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월피정 자료
초대 그리스도 교회의 상호 문화성I
제 13차 로마 총회의 주제는 ‘상호문화적인 삶’이었습니다. 다문화 공동체에서 상호문화적인 공동체로 변모하는 것이 우리 수도회가 지향하는 목표 중의 하나입니다. 상호문화성(Interculturality)은 문화적 다양성(타자성)과 동질성(보편성)의 두 요소로 이루어집니다. 양자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상호문화성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됩니다.
다양한 문화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상호문화적인 삶의 더 깊은 이해를 위하여 사도행전을 다시 살펴봅니다. 사도행전은 예수님 승천 후‘예수 운동(Christian Movement)이 퍼져나가면서 시작된 초대 교회의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형성되는 과정과 그들의 삶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의 복음은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으로 그리고 지중해 지역과 마침내 로마까지 선포됩니다. 복음 말씀은 다양한 문화가 만나는 가운데 퍼져나가고 공동체의 삶 안에 갈등과 대립을 일으키지만, 상호 문화적인 요소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갈등을 해결하며 성장하게 됩니다.
1. ‘예수 운동(Christian Movement)’의 시작인 오순절
사도행전에 의하면 오순절에 예루살렘의 어느 다락방에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로마, 리비아, 이집트 등을 포함한 많은 지역의 사람들이 모였으며(2, 7-11), 이는 어느 누구도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서 제외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다락방에 불꽃 모양의 혀의 모습을 한 성령이 그곳에 모인 사람들 위에 내립니다(2,3). 성령은 믿는 이들과 믿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 내외적으로 막혀있는 벽과 두려움이라는 장애물을 제거하며 만남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다른 자신들의 언어로 부활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였습니다(2,4).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경험의 역전이 벌어집니다. 모든 사람이 다시 똑같은 언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종의 다양성과 선물로 주어진 서로 다른 언어가 분열이 아닌 일치와 힘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각기 다른 각자의 언어로 하느님과 이해하며 통교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도 각자의 고유한 문화와 언어의 벽을 넘어서 상호간에 일치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세례성사와 축일 전례에서 우리가 항상 암송하는 사도신경은 가톨릭 교회의 상호문화성을 선포하는 것입니다.“거룩하고 하나이며 보편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 즉, 교회는 당신의 백성 안에 항상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거룩하심과 삼위일체의 신앙을 나타내며, 모든 문화와 국가를 포용하고, 예수님의 사목을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이어가게 하도록 성격, 능력, 배경이 다른 예수님의 첫 제자들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2. 오순절 경험 이후 형성된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
오순절에 성령의 불꽃을 체험한 제자들은 담대하게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기 시작합니다.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예수님을 믿게 된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 뜻이 되어 함께 기도하며, 빵을 나누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으며, 모든 분배는 필요에 의해 나누어졌습니다(4,32~35). 그러나 스테파노의 일로 박해가 시작되자 신자들은 다른 지방으로 흩어지게 되고, 페니키아와 키프러스와 안티오키아까지 가서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들 중에는 키프러스와 키레네 사람도 있었는데 그들은 안티오키아로 가서 이방인들에게도 말씀을 전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합니다(11,19~20). 한편 바르나바는 사울을 타르수스에서 만나 안티오키아로 데려와서 그곳 교회 신자들(유다인과 이방인)과 함께 지내며 많은 사람을 가르칩니다. 이때부터 안티오키아에 있는 신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 불리게 됩니다(11, 25~26).
3. 공동체 형성과정에서 문화의 다양성으로 발생하는 갈등과 분열
공동체 형성과정에서 문화의 다양성으로 인해 만나게 되는 지속적인 갈등과 좌절은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교회가 신앙 안에서 극복하고 살아내야 하는 삶의 여정입니다.초대 교회의 공동체 안에서도 많은 갈등과 분열의 요인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유대인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이방인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받아들이는 정체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지역과 인종에 대한 강한 편견(16,19-20:10,28)은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고, 이는 서로를 배타적으로 대응하게 하였습니다(10,11~15). 유대인들의 선민의식은 비유대인과 할례 받지 못한 사람들을 이방인으로 간주하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11,1-2:16,17-18). 그러므로 다른 문화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필요를 고려하거나 응답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로마인들과 유대인들은 전반적으로 보통 사람들을 위한 공익을 우선하기보다는 규범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간주하였기 때문에 사회변화에 경직되고 저항하였습니다. 따라서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을 사회 안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매우 어려웠음을 사도행전은 전해주고 있습니다(15,1:16,19-21). 한편, 정의로운 자와 죄인, 정결한 자와 부정한 자, 주인과 노예, 남성과 여성, 부자와 가난한 자, 변방으로 추방된 자 등의 대립하는 사회계층들은 사회적 차별과 정의의 부재를 낳았고, 중요한 법률적 판단은 사회적 신분에 따라 결정되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신분계층을 받아들인다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다른 문화에 대한 편견, 이해 부족, 우월감, 자기중심주의, 공동선의 부재 등은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는 공동체에 끊임없는 갈등과 좌절을 가져왔던 요인들이었습니다.
참고자료: Sr. Katharina Mtitu -Interculturality in the early church
박인철 - 상호 문화성과 동질성 번역/정리: 양 리오바 수녀<묵상 나눔>
IJP(국제유기서원자모임)와 IWE(국제만남의주간)는 다양성과 동질성 그리고 상호 문화성으로의 화합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만남입니다. 나와 다른 문화, 언어, 인종 을 대하는 나의 긍정적 그리고 부정적 태도와 경험은 무엇입니까?
상호문화적인 삶을 위한 초대 교회의 여정은 또한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여정 입니다. 수도공동체에서 그분의 현존을 진실되게 살아내기 위해 상호문화성의 관점 에서 방해가 되는 것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것 이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