞은 나무에서 소원을 빌면 들어주신다니, 간절히 소원을 빌고 구멍 난 나무를 매만지는 학생들의 마음이 하늘부모님을 향해 간절했으면 좋겠다.
발왕수도 흥미로웠다. 사랑, 지혜, 재물, 장수의 물이 있었다. 욕심껏 4가지 물을 섞여 마시려는데, 왕의 덕목 중 욕심은 없기에 한가지 물만 마실 수 있다고 한다. ^^ 지혜의 물을 시원하게 들이켰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높다는 스카이워크가 완성되었다. 약간 사선으로 돌아서 있는데, 레인보우 슬로프를 향해있는 것이라고 한다. 올림픽때 사용된 레인보우를 기억하며 올림
픽 정신을 기리자는 속 깊은 의미가 있었다. 난간도 바닥도 투명하여 자못 하늘에 붕 떠 있는 듯한 스카이워크는 푸르른 하늘을 그대로 내 안을 수 있었다.
이어 하늘목장에 갔다. 작은 목장이었지만 직접 양들에게 건초를 먹일 수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어린 아기처럼 즐거워 보였다. 많지 않은 사람들 덕분에 실컷 양들과 즐거웠는데, 무엇보다 순한 양같은 사진이 많이 나왔다.
우리들의 2박 3일 시작과 끝은 비였다. 정작 우리의 이동이 시작되면서 비가 그쳤기 때문에 우산 한번 펴지 않았던 날씨는 하늘부모님의 사랑이었다. 우리는 비도 사랑하지만 여행 동안 실컷 뛰어다니지 못했을 것인데 날씨는 하늘부모님이 주신 선물이었다. 목장의 자유 시간을 마치고 손에 아이스크림 하나씩 쥐고 나와 차에 오르니 비가 시원하게 내렸다. 멋진 타이밍이다.
코로나로 답답했을 마음을 대자연을 느끼며 시원한 치유가 되길 바라며 떠난 작은 여행이었다. 코로타 때문에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무사히 다녀온 강원도 여행에 감사한 마음을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