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반대로 가야 한다.
공로와 자랑은 복음 안에서는 독약과 같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 독약은 마취와 환각성분이 있어서 스스로 잘 깨닫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종교는 공로와 자랑을 지향해야 천국에 간다고 믿고 있지만 복음 속에서는 무슨 일을 하든지 공로와 자랑을 앞세우게 되면 그것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는 매년 부활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무거운 나무로 만든 십자가를 힘들게 지고 정해진 언덕으로 모여드는데 그 중 일부 사람들은 양손에 실제로 대못이 박힌 채 피를 흘리면서 십자가에 매달리기도 한다. 이 사람들은 매년 그렇게 못에 박힌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돈을 많이 받는다고도 한다. 아무튼 그렇게 하는 목적은 그것이 공적이 되기 때문인 것이다. 가톨릭에서는 심지어 기도문을 암송하는 것도 공적에 포함되어 구원의 도구가 된다고 믿고 있다. 가톨릭은 철저하게 행위구원을 믿는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에서는 그 어떤 행위도 공적이 되면 오히려 구원에서 멀어질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것은 종교에 묻혀버리게 되는 것이다. 복음이 종교 안에서 굳어버리면 그것은 행위구원을 믿는 것이 되어 도리어 구원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린다. 바리새인들이 바로 이와 같이 되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고 스스로 지옥으로 떨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나도 45kg짜리 십자가를 메고 동네를 2~3km씩 몇 번 돌아다녔지만 그것은 결코 공로를 위해서가 아니라 예수님의 마음과 말씀의 참된 의미를 더욱더욱 깊이 느끼고 깨닫고자 했던 것이지 그것을 무슨 공적으로 생각해서 그랬던 것은 절대 아니다. 만약에 우리가 그 어떤 큰 공로를 세웠더라도 스스로가 그것을 공로로 생각하게 된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훨씬 좋다. 왜냐하면 그런 공로가 없으면 교만해지거나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 안에서 이 공로주의와 종교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이 공로주의에 빠져있지는 않은지 철저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무엇을 이루는 것 자체에 초점을 두면 그것은 거의 틀림없이 공로주의로 빠지기 쉽다. 큰 조직을 만들고 수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유명하게 되고 많은 공적을 쌓을 수는 있지만 만약에 그것이 목적이 되고 우상처럼 되어버린다면 그는 교만과 자랑과 영광으로 인하여 하나님과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릴지 모르게 되는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것을 주를 위해 행하는 사람들이다. 만약에 우리가 하나님과 이웃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을 위해 일하고 사람들을 섬긴다면 그것은 오히려 높고 두꺼운 담을 쌓아나가게 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타종교나 인본적으로는 공로를 쌓음으로써 구원을 받게 된다고 믿지만 복음은 공로가 오히려 지옥과 더 가깝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복음은 세상과 종교와는 정 반대의 길로 가야 하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알고 있더라도 그 길을 향하여 가고 있지 못하다면 아직 참된 복음을 만나지 못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