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가짜 평안이나 일시적 평안이 아니라 영원한 평안, 진짜 평안을 얻기를 원한다.
물론 정상적인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가족 내에서 어느 정도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 가족은 서로 돕고 살아갈 힘을 주고 어떤 허물과 죄도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부초라는 소설이 있다. 그 소설 속에 보면, 어느 한 여름, 서커스가 벌어졌다. 한 여름,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오듯 하고 온
몸이 끈적끈적한데 손님이야 많이 있을 리 만무하고, 있는 사람들도 별 흥미가 없다는 듯 서커스를 보고 있었다. 그 때 아리따운
아가씨가 줄을 타다가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땅 바닦으로 떨어졌다. 머리를 부딪혔는지 땅바닦에 피가 흥건하게 쏟아졌다. 졸리는
눈으로 서커스를 보던 사람들이 에어컨 바람이라도 맞은 듯 눈을 크게 뜨고 소녀가 떨어진 곳으로 몰려 들었다. 마치 이제부터 진짜
구경이 났다는듯. 남의 아픔은 그저 구경거리일 뿐이다.
자신의 딸이 그렇게 되었다면 그렇게 방관만 하고 있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가족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가족은 서로에게 상당한 평안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도 완전한 평안을 줄 수는 없다. 얼마 전에 응급실에 갈 일이 있어서 갔다가 거의 죽은 50대 남자를 보았다. 그
옆에서 그의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울고 있었다. 어머니가 거의 죽은 아들을 붙잡고 하는 말이 "그렇게 어려우면 왜 말을 하지
않았냐"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그 사람이 나무에 밧줄을 매달고 목을 매었다는 것이었다. 아무 일도 없는 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없다. 어떤 괴로운 일을 당했을 것이다. 그럴 때 그의 가족들도 그에게 힘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술술 잘 풀려 나간다고 해도 평안을 얻지 못한다. 어떤 학생은 졸업할 때 1등으로 졸업했고, 학교
다닐 때는 학생 회장도 했고, 친구도 많았고, 여자 친구도 많았고,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다. 다른 학생들이
하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하고서도 그는 평안하지 못했다.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고 불안했다. 다른 학생들은 그를 부러워하면서
그가 그런 고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 자신은 평안하지 못했다. 그 학생과 같이 사람들은 모든 일이 다 잘
풀린다고 해도 큰 구멍이 존재한다.
평안을 얻기 위하여 아무리 노력해도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평안을 얻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