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일 에콰도르 키토를 갑니다. 10.14~23까지 20년만에 열리는 3차 UN 헤비타트 회의. 세계주거회의. 세계정주회의에 참여합니다. 남미 대륙을 밟는 일은 아마도 제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거 같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과 배려로 다녀와서 더 많은 일하라시는 격려와 응원의 힘으로 갑니다.
배우러 갑니다. 만나러 갑니다. 느끼러 갑니다. 함께 웃고 함께 슬픔을 나누러 갑니다. 충전을 하러 갑니다. 뒤돌아 보러 갑니다. 반성하러 갑니다. 성찰하러 갑니다. 그리고 각오를 하러 갑니다. 내일을 희망하러 갑니다. 열사람의 꾸준한 한걸음 하러 갑니다.
3차 UN 헤비타트 회의 대한민국 민간위원회에는 젊은 청년 주거권 활동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차세대 희망주이자 이 땅에 미래를 만들 주역들이 이준 열사들의 후예답게 민간 외교를 펼쳐낼 것입니다.
지구촌 친구를 만나길 기대합니다. 그들이 꿈꾸는 사람, 가족, 집, 마을, 시장, 도시를 보고 싶습니다. 그들이 꿈꾸는 사람이 주인인 세상 민주주의를 보고 싶습니다. 그들이 꿈꾸는 하늘이 부여한 평등한 인간. 천부인권을 보고 싶습니다. 가지거나 못 가지거나 동등한 소중한 한사람을 보고 싶습니다.
왜 20년에 한번씩 세계주거회의가 열리는지 물어보겠습니다. 반문이 올거 같습니다. 최소 20년 동안 이사갈 걱정이 없어야 한 아이가 성장하며 친구도 사귀고 마을의 이웃도 알게 되고 여기가 내 고향 우리 동네가 되지 않겠냐고 저한테 되물어 올거 같습니다.
대한민국은 2년마다 이사갈 걱정을 해야 되는데 대한민국에 대해 뭐라고 변명(?)해야 할까요 ?
이 땅에는 20년 전이나 지금도 강제 철거가 진행되고 폭력적 강제 집행이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동네를 모조리 철거하고 우리의 고향과 우리의 마을을 송두리체 없애버리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한옥과 역사적 유적은 사라지고 초호화 아파트가 100층 200층을 도전하며 바벨탑을 쌓는 것이 자랑이자 긍지가 되고 있습니다.
인간 정주 주거 마을 도시 정책은 최소 20년의 중장기적 정책 계획이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우리 동네를 고향으로 느끼게 하고 친구와 이웃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공동체를 위해서 말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동네를 모조리 철거하고 철수와 영희의 사랑의 추억이 담긴 오백년 나무도 베어버리고 새 집을 지어야 경제가 발전하고 돈이 돌아간다고 말합니다. 이사를 자주 해야 이삿짐센터도 먹고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몇 달에 한번씩 건설 경기 부양 정책을 발표하며 이사를 재촉하고 동네를 떠날 걱정을 안겨주며 내 아이들의 학교 전학을 걱정하게 합니다.
호주머니에 돈이 생기면 누구랑 밥도 먹고 차도 한잔 하고 하나요 ? 친구와 이웃은 곁에 없는데요 ?
물질과 돈과 자본의 노예로 살아가며 친구를 이웃을 사람을 버리게 강요하는 공동체는 자멸의 길을 걸어왔다고 역사는 증명합니다. 여기 친구가 있습니다. 여기 이웃이 있습니다. 여기 사람이 있습니다. 여기 내가 태어난 집이 있습니다. 여기 내 고향이 있습니다. 여기 우리 동네가 있습니다. 여기 우리나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