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교회를 어떻게 개혁해야 하고 어디까지 개혁해야 하겠습니까? 거의 100%가 제도나 형식 또는 사람의 도덕적 개혁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것은 마치 위장병을 고친다면서 아까징끼(머큐로크롬, 포비돈 요드)를 배에 바르는 격입니다. 아무리 배를 깨끗하게 소독하고 빨간약을 많이 발라도 위장병이 낫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 병은 위장병 정도가 아니라 무서운 암입니다. 자칫하면 죽을병입니다. 교회가 지금 중병에 걸려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제도를 고쳐도 중병이 고쳐질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전부터 제도나 도덕이 아니라 내면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신앙의식을 바꾸면, 곧 중병의 근원을 고치면 아무리 중병이라도 고쳐질 수 있습니다. 곧 참된 신앙인격을 소유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가장 탁월한 치료약은 체험입니다. 물론 치료약도 제대로 써야 하죠. 무조건 체험이 아니라 하나님과 자기 자신과 하나님의 말씀을 발견할 수 있도록 적절한 체험을 경험하면 신앙의식은 변화되고 삶이 변화되고 교회가 변화됩니다. 신앙의식이 생각과 언어와 행동과 삶과 교회를 바꿉니다. 그래서 온전하게 참 제자로 변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게 설명을 열심히 해도 사람들은 별로 귀담아 들으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고 쉽습니다. 이해가 금방 되는 것들입니다. 그러면 묻습니다. 그렇게 다 아는데 왜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은 대부분은 그냥 겉껍데기만 아는 것입니다. 체험적으로 아는 것이 진짜 아는 것입니다. 변화는 목표대로 사는 것이 목적입니다. 내용을 이해한다고 해서 다 아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제자훈련은 이해하고 깨닫게 되는 대로 살게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지금 모든 교육이나 훈련은 그렇게 구조가 되어 있지 못합니다.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변화되도록 맡겨버립니다.
제가 자꾸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사람들이 이제는 듣기 싫어합니다. 왜 뻔한 것을 가지고 자꾸 저러는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이야기를 자꾸 하는데, 또 문제는 그것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훈련 중의 하나이고 여러 주장 중의 하나로 생각합니다. 물론 반론을 펼칠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더 근원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의식이 변화되어야 교회이든 기독교이든 개혁되고 회복됩니다. 아무리 그렇게 주장해도 여러 개혁운동 중의 하나이고 방식만 조금 다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별을 하지 못합니다. 차이점을 모릅니다.
최근 들어 유리천장이 생각납니다. 원래는 여성의 성공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차별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저는 오늘날 교회에 이 유리천장이 쳐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 자체가 이 유리천장에 막혀있다는 생각입니다. 유리천장은 얼핏 보면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가 천장을 통하여 볼 수 있는 것은 차원 높은 신앙의 모습입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나 사도나 제자들 중에서 온전히 주님 뜻대로 산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정상적이라면 이런 모습을 향하여 달려가는 무수한 신앙인들이 존재해야 합니다. 지금 그렇게 살지 못해도 앞에서 주님의 참 제자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살아야지 다짐하게 만드는 삶의 모습이 바로 올바른 신앙인들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올려다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런 것은 성경에나 나오는 이야기로 치부해버리는 것이 오늘날 기독교신앙인들의 모습입니다. 목회자도 똑같습니다. 분명히 성경과 기독교 역사 속에서는 우리들이 본받고 따라야 할 차원 높은 신앙인의 모습들을 알고 있습니다. 설교를 통하여 무수한 예화를 듣습니다. 그런데 그것뿐입니다. 오늘날 기독교의 모습은 원래 기독교의 모습이 결코 아닙니다. 교회의 본래의 모습은 유리천장 저 너머 아주 먼 곳에 올라가 있을 뿐입니다. 이제는 유리천장 저 넘어 먼 곳을 바라보는 일조차 사라져버렸습니다. 우리는 유리천장을 깨야 합니다. 목회자가 먼저 깨야 합니다. 신학자가 먼저 깨야 합니다. 지도자들이 먼저 깨야 합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성경대로 사는 일은 유리천장 높이 달아나 버렸습니다. 왜 그것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까? 왜 말씀대로 순수하게 세상을 이기면서 사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성경대도 산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전부 성경에서 크게 벗어나 있습니다. 그저 기독교라는 종교생활에 충실할 뿐입니다. 고치자고 해도 귀담아듣지 않습니다. 지금의 교회생활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상은 유리천장 저 너머에 있기 때문에 아예 그렇게 사는 일에 대한 개념조차 없습니다. 누구나 올라가려고 해야 하지만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가로막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유리천장을 깨십시다. 보이지 않는 습관의 장벽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전통도 본질적으로 지킬 것만 지키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바꾸어야 합니다. 올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요? 그런 것은 성령님께서 하신다고요? 물론 성령께서 하셔야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유리천장을 깨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합니다. 올라가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합니다. 우리가 유리천장을 깰 때 그 때 성령님께서 크게 일하기 시작하실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인식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