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우신 후원인 형제자매 여러분,
팬데믹으로 모두에게 힘겨웠던 한 해도 어느듯 저물고 있습니다.
올 한 해도 무척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어떤 분에게는 하루하루의 생존 자체가 힘겨웠으리라 생각합니다. 힘겨운 한 해를 보내신 여러분 모두의 가슴 저 깊이, 아기 예수님께서 큰 기쁨과 위로로 몸소 태어나시길 축원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저희 “아시아 똘로메이 형제들”이 사명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미얀마에서 소임을 살고있는 저로서도 올 해는 정녕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팬데믹과 군사정변의 재앙이 겹친 이 나라는 큰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저 역시 수도원 설립을 위한 모든 활동을 멈추어야 했습니다. 무력감과 회의가 엄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시기는 정녕 하느님 만으로 만족할 수 있단 사실을 체험시켜 주는 선물이 되었습니다. 멀리 바라보고 계획할 수 없으니 딱 하루만 사는 훈련을 절로 하게 되었습니다. 하루만 사는 사람에게 무거워 지지 못할 십자가는 없단 사실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일찌기 경험하지 못한 깊은 평화가 가슴 깊은 곳에서 샘솟았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을 두고도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러다가 지난 10월부터 상황이 조금 나아져 마침내 수도원 부지를 사게 되었습니다. 도심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의 작은 시골 농장인데 소박한 집도 하나 딸려 있습니다. 새해엔 지원자들을받아 이 집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수리하고 곁에 작은 손님집도 따로 지을 예정입니다. 모두가 여러분의 기도와 지원 덕분입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섭리로 작게 시작된 하느님의 이 일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하고 성원해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새해엔 저희 수도원 관련 공사 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도 여러분의 관심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들 힘드신 가운데서도 십시일반 나눔과 사랑의 정신으로 저희와 보조를 계속 맞추어 동행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후원인 형제자매 여러분 모두에게, 사람이 되신 하느님 주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과 빛과 위로가 새해 내내 동행해 주시길 축원합니다.
2021 성탄
미얀마 삔우륀에서
이연학 요나 수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