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열매나무방 그리고 잎새방이 긴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도시락가방을 짊어지고 걸어서 평소보다 조금 먼 곳으로 나들이를 떠납니다. 그야말로 "떠납니다" 와아!
잎새방은 터전살이 첫 긴나들이였는데요. 늘 오르는 성미산이지만 새로운 코스로, 도시락 싸서 나들이 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일주일 전부터, 아이들은 무척 신이 났습니다.
일찍 등원해야해서일까요, 도시락을 싸야해서일까요, 아마들도 덩달아 신나고 살짝 긴장되기도..^^
이런날이 오다니! 많이 컸다 우리 아이들, 너무 기특하고 감동적이야~ 씩씩하게 나서는 아이의 뒷모습에 울컥해지더라구요.
문득, 이 긴나들이가 이루어지기까지 그간의 아이들의 시간과 교사회의 숨은 노고가 떠오릅니다.
비둘기산 밧줄놀이터 브라키오숲 철봉놀이터 전망대.. 딸기놀이터 외주목 삼단공원.. 그동안 얼마나 많이 걷고 올랐던가요.
긴나들이에 유난히 감동받는 이유는
"오늘" 긴나들이를 갔기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우리 아이들의 여러 나들이가 "오늘"을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전설이 된, 아직 잘 걷지못하는 어린 도톨이를 등에 업고 산을 올랐다는 쭈,
산에서 응가 마려운 아이를 위해 흙을 파주신 물따라,
신나게 놀아 팬티까지 흙색이 되었다는 지호,
데굴데굴 굴렀지만 "물따라가 구해줬어!" 산이의 영웅담..
아이들의 개별 속도와 상황이 모두 다름을 고려하고 존중하며, 긴 계단과 흙길, 갑자기 닥치는 여러 외부상황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긴장되고 체력적으로도 힘든 일입니다.
그럼에도 매번 아이들과 나들이를 가고 산에 오르는 일을 포기하지 않아 주셔서, 이끌어주셔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 운동화들 사이, 신발장에 높이 놓인 선생님들의 큰 등산화가 얼마나 멋진지요.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낮은시선으로 발맞추어 걷는 선생님들이 얼마나 든든하고 감사한지요..
오랜시간 적응기를 거쳐 아이들이 터전을 내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게 된것처럼, 성미산은 그렇게 매일 조금씩 오르고 부딪히고 경험하며 아이들에게 익숙한 "터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터전이, 아이들의 세상이 넓어짐에 감사합니다.
선생님들께서 애써주시는 덕분에 우리 아이들의 심장과 다리는 튼튼해지고, 조금 위험한 것에 자연스레 노출되어 외부상황에 대응하고 스스로 조절하는 힘을 기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무들과 형님동생, 선생님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걸었던 시간들은, 즐거운 기억들은, 새로운 곳 어디로 나들이를 가든, 어느때건 그 힘을 발휘할 것이라 믿습니다.
산과 들로 나들이 가는 행위 그 자체가 단순히 아이를 행복하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자연놀이 숲체험이 아닌, 아이들의 매일매일의 나들이에는 공동육아의 참여 차이 생태 학습 민주주의의 가치가 담겨져 있습니다. 아이가 행복한 모습, 아이가 가끔 하는 놀라운 한마디, 그것을 발견하는 나의 모습에서 공동육아의 가치로움을 느낍니다.
아이를 미래가 아닌 "지금" 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육아가 고되지만은 않게, 함께 아이를 키우는 재미를 느끼도록, 그렇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는 일에, 선생님들께서 공동육아 현장을 만들어주심에 늘 곁에서 배울 수 있어 감사합니다. 그 진심과 에너지와 사랑이 매우 강력하여... 이렇게 종종 깨우치고 다짐하곤 합니다..^^
첫댓글 정말 얼마나 뭉클 하던지 ❤️ 항상 감사합니다 !!!
이글에 하트 백개 누르고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백번,
우리 아그들도 잘커주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