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쇄신회 · 월피정 자료
I. 초대 그리스도 교회의 상호문화성(2)
1. 예수 그리스도와 상호문화성
예수님은 하느님을 자신의 아빠로 체험하며 심원한 관계를 맺고 성장하였습니다(요한1,14). 하느님과의 뿌리깊은 체험은 예수님의 지혜와 명료함과 확신과 근원적 자유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부정하다고 여겨지거나 사회로부터 떠밀려난 사람들과 식탁에 마주앉아 함께 음식을 나누셨습니다: 레위를 부르시고 세리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셨으며(루카 5,29-30), 죄많은 여자를 용서 하셨고(루카 7,36-38), 자케오는 회개합니다(루카 19,5-6).
더욱 놀라운 것은 이방인과의 관계에서 일어난 세 가지 사건인데, 이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가나안 여인과의 만남은 그녀에게 의식변화를 일으켰고(마태 15,21-28), 우물에서 만난 사마리아 여인에게는 대화의 공간을 열어 주셨으며(요한 4,1-30), 사마리아인의 제자로서의 적합성을 거론하시어 편견과 차별의 높은 벽을 없애려 하셨습니다(루카 10,25-37).
2. 사도들의 복음전파와 상호문화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복음전도 여행과 상호문화성의 체험
베드로는 성령의 이끄심을 받아 이방인 고르넬리오를 만나게 되며 세례를 통하여 차별없이 모두에게 성령이 내림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 만남은 그의 내적 세계에 변화를 일으키고 상호문화성에 대한 회개와 전향 (intercultural conversion)을 일으킵니다(사도10장).
바오로는 여러 문화가 혼합된 큰 항구 도시에서 출생하고 성장하였으며(사도21,39), 유다인 출신 로마 시민으로서, 히브리어는 물론 희랍어에도 능통하였기 때문에 선교사로서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다른 문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가 매우 잘 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다마스커스에서 예수님의 환시를 체험한 후 개종하여 이방인의 사도로 다시 태어났으며,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지중해 지역을 중심으로, 그리고 마케도니아를 건너 로마까지 세 번의 전도여행을 떠납니다. 바오로와 그의 동료들은, 복음이 해당 지역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아테네에서는 다양한 모습의 믿음과 알지 못하는 신마저 숭배하는 것을 보았으며(사도17,22-23), 필리피에서는 강가에 모여 기도하였고, 예배의식도 다양한 문화적 색체를 띠었습니다(사도16,13-14). 바오로는 즉시 비판 하거나 멈추게 하기보다는, 그들의 방식을 존중하고 먼저 배운 후, 천천히 한 분 뿐이신 진실한 하느님을 믿는 새로운 신앙에 적응하도록 그들을 도왔습니다. 그들은 부활하신 주님의 믿음 안에서 세례를 통하여 일치할 수 있었으며 서로 다른 관념을 가진 사람들을 사랑으로 받아 들였습니다. 신뢰와 친교의 표징으로 음식을 함께 나누었고, 마음을 열고 이방인들을 집으로 맞아 들였습니다(사도16,15). 복음화는 선교사의 삶으로 증거하는 것이므로, 제자들은 자신과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함께 머물며, 그들을 부활하신 주님을 따르는 새로운 삶의 길로 인도 하였습니다. 첫 번째로 믿음을 갖게 된 그리스도인들은 삼위일체의 하느님처럼 사랑의 법칙에 따라 모든 인간이 하느님 안에서 하나임을 서서히 깨닫게 됩니다. 신자들에게 상호문화성은 앞으로 다가올 종말론적 세상의 상징으로서, 새로운 삶의 방식이 되었습니다.
3. 그리스도 교회와 상호문화성
예수님의 삶 자체가 상호문화적이었으며, 복음전파에 나선 제자들 역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상호문화적인 삶을 사는 신앙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노력 하였습니다. 그리스도교인 사이에 할례와 율법의 적용에 관한 문제로 교회가 분열의 위험에 놓이게 되자 제1차 공의회(예루살렘 사도회의, 기원후 약 49년)가 소집 되어 이방인 신자들을 할례와 다른 무의미한 율법 적용으로 부터 자유롭게 하는 중대한 결정을 하였습니다(사도15,5-21). 이는 초대교회가 서로 다른 문화의 충돌에서 오는 문제점을 직시하면서 회개하고 전향한 역사적인 사건이며, 복음전파를 위한 획기적인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가 열리기까지 오랜 시간동안 다른 문화에 대한 배려는 교회의 관심 밖으로 사라졌었습니다. 그 후 20년이 지난 1980년대에 다시 조금씩 거론되기 시작하여 21세기에 들어서며 교회 안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상호 문화성은 신학적으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초석인 ‘삼위일체와 하느님의 선교(Missio Dei)’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공의회 문헌 제2장 선교에 관한 교령 ‘만민에게(Ad Gentes)’는 아주 강력한 아버지상을 제시 합니다. 성부는 사랑의 원천으로서, 세상에 생명을 주시고, 사랑으로 충만한 당신 자신에게로 우리 모두를 부르십니다. 아버지의 구원 계획에 따라 성자와 성령께서 파견되었으며, 성령은 오늘도 우주 만물의 창조와 역사의 흐름에 지속적으로 관여하고 계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사람이 되시어 우리에게 오셔서 자신의 선교(mission)를 계속하시기 위해 제자들과 공동체를 부르셨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에는 하느님의 생명력이 담겨져 있습니다. 모든 문화에는‘말씀의 씨앗(AG11,22)’과 ‘비밀스런 하느님의 현존(AG9)’이 있음을 받아 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잡초도 함께 있음 또한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는 삶의 여정을 마칠 때까지 주어진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호문화성은 삶을 풍요롭게도 하지만 혼란과 갈등에 직면하게도 합니다. 이러한 도전을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아가면서 풍요로운 상호문화적인 삶을 살기위해 이 시대는 교회와 사회의 다각적이며 우선적인 노력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이 ‘하느님의 나라’ 임을 증거하며, 기득권적 요소로 고착화된 기존의 문화에 대한 반문화적이고도 심원한 예언적 표현이기도 합니다.
참고자료: Sr. Katharina Mtitu OSB - Interculturality in the early Chruch
Fr. Roger Schroeder SVD - Engaging our Diversity through Interculturality
번역/자료정리: 양 리오바 수녀
II. 제13차 로마 총회 메시지 p.10 ~ 12 묵상:
상호 문화적 삶의 전제 조건 · 모습
<쇄신회 나눔> - 총회 메시지를 쇄신회 때 공동으로 읽고 나누기 -
1. 다양한 상황과 지역에서의 사도들의 복음전파 모습에서 상호문화적인 삶은 종말론 적이고
예언자적인 삶을 상징하였습니다. 상호 문화적인 삶을 오늘날의 문화 안에서 또는 수도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습니까?
2.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선교 사명(mission)을 이어가기 위하여 우리 각자를 부르셨습니다.
예수님의 선교사명을 따르기 위해 나에게 필요한 상호 문화성에 대한 회개와 전향
(intercultural conversion)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