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수)일 아침,
성북구청 공원녹지과에서 와서 동산의 7개 미루나무 중 4번째 미루나무 제거 작업을 하였습니다.
수녀원 동산의 7그루의 미루나무는
수녀님들의 각별한 사랑을 오래도록 받아온 나무들입니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 조성으로 물길이 약해져 생존환경이 악화되었고
미루나무들의 자체 수령도 높아
몇 년 전부터 점점 심하게 말라가서 안타까움과 걱정이 컸습니다.
전문가의 진단을 받은 결과 다시 한 번 살려보기로 했는데,
4번째 나무는 상태가 아주 나빠 보행자에게 위험하므로 제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서울 수녀원의 역사보다 더 오랜 시간을 아리랑 고개에서 보낸 4번째 미루나무...
고마움과 아쉬움의 마음을 담아
작별인사를 하고
아침에 떠나 보냈습니다.
베어진 미루나무의 줄기 속은 썩어서 속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키가 높아 볼 수가 없었던 탓에 그 정도로 아픈 줄 몰랐었습니다.
미안하고...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베어진 4번째 미루나무는
5개의 의자를 선물하고 떠났습니다.
삶의 끝까지 우리에게 선물을 주고 떠난 4 번째 미루나무...
여름 날 나무그늘 대신
사계절 내내 함께하는 의자로 더 큰 쉼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5개의 의자로 남은 미루나무...
우리도 지친 누군가에게
그렇게 쉴 곳을 내어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첫댓글 5개의 의자가 동그마니 앉아, 빈자리를 애도하고 있는 듯..
"내 영혼 바람되어"라는 노래가 떠오르네요
-나 거기 없소, 그 자리에 잠든게 아니라오.
나는 천의 바람이 되어
찬란히 빛나는 눈빛되어
곡식 영그는 햇빛되어
하늘한 가을비되어
그대 아침 고요히 깨나면
새가 되어 날아올라
밤이 되면 저 하늘 별빛 되어
부드럽게 빛난다오.
그곳에서 울지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