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이 시리즈'를 쓴 한 모 씨의 아동 성추행 사건에 대한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성평등위원회의 입장

[김하은]

‘서연이 시리즈’를 쓴 한 모 씨의 아동 성추행 사건에 대한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성평등위원회의 입장

동화작가 한 모 씨가 초등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법정구속이 된 그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한 모 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청소년, 장애인 관련 기관 3년 취업금지도 명령했다. 한 씨는 자신이 인권침해를 한 적이 없고, 아동을 함부로 대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한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형량이 적다고 판단한 검찰도 항소했다. 한 씨는 자신이 가르치던 초등학생에게 27건의 성추행을 했고, 피해 어린이가 진술한 내용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1심에서 유죄를 받았다.

문제는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여전히 책이 출간되었고, 특히 ‘서연이 시리즈’로 알려진 수십 권의 책들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행히 국내 온라인 서점에서는 ‘품절’ 등으로 이 책들이 판매되는 걸 막고 있는 실정이고, 출판사에서도 책을 회수 조치하겠다고 했다. 일부 공공 도서관에서는 열람 제한 조처에 들어갔다.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성평등위원회에서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어린이책을 쓰는 작가가 어린이를 성추행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일을 반성하지 않으면서 또 한 번 피해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상처를 준 사실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

어린이청소년책 작가들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만든 책에 이름을 거는 작가들이라면, 어린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해야 한다. 또한 책은 작가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한 모 씨의 성추행 사건은 어린이청소년책을 쓰는 작가들 모두에게도 충격을 안겼다. 그동안 한 모 씨가 쓴 책들을 읽었던 수많은 어린이들에게도 가치관의 혼란을 불러일으키리라는 씁쓸함과 분노가 끓어오른다.

이에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성평등위원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출한다.

1. 한 모 씨의 작품집을 출간한 출판사들은 이 책들을 절판하여, 가해자가 ‘작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지 않게 해야 한다.

2. 한 모 씨의 작품집을 서점에서 빼고, 더 이상 팔리지 않게 해야 한다.

3. 한 모 씨의 작품들을 공공도서관을 비롯한 학교 도서관에서 빼고, 해당 책들은 파쇄하거나 열람 제한 조처를 하길 바란다.

4. 각 가정에 남아 있는 한 모 씨의 작품들은 유해도서이므로, 헌책방 등으로 유통하지 말고 폐기 처분하길 바란다.

5. 한 모 씨의 노랫말이 실린 동요들이 유튜브에서 재생되지 않도록, 해당 스트리밍을 중단하길 요청한다.

바라건대, 이 사건으로 피해 어린이와 가족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오길 원한다. 또한, 성추행으로 실형을 산 한 모 씨가 다시는 ‘작가’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지 않기를 바란다. 추악한 아동 성추행을 저지른 범죄자는 이 땅에서 ‘작가’로 활동할 수 없어야 한다.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는 이 사건의 재판 과정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성평등위원회

관련기사 링크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82939.html

https://news.v.daum.net/v/20210215150606769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83014.html