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교실의 강단에 올라가서 교실을 둘러보았습니다. 혹시 무슨 할 말이 생각날까 해서 강단에 올라가 서 보았으나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이제 식사를 마치면 학생들이 이곳에 몰려올 텐데 무슨 말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전도폭발 훈련을 다 받고 지도자훈련을 받아서 전도폭발을 가르치는 강사 자격증을 받은 신학생들에게 어떻게 또 전도폭발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
창문에 쳐 놓은 녹슨 쇠창살을 붙잡고 다급한 기도가 나왔습니다. 그렇게 긴박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 학생들이 곧 몰려 올 터인데,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무슨 훈련을 해야 할까요? 빨리 가르쳐주세요!”
하나님 밖에는 어디 기댈 곳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밭가는 농부” 그림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밭가는 농부가 쟁기 줄을 잡고, 그 앞에 황소가 쟁기를 끄는 그림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지금 이 다급한 판국에 밭가는 농부가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아니요! 이런 것 말고 이들에게 무슨 말을 하며, 일주일 동안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가르쳐 주세요!”라고 속으로 하나님께 항의하듯 외쳤습니다.
그러나 “밭가는 농부”의 이미지가 사라지질 않았습니다.
그것은 제가 미쳐 그림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는데 잠시 후에 어렴풋이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얼른 칠판에 “밭가는 농부”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쟁기를 잡고 있는 농부와 그 앞에 쟁기를 끄는 황소의 그림이었습니다. 아래와 같은 그림을 그려서 보이지 않게 돌려놓자마자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림은 업로드가 되질 않아서 못 올렸습니다.)
저는 간단한 인사말을 하고 "밭가는 농부"의 그림이 있는 칠판을 학생들을 향해 돌려놓고 질문을 했습니다.
“여기 이 그림에 전도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하고 질문을 했을 때, 한 학생이 재빠르게 손을 들고 “전도자의 역할을 하는 것은‘농부’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농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더니 33명 중에서 13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 없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한 학생이 “황소”라고 대답했습니다.
황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더니 나머지 20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이제 손을 안든 학생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재차 물었을 때, 서로 얼굴들을 쳐다보다가 한 학생이 일어나더니 “쟁기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쟁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더니 먼저 손을 들었던 학생들 중에서 5명이 더 손을 들었습니다.
저는 손을 내리라고 하면서, 여러분들이 솔직하게 대답해 주어서 고맙다고 말했지만, 저는 그 때에서야 힘이 솟아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여러분들이 전도폭발 훈련을 다 받았으면서도 전도폭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유를 이제 알았습니다. 앞으로 이틀 동안만 내가 시키는 대로 훈련을 받아 주십시오. 그래도 계속 부정적이라면 훈련 내용을 바꾸든지, 아니면 훈련을 그만 두든지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에 여러분들의 부정적인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꿔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준비된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밭가는 농부”의 그림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전도에 있어서 농부 역할을 하는 것은 예수님이십니다. 농사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농부에게 있듯이 전도에 대한 총 책임은 예수님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도의 모든 일을 자기 자신이 하려고 하는 전도자는 ‘농부형 전도자’입니다.
전도에 있어서 황소는 성령님이십니다. 밭을 가는 힘이 황소에게서 나오듯, 전도는 우리의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의 능력으로 해야만 합니다. 내 힘으로 전도하려는 사람은 ‘황소형 전도자’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사람은 능력있는 전도를 할 수 없습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고 하신 이 말씀은 전도는 내 힘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으로 전도하라는 말씀입니다. 황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기 힘으로 밭을 갈려고 한다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밭을 갈 수도 없을 것입니다.
밭을 가는데 쟁기가 도구로 쓰이는 것처럼, 우리는 전도에 있어서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야합니다. 즉 ‘쟁기형 전도자’가 되어야만 합니다. 쟁기는 농부의 뜻에 따라서, 황소의 능력에 힘입어 쫓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강조해야 할 것은, 쟁기와 황소 사이에 쟁기 끈이 팽팽하도록 유지하면서 쫓아가야 쟁기가 황소의 힘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전도자는 성령님과의 관계에서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 쫓아가야 성령의 능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령님의 힘을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만일 전도자가 성령님보다 앞서가서 쟁기가 황소 앞에 놓여 있는 모양이 된다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전도는 성령님이 대상자의 마음을 열어주셔야 하고 전하는 말씀에 능력으로 함께 하셔야 합니다. 여러분은 모두 ‘쟁기형 전도자’가 되도록 명심하고 기도하면서 훈련에 임하기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인사말을 마쳤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